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통 홀라당 벗구서 소파에 퍼질러 앉아
엊그제 들입다 자랑질을 해댔던 CD들을 하나 하나씩 들으며
"아! 좋다..."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었는데
이 CD를 집어들어 트레이에 넣고 음악을 듣다보니
질풍노도와도 같았던 까까 대가리 시절이 아련히 떠오르네요.
지금은 먼저가서 내가 올 때만 학수고대 하고 있을 친구녀석과
우리집 구석 골방에서 라면 끓여먹고
누가 먼저랄 것 없이 통기타 집어들고 악보도 없는 쌩 빽판을 들어가며
어설픈 귀동냥으로 가사 적고 코드 만들어
네가 틀렸니 내가 맞았니 옥신각신하면서
지겹게도 불러댔던 노래들이 흘러나오는데
갑자기 가슴 한켠이 휑하면서 코끝이 찡해지네요...
분기 탱천했던 그 시절엔 빡빡밀은 민대가리가
흡사 검은 베레모를 쓴 것 같이 빽빽히 들어 찼었는데
염색안하면 백발마귀같은 구녕이 휑하니 뚫린 중 늙은이가 되었으니...
"종호야! 너랑 학교다닐 때 같이 기타치며 불렀던
"후울 수땁 더 레인~"
그 노래 한번 같이 치면서 술한잔 하고 싶다"
그렇게 박자 잘 못맞추고 고음 못부른다고 구박을 했었는데도
한마디 타박이나 말대꾸 없이 열심히 연습하던 순댕이가
내게 한 마지막 대화가 될 줄 누가 알았나....ㅠ,.ㅠ^
다음 달이면 그 녀석이 간 지도 벌써 2주기가 되네요.
한번 찿아가 봐야 겠습니다..
"영수야! 보고싶다. 나중에 가면 너랑 목터지게 불러보자.."
역시 그룹노래는 라이브가 최고인 거 같습니다..
희귀 레어 라이브 앨범을 주신 주선태님께 다시한번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