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버스운전 기사다.
아침 8시 30분 온천장에 두사람 태우고 출발하는데,
뒤에서 왠 늘그니가 도시락 가방을 든채 헐레벌떡 뛰어 온다.
그냥 갈까?말까 조금 앞으로 가는데도 영감이 혹시나 차를 새워 줄까 싶었든지
계속 뛰어 온다.
에이..인심 썼다...
차을 세우니,숨이 턱까지 찬 영감이 고맙습니다..하면서 타는데,
온몽에서 짠지 뉘앙스가 폴폴 풍긴다.
무슨 사연이길레 모두다 쉬는 일요일에 도시락 가방 들고
버스타느라 숨이 턱 밑에 닿도록 뛰는 걸까?
모두 다 저마다 사연이 있겠지.....
저 나이의 다른 늘그니는 외제차에 전용 기사를 두고
느긋하게 여생을 즐길건데,
저 영감은 왜 저 나이에도 이른 시각에 도시락 들고 버스 놓칠세라
헐레벌떡 뛰는가....그런 사연이 .....
근데 저 짠지 영감이 기껏 세워서 태워 줬더니,교통카드도 안찍고??어라??
"어이.아자씨...교통카드 안찍었수"
그제서야.."아..죄송합니다"하면서 찍는 짠지 영감...
아마도 내가 추측하건데 저 영감은 평생 남한테 뭔가를 풀지는 않고 살았을거야,
벌써 뉘앙스가 다른데 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