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에 동묘 도깨비시장이 있어서, 산책 겸 자주 구경 다닙니다.

'득템'하는 경우도 자주 있지요.

어제는 어느 좌판에 CD가 쌓여 있길래,

다가가서 보니, 어떤 음대생(이었던 사람?)이 내놯는지,

거의 전부 다가 클래식 CD였습니다.

혼(호른) 전공자인가 봐요. 혼 음반이 유달리 많고,

그 밖의 음반들 역시, 레이블, 연주자 모두 좋았습니다.

마침 현금이 있었기에, 거의 쓸다시피 사왔습니다.

신품으로도, 중고 장터에서도

쉽게 구하기 어려운 레퍼토리가 많아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중복되는 음반도 한 장 없었구요.



그런데, 전 주인이, 음반 관리를 참 엉망으로 했더군요.

지문 자국, 기타 이물질 등,

특히, 기름 성분이 CD를 부식시키는 것 같았습니다.

뭔 말인고 하니, CD의 신호 기록면은 흠집, 이물질이 별 상관 없는데,

인쇄된 윗 부분에 묻은 이물질은 대단히 치명적이더군요.

그 기름 성분, 이물질이, CD의 알루미늄 반사막을 부식시킵니다.

전반적으로 관리 상태가 안 좋은 중에, 한 장이 부식되었는데,

정도가 경미해서인지, 틀어보니 문제는 없네요.

그래도, 안심이 안 되니, 두어 장 복사를 해 둬야겠습니다.



저는 CD를 만질 때, 흠집이 나지 않게 극도로 조심하면서,

손에 기름기, 티끌이 남아 있지 않게, 손을 물걸레에 닦거나 씻고 만집니다.

관리에 신경 써서인지, 지금껏 제 CD들 중, 80년대에 발매된 오래 된 것들도,

전혀 문제 없는 상태를 유지하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관리 부주의로 부식된 CD를 보니,

CD 관리를 잘 하지 않으면, 쓰레기통으로 가게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