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잘 보관해 주셨다니 저랑 완전 반대네요.
전 전기도 안 들어오는 곳에 발령받는 바람에 집에 두고 갔더니 일년 뒤에 집안 정리한다고 그 많은 진공관, 스위치류를 모두 엿장수에게 넘기셨답니다.
그거 지금까지 갖고 있다면 재벌 되었을 겁니다.
6v6, 6L6GB, 6L6GC, 6BQ5 등의 진공관인데 GT관은 RCA, 실바니아 등이고 MT(6BQ5)은 토시바, 마쓰시다 등이었지요. 그외에 정류관인 5AR4, 5R4에다가 12AX7 등의 증폭관은 셀 수 없을 정도. 거짓말 아니고 양동이로 하나는 넘을 정도였습니다.
통신기용 미제 전원트랜스도 몇 개 있었고, 당시 국산에서 제일 좋다는 산야 출력트랜스도 몇 조 있었습니다.
스위치는 지멘스 스위치를 비릇해서 장사동 노점상에게 산 미제 토글 스위치 등..
정말 지금껏 갖고 있다면 저 위에 김승수 영감님이 맨날 우리 집 앞에서 그거 나주라 노래를 하루종일 불렀을 거라는...
전기 안들어오는 곳으로 가는 바람에 주문받은 앰프를 제때 못만들어 사기꾼 될 뻔 하다가 방학을 이용해서 겨우겨우 납기를 맞췄는데 저항과 콘덴서 구하느라 정말 힘들었습니다. 70년대 중반 되니 시중(장사동)에 진공관용 부속이 씨가 말랐더라구요.(전부 TR용) 1/2w짜리 저항이 없어 1/8W 저항을 병렬 직렬로 연결해서 저항치 맞춰 만들었거든요. 콘덴서 역시 마찬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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