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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랄맞던 친구 이야기...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5-09-02 15:18:59
추천수 12
조회수   1,514

제목

지랄맞던 친구 이야기...

글쓴이

전성일 [가입일자 : 2003-11-12]
내용

지금은 그때와 얼마나 살기 좋아 졌을까? 계속 살고있는게 정말 더 좋은 것일까?

 

지지리 궁상맞은 친구가 있었는데요.

 

조상중에 더운 지방분이 계셨을 만한 까무잡잡한 피부에,

 

한국 어디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고,

 

처음 봤는데도 그 동안 살면서 많이 본 듯한 인상, 친근하면서도 그리 친해지고 싶지 않은 외모.....

 

초등학교 때 같이 공을 차다가 힘들어 땅바닥에 앉아 있다 보면 다른 친구들은 멀쩡한데 꼭 이 친구 불알두짝만 양쪽으로 늘어져서 일부가 담을(팬티) 넘어 흐르곤 했던 친굽니다.

 

다만, 더운 지방 사람들은 느긋하던데 이 친구는 가끔 도발을 하거나, 다혈질적인 면이 있기는 했었습니다.

 

성인으로서 가졌던 직업은 특이하게도 헤어 디자이너 였습니다.(배우고 있을 때였음).

 

서울 유수의 자동차학과를(공고) 졸업했는데 말이죠..

 

그런데 이 친구가 음악을 굉장히 좋아 했습니다.

 

당시 학창 시절에 뭐 변변한 기기가 있을 때가 아닌데 어디서 얻었는지 때궁물 흐를만한 턴테이블과 그져 그런 음향기기를 갖추고 시간날때면 시내에 나가 빽판을 사다가 듣곤 했었습니다.(돈이 없던 시절이니 시간은 자주 나지 않았겠죠 ^^;;)

 

그러면서 이 노래가 좋다, 저 노래가 좋다..엄청 옆에서 떠들어 댔는데..

 

저희는 다소 순수하던 시절이라…Women in love,  Reality 뭐 이런거나 따라 부르곤 했었거든요

 

이 친구는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흑백으로 거칠게 카피된 LP(청계천 등에서 사온 빽판을 가져와 뭐가 좋은지를 침 튀겨 가며 설명하곤 했습니다.

 

지랄맞은 성격도 있었는데..친구들과 여름철 변산쪽으로 캠핑가서 찌게를 끓이다가 그 녀석은 고추가루를 넣어야 한다, 딴 녀석은 고추장을 넣어야 한다고 씨름하다가..

 

지 성질을 못이기고 찌게를 엎어버리는 참사를 저지른 녀석 입니다.

 

가끔 출근길 레인보우를 듣다보면 오랜만에 한번 정도 나오는 노래 입니다.

 

전주가 리드미컬한 Bob Welch EBONY EYES  입니다.

 

http://trustjune.blog.me/220455884119


 

 

23살때쯤 급성 백혈병으로 선고받은지 얼마 안돼 저세상 사람이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하늘 나라로 보내봐서 몇시간 동안을 울었고 한참동안은 친구들과 눈만 마주치면 눈물이 흐르곤 했었죠.

 

울음이 멈추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뒤 부터는 이 노래가 들리거나, 그 친구가 생각나면 이런 생각이 들곤 합니다.

 

지금은 그때와 달리 얼마나 살기 좋아 졌을까? 계속 살고있는게 정말 더 좋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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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일 2015-09-02 15:22:23
답글

이 동영상을 보여 드리고 싶었으나...https://www.youtube.com/watch?v=FnJOsfalSYs

으르신들을 위해 바꿨습니다. 피비 케이츠 영상으로 *^^*

henry8585@yahoo.co.kr 2015-09-02 15:23:42
답글

성일님, 그런 과거가 있었군요. 저도 친구 몇명 하늘로 갔습니다.ㅠㅠㅠ

전성일 2015-09-02 15:43:26

    그래도 오래 되어서..가끔 생각날때면 그녀석이 웃던 모습이 많이 떠오릅니다.

권태형 2015-09-02 15:28:40
답글

23살부터 여태까지 정말 많은 음악을 들었겠죠.
친구분이 하늘에서 정말 부러워하지 않았을까요?
그거 하나만해도 살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

전성일 2015-09-02 15:41:04

    시간을 채우는 측면에서는 맞는 말씀입니다만, [반드시] 란 측면에서 가끔 회의가 들때도 있는데..

