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스운 장기 기증 서약??]
이번에 제가 부산 대학병원에 입원해있을 때입니다.
멋지구리한 슈트를 쫙 빼입고 다니던 제가
병원 마크가 선명한 환자복을 입고, 링거 두 통 팔뚝에 꽂으니
제가 저를 보기에도 병원 생활 석 달은 한 것으로 보이더군요..
더구나 마른 멸치 같이 삐쩍 마른 몸이 입원 한다고 더 말랐으니
꼴이 말이 아니었죠..
입원해 있는 차에, 평소 제가 하려던 것을 알아보기로 마음 먹고,
나이가 제일 지긋해 보이는 간호사 한명을 물색했습니다.
조금은 한가해 보이는 시간을 타서
그 간호사에게
"저~, 잠시 물어 볼게 있는데요."
"뭔 일이세요?"
"제가 장기 기증을 하려는데 그에 대해 잘 아시나요?
여긴 대학 병원이니 그런거 접수해주고 하는 그런 부서가
있을 것도 같은데,
그런 부서를 한번 찾아 봐 주실 수 없나요?"
(간호사 깜짝 놀라며),
"아니, 잘 치료 받고 건강하게 나갈 생각을 하셔야지 왜 그런 생각을 하세요?"
"아~ 예, 제가 평소에 늘 생각 하던 것이라서 그럽니다.
시신 기증 까지는 아니어도, 장기 기증은 꼭 하리 생각 했거든요.
해서 이번 참에 꼭 서약을 하려고 그럽니다."
"그래도 그렇지 아직 연세도 젊으신데 좀더 사실 생각을 해야지요."
"? ?? ??, 무슨 말씀이세요?"
"아~ 니!, 그게 아니라, 그런 모습으로 서약을 하러가시면
그 쪽에서도 좀 이상하게 생각할 것 같아서요."
"? ?? ???, 아니 제가 지금 뭘 어찌 한다는게 아니라~~"
"아~ 네, 알 겠습니다. 제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제가 돌아 오면서 뒤를 돌아 보니,
그 간호사는 황급히 컴퓨터 앞에 앉아 뭔가를 열심히 보고 있었습니다.(아마 제 차트였지 않나?)
그리고 그 날 이후 그 병동의 간호사들은
저를 볼 때마다 배시시 웃어 주고,
두 명의 간호사는 교대로 제 방을 아예 무시로 드나들었습니다.
만 하루 반이 지나자
혼자 사용하던 2인 실에
저보다 2살이나 젊은 환자 한 분을 넣어 주시더군요.
이래저래 제가 알아보려는 것을 알아 보지도 못 하고 퇴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