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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서리의 추억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5-08-20 12:52:36
추천수 22
조회수   1,007

제목

여름 서리의 추억

글쓴이

한현수 [가입일자 : 2008-05-23]
내용


여름 끝자락인가 보다



어릴적엔 여름방학이 마냥 놀자판이긴 최고였다.



궁금한건지 심심한건지 이것저것 서리하러 다녔다.



수박서리가 그 대표적이다.



어스름 밤이 되면 집앞 마을길에서 누가 박수를 쳐 댄다.



오늘도 수박서리 특공대원 출동해라 신호다.



여름옷이 거의 흰옷인데 꺼먼 밤 눈에 띈다고



홀랑 벗어 제낀다. 그리고 낮은 포복으로 수박을 따온다.



모기가 온 몸을 공격해 가려워 환장하고 풀섶, 가시에 긁힘 투성이다.



당수로 빡쳐 갈라보면 설익은 수박이다. 그래도 시원하고 맛났다.







포도서리도 했다.



한 번은 서너명이 나섰다.



나는 망을 보기로 했다. 키 큰 선배들이 포도를 따 주면 받아 들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바로 꺾인 담벼락에서 자전거 불빛이 비추어 온다.



나는 어쩔줄 몰라하다 손에 든 포도송이를 감춘다고 등뒤로 감추고



담벼락에 기대섰다. 이미 다른 놈들은 쏜살같이 도망쳐 버렸다.



자전거 불빛이 가까이와 나의 그림자 밑을 훓게되니 포도알들이



굴러 다니고 있었다. 담벼락에 기대 숨긴 포도송이가 떨어져 버린 것이다.



며칠 있다 방과 후 그 포도덩굴 선배가 나를 어디로 데려 갔다.



그러고는 다짜고짜 나를 패는 것이다. 왜 우리 포도 훔쳤냐 누구랑 했냐 불어라



실컷 맞았는데 누구랑 했다고는 입도 뻥끗 안했다. 며칠 동안 그렇게 얻어 맞았다.







복숭아 서리도 했다.



밤중에 여기저기 다니다 옳다구나 그거 하자 하면 하는 것이니 준비된 것도 없었다.



막 따내다 보니 한 광주리는 되어 보였다.



뭐로 당장 들고 갈 것이 없어 런닝구를 집어 아래 반바지에 쏙 넣고 런닝구 안으로



털복숭아를 담았다.



뒷동산 올라 복숭아씨는 멀리 멀리 팔매질을 해대며 맛나게 먹어댔다.



그러고는 장미화의 어떻게 말할까를 누가 먼저 부르니 목놓아라 합창을 했다.



맨 뱃살에 털복숭아를 뭉겠으니 빨간 반점 생기고 가려운 것은 뻔한 일이었다.





그렇게 철없던 어린날의 여름방학은 끝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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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창연 2015-08-20 14:29:03
답글

글 재미있게 잘읽었습니다~
장미화의 어떻게 말할까를 부르셨다는거로 보아 연배가 저와 비슷하실듯..^^

감자서리가 빠졌군요
동네꼬마들 너댓명이 넘의 감자밭에 들어가,
각자 나뭇가지와 손가락을 동원하여 땅을 파헤쳐,
주렁주렁 파묻힌 감자를 캐내어,
넌닝구 앞섬이 늘어지도록 감자를 담아나왔었죠
개울가에서 나뭇가지를 줏어모아 불을 피운후 자갈을 올려 불에 달구고,
그위에 감자를 쏟아분후 풀을 뽑아 그 위에 올리고 모래로 덮었었죠.
개울에서 물장구치고 놀다가 두어시간이 지나 모래를 파헤치고 풀을 걷어내면,
따끈따끈하게 잘익은 감자가.. ㅎ ㅎ
시커멓게 그을은 감자껍데기를 손으로 벗겨내어 먹다보면,
입술이며 얼굴이 온통 시컴둥이가 되어도 마냥 즐겁기만 했는데..
이젠 다시 돌아갈수 없는,
아련한 추억으로만 남아 그 시절을 회상하게 되는군요.

한현수 2015-08-20 14:48:48
답글

아직 어립니다. 지천명은 아직 아니니요. 구운 감자 참 맛있었겠군요.

넌닝구 앞섬이 늘어지도록.. 입술이며 얼굴이 시컴둥이 이런 표현이 정말

개구장이 적 친구들이랑 옆에서 놀고 있는 듯 합니다.

박병주 2015-08-20 18:14:49
답글

보리따다가
그슬려 먹었었죠.
ㅠ.ㅠ

이민재 2015-08-20 19:51:21
답글

어린 시절 생각이 납니다. 동네 과수원 및 친구네가 도시 외곽에 과수원을 해서 리어커 끌고 수확 후 배달까지 즐거운 추억이 넘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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