태어난것도 제가 의도한건 아니었기에..어떤 가치가 아니더라도 살아는 가겠지 싶습니다. ^^

이종호 2015-09-02 16:05:30
답글

참기름병마개님에 비하면 난 그래도 질풍노도의 시절
만나 사회생활과 결혼을 해서 계속 만났던 넘들이
먼저 갔네요...ㅜ.,ㅠ^

전성일 2015-09-02 16:11:05

    그러게요. 펴 보지도 못하고 갔어요..그 녀석은..

이종호 2015-09-02 16:23:29
답글

인간이 운명은 우리들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닌가 봅니다.
첫직장에 입사해 채 이년도 같이 근무하지도 못하고
후두암으로 군입대를 앞두고 21살에 먼저간 친구녀석이 있긴 하지만...

김주항 2015-09-02 16:41:02

   
디런 뇐네가 오늘 따라 먼저 간 칭구 들
얘기를 꺼내서 자게를 우울 하게 맹그노.....~.~!!

이종호 2015-09-02 17:28:20

    주항을쉰이 자게를 활기차게 맹그는 것이 드럽게 배가 아파서 그럼돠...ㅡ,.ㅜ^

이민재 2015-09-02 17:15:24
답글

제 말이 그 말입니다. 저도 이거참 급우울 모드로 들어갑니다. 동남아로 3개월 순회공연 아니 장기출장 갔다 돌아 온 친구와 대포 한잔해야겠습니다. 월초주중 인사불성 백주대낮 두주불사의 낌새가 나기 시작하니 이거 어찌 이상하게 흐르는 기운이 감지되니

전성일 2015-09-02 17:47:22

    대포는 항상 즐거움으로 해야 합니다. 가고오는데 내 의지가 없는 이상 거기에 마음 둘 것 없죠.

정영숙 2015-09-02 17:27:04
답글

오늘 자게에도 날씨 영향이 많은것 같네요?
기분전환들 하세요.~~~

이종호 2015-09-02 17:29:14

    모 영숙님....ㅡ,.ㅜ^ 모든 잘못을 저에게 몰아 버리심 아니 되옵니다....

정영숙 2015-09-02 17:41:01

    ㅎㅎㅎ 날씨탓으로 돌렸습니다.
신나는 음악 들으시면서 기분전환 하세요. ~.~

지인수 2015-09-02 17:34:39
답글

앙드레가뇽 조용한 날들 듣다가 글을 읽는데 눈물이.. ㅠ
좋은 친구들 두고 너무 일찍 가셨네요.... 그래도 좋은곳에서 잘 지내고 계시겠죠....

전성일 2015-09-02 17:45:20
답글

저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하면서(지금은 그때와 얼마나 살기 좋아 졌을까? 계속 살고있는게 정말 더 좋은 것일까?)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그러면서 생산성있는, 효율적인 삶을 되찾으려 하거나,

의미있는 삶이 되기위한 돌아보기를 합니다. 삶에 대한 회의성이 아닌..

슬픔에 묻히는 것이 아니라 더 살고 있은 내가 조금이라도 가치있는 삶이 되기 위한 ...^^

이민재 2015-09-02 17:54:23
답글

ㄴ제 수박 3덩이 주시면 성일님 소원 성취가 될 것이며 원하시는 바가 바로 되실 것입니다. (이거 수박 나주라 탄생인가요! ㅎ)

김주항 2015-09-02 18:08:36

   
세 덩이 중에 분명
제 것두 있었 씀다.....~.~!! (내년을 위하여 선을 그어야)

전성일 2015-09-02 18:14:53
답글

아.....시뻘건 속을 내보이며, 흙의 요정들에게(온갖 벌레 들) 통채로 속을 받치며, 강렬한 여름 햇살에 온 몸을 내던진...수박 3호와 4호, 5호....15호까지....이것들아 다음 생에서는....야물딱지게 커 보자꾸나....^^;;

이종호 2015-09-03 08:53:32

    수박이 어느정도 여물면 바닥에 뭘 받쳐줘야 물러 지지 않는다는 소릴 들어씀돠...ㅜ.,ㅠ^

전성일 2015-09-03 09:09:14

    가차이 있으면 살뜰하게 보살펴 줄텐데...거리가 있다보니....그래서 수박을 통해 진리를 배웠습니다...보살필 시간 없으면 (씨를) 뿌리지도 마라....

박병주 2015-09-02 19:24:38
답글

돌이켜보니 그간 수많은 가족들
그리고 친구들이 먼저
하늘나라에 갔네유~
가끔 보고 싶을땐 하늘을 보며 눈물을 훔침뉘돠.
곧 뵙게 될날이 점점 가까워 짐뉘돠.
ㅠ.ㅠ

장순영 2015-09-03 08:32:38
답글

어흑....ㅠㅠ

전재영 2015-09-04 13:51:27
답글

글을 읽노라니 영화 Stand by me 가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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