주기적으로 평택에 거주하시는 부모님을 찾아뵙고 용돈 쬐끔 드리고
근처 식당에 모시고가서 식사대접을 해드리고 오곤 합니다.
오늘 평택에서 식사를 마친후 집으로 모셔다드리고 나오려는데,
팔순이 훌쩍 넘으신 모친께서,
잠깐 있어봐라 하시더니 방에서 웬 복숭아 한박스를 내오시며,
"이거 가져가 먹어라~ " 하시더군요.
"이건 웬거예요?" 하니,
"선물로 두박스 들어왔는데, 오래되면 물러져서 못먹으니 너 한박스 갖다먹어라" 하십니다.
"아니 이런건 지가 사드려야지.. 선물 들어온걸 가져가면 어떡해요?" 하니,
"우린 며칠전에도 누가 갖다줘서 먹었다.. 그니까 얼른 갖다 실어라~ "
어흑!.. 나를 낳으시고 사람 만든다며 이 십 여 년을 걷어 먹이시더니,
무릎관절이 녹아내리는 지금까지도 모친 눈에는,
그저 걷어 먹여할 어린애로 보이나 봅니다.
그나마 안가져오면 서운해 하실것같아 차에 실었습니다.
조금전 복숭아 두 개를 꺼내, 물에 씻은후 칼로 대충 잘라 접시에 담아 봤습니다.
뭔가 허전하여 이슬이를 옆에 앉혔습니다.
이슬이 한잔 캬!
복숭아 한절음을 입에 넣은후 씹어봤습니다.
달달한 과즙이 혀를 스쳐 입안을 감돌며 목안으로 넘어 가는데...
제 몸안으로,
평생을 당신을 위해 단 한 푼도 쓰지 않으셨던,
내 어머니의 눈물이 넘어 가는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