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즈매다.
오늘은 일요일이라 공장을 안가도 된다.
그래서 사교댄스 무도장에 나갔다.
빵빵한 음악 소리에 맞춰 돌뎅이 영감이 손을 잡아 주어
슬로 슬로 퀵 퀵....스텝을 좀 밟았다.
집에 있으면 남편이 소주잔 앞에 놓고 쪼그라진 몰골로 잔소리나 하는 걸
듣고 있을 건데,공장에 일 간다고 거짓말하고 이렇게 뺑뺑이 도니,
이거야 말로 숨통이 트이고 살맛나는 짓거리가 아닌가...
공장에서 번돈으로 쪼달리지만,여기 카바레 오면 큰 돈도 안들고,
한번씩 손잡아 주는 영감들 밥이나 술 사주면 되니....
좀 더 열심히 춤을 배워 재미지게 살터이다.
이제 집으로 갈 시간이다.버스를 기다리는데,
동안의 순진하지만 짠지가 나는 영감이 버스를 기다린다.
내가 앞으로 옆으로 뒤로 ..버스 기다리면서 스텝 연습하는 걸 봤을까?
봤으면
지도 생각이 있으면..즉 나와 같은 부류이면 담에 같이 카바레 같이 가자고 암시를 줄텐데..
슬로 슬로 퀵 퀵...아...요대목을 마스터 해야 하는데...
근데 버스는 왜 빨리 안오지....
이정표 밑에 나를 힐끔 힐끔 쳐다 보는 저 영감 가까이 가볼까?
ㅋ~근데 영감이 왜 피하지?
아 버스가 온다 .
짠지 영감도 타네?
오늘 하루 뿌듯하게 보냈지만,마음 한구석 허전한건 왜일까?
이제 내려야지....내리면서 짠지 영감 얼굴 까까이 쳐다 보니,
아 이 영감 또 시선을 피하네...~
하지만 내일 월요일부터 또 일주일간 힘든 나날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구나..
그래도 난 힘차게 씩씩하게 살아 가는 아즈매이다....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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