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실론4를 들인지 10일 정도 되었습니다.
10일 정도 지난 지금, 결론은, 매우 잘 만든 스피커입니다.
일단 오디오적 쾌감이 정말 뛰어납니다. 악기들이 입체적으로 배치되는 것도 그렇고, 실제로 내려가는 저역, 넓은 대역에도 중역대의 에너지가 부족하지 않는 특성 등.
다만, 사용에 유의할 점이 몇가지 있는 것 같습니다.
1. 철제 스탠드 사용시, 스탠드-금속 인클로져 사이의 댐핑이 필요합니다.
금속 인클로저는 처음인지라, 이 부분을 모르고 사용했습니다. 기존에는 나무-금속 스탠드 또는 나무-스파이크-스탠드, 나무-스파이크-플로어였으니까요. 금속 인클로져-금속 스탠드는 울림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특정 대역이 뎅뎅거립니다. 나무 스탠드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합니다.
댐핑한다고 천, 종이와 같은 재질을 놓으면 진동에 의해 스피커가 앞뒤로 움직일 수 있으므로 음상이 흐트러질 수 있으니, 블루텍, 실리콘, 등 밀착가능한 재료를 조금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스피커의 지향이 바뀌지 않을 정도로만 약간 사용하시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제 경우 블루텍을 사용했는데, 스피커가 무거운지라, 스탠드와 한몸처럼 밀착되면서, 울림이 사라졌습니다.
2. 에이징시킨다고 20Hz음원을 사용하면...
20Hz음원으로 에이징 시키면 여러 면에서 편합니다. 아내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고, 상대적으로 대음량으로 재생 가능하고.. 입실론으로 재생하면 이 대역이 조금 들립니다.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공진이 생깁니다. 30초 정도 지나니... 웅웅 소리가 점차 커지기 시작합니다. 블루텍을 붙이고 이 문제는 해결이 됩니다만, 문제는 우퍼만 몸이 먼저 풀리면서 특정 대역이 과하게 들립니다.
번인은, 즐겨 듣는 음반으로 천천히 하시는 편이 나을 것 같습니다. 번인 전후 소리 변화가 꽤 큰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3. 배치에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제 경우 스피커-청취위치 거리가 2.8-3.5미터 정도입니다. 스피커 사이 거리도 3.5미터 정도이고, 옆벽에서는 상당히 떨어뜨린 조금 이상한 배치인데, 스피커의 위치에 따라 무대가 좀 많이 바뀝니다. 오히려 뒷벽과의 거리는 큰 차이를 모르겠습니다. 시험삼아 뒷벽에 붙여 보았는데, 저역이 조금 늘고, 음장이 타 스피커에 비해 좀 더 벽너머로 생기는 편이어서 아파트 환경에서의 제약은 비교적 크지 않은 듯 합니다. 그럼에도, 뒷벽에 붙이면 아무래도 앞으로 당겼을 때보다는 입체감이 줄어서 저는 스피커-벽의 거리는 80cm정도에 잡았습니다. 스피커 토인 각도, 스피커-청취위치의 비대칭 등에 의해서 무대가 꽤 움직이는 편이므로, 배치에 신경을 쓰셔야할 것 같습니다. 이건 제가 북셀프보다는 주로 플로어 스탠딩 기기를 사용해온 부분이 있을 것 같습니다.
매우 집중해서 음악을 듣게 만드는 스피커입니다. 이 부분이 장점이자 단점인데, 오디오적 쾌감, 세밀한 튜닝, 짧은 시간 집중해서 음악을 듣는 편, 기기(앰프, 소스 등)의 변화를 즐기는 편이라면, 강추! 뭘 틀어도 편하게, 하루종일 BGM으로, 소스/앰프에 너그러운 스피커를 선호한다 싶으신 분은, 대안도 있지 않을까 하는 게 제 생각입니다.
연말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성향이 의외로 분명한 기기여서, 본인 성향을 충분히 고려하셔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성향과 관계없이, 완성도가 높은 기기임에는 분명해보입니다. 제 기준에는, 매우 좋은 기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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