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우퍼가 크고 음압이 낮아서 구동이 힘든 스피커를 구입했을때 그리고 국산의 경우 길들이기가 다소 힘이듭니다.

저는 스피커 길들이기 싫어서 새것이 꺼려질만큼 길들이기에 질린 경우인데 (신품을 좀 많이 사는 편입니다) 보통 그냥 음악을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길들이라고 합니다.

북쉘프의 경우 좀 참고 들으면 이렇게 길들여지기도 합니다만 좀 대형기로 가면 생각보다 쉽게 길들여지지 않더군요. 6개월이 지났음에도 길들여지지가 않고 소리가 개판이라 괴로웠던 기억이 납니다.

문제는 아파트에 살면서 충분한 음량으로 스피커를 구동시키기가 힘이 든다는 겁니다. 가끔 글을 보면 한참 사용한 중고 스피커를 사왔는데 길이 안 들었더라 하는 내용이 있는데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고 전 주인은 나쁜 소리를 모르고 들어왔던 것이죠.

개인적 경험에 따르면 스피커를 빨리 길들이기 위해서는 파워앰프가 필요합니다. 저렴한 인켈이나 아남 파워 정도가 좋겠지요. 길들기 전의 스피커는 무척 구동이 안 되는 느낌을 받습니다. 인티에 프리아웃이 있는 경우 파워를 연결해서 구동을 해보면 일단 소리가 많이 안정되는 느낌이 듭니다.

필수적인 것은 아니지만 원래 필요한 엠프보다 출력 혹은 구동력이 한참 높은 것을 사용해주면 길들이는 동안의 괴로움이 좀 줄어들기에 저렴한 파워를 임시로 사용하는 방법을 사용한 것입니다. 이때 진공관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길이든 스피커를 구동하기엔 충분하지만 모노블록이 아닌 이상 길들이기엔 티알쪽이 좋은 것 같습니다.

이렇게 1개월 가량을 그냥 들어줍니다. 음량은 평소보다 약간 크게.. 하지만 이렇게 듣는다고 해도 스피커에 따라서 1년을 들어도 길이 안 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말씀드렸지만 작은 북쉘프는 그냥 들어도 보통은 몇개월내에 길이듭니다.

그리고 1개월 정도가 지나면 이제 작업에 들어갑니다. 겁나 무거울 스피커 한쪽을 옮겨서 두 스피커가 마주보게 만듭니다. 아 그전에 PC를 엠프에 연결하거나 모노음반을 준비합니다. PC에서 모노효과를 주면 되니 PC의 연결이 가능하면 그쪽이 더 편합니다.

음악은 되도록 저역이 강한 것이 좋습니다. 파워엠프를 사용하는 이유도 저역을 더 빨리 풀기 위해서 그렇습니다. 스피커를 마주보게 하고 한쪽 스피커의 케이블을 반대로 연결합니다. 그리고 이불을 덮고 불륨을 올립니다. 물론 소리가 새어 나옵니다만 일반적으론 10초도 틀어놓기 힘든 음량으로 울려도 소리가 별로 크지 않습니다.

이때 음량이 너무 커서 무리가 갈 것이 염려가 되시면 미리 큰 음량으로 잠시 틀어보고 적당한 음량을 확인하시고 그정도의 음량으로 일단 아침부터 저녁까지 틀어두고 놔둡니다. 다음날 일어나서 더 큰 음량으로 하루 더 해줍니다.

이렇게 하면 그냥 아파트에서 음악을 들어서 1년 이상 길들여서 만들어질 모습이 금방 만들어집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어느정도 길이든 스피커는 더 출력이 적은 엠프로도 구동이 됩니다. 수치로 설명하긴 힘들지만 예를 들어보자면..

75W 급의 엠프로 울릴 수 있는 스피커가 있는데 길이 들기전에는 200W급을 물려야 그나마 정상적인 소리가 납니다. 이게 길이 들면 75W를 물려도 같은 소리가 나죠. 길이 안 들고 구동도 안 되는 스피커는 혼탁한 저역, 거친 고역 등등 정말 개판인 경우도 많습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분리형을 사용하시겠지만 제 경우는 그렇습니다. 강제적으로 길을 들였다고 하더라도 아파트에서 좁은 공간에서 듣다보면 결국 스피커 능력의 일부만 사용해서 작은 소리를 듣게 됩니다.

이 경우 오히려 엠프의 구동력 특히 저역을 구동하는 힘이 확실해야 소리도 좋고 길든 상태가 계속 유지가 된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인티라도 구동력이 높으면 별 상관없겠지요. 일반적으로 출력이 높은 엠프들이 구동력이 좋은 것 같습니다. 물론 구동력은 좋은데 소리는 안 좋은 경우도 많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