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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날 0 정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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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22 10:06: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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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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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날 0 정사진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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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경훈 [가입일자 : 2003-02-08]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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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어머니께서 암진단을 받은 직후 막내 여동생 결혼식이 있었습니다.
결혼식날 아버지와 어머니는 혼주 이시니
어머니는 오전에 미용실에 다녀오신 후 평소 입기 힘드신 장롱속에 있는 한복을 곱게 차려 입으셨고
아버지도 남은 평생 입기 힘드신 정장을 말끔하게 차려 입으셨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결혼식장..식전
신부/신랑 대기실에서 양가 가족, 우인들과 그날 부부가 되는 막내 여동생 내외가 사진 찍기에 바뻤습니다.
그런데 어머니 께서는 흰색이었던 신부대기실 벽을 배경으로 사진사에게 독사진을 부탁 하셔서 찍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장애가 있으셔서 거동이 좀 힘드신 아버지를 모시고 오라고 하셔서 똑 같은 흰색 벽을 배경으로
독사진을 찍게 하셨습니다.
저는 혼자서 독사진을 찍는 어머니 께서는 영정 사진을 준비 하신것 이라는 것을
말씀 하지 않으셔도 바로 알아챌 수 있었습니다.
참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막내딸 결혼식장 신랑/신부 대기실 한쪽에서 식구들 몰래 조용히 영정 사진을 찍으시는
부모님 모습에 기쁜날이 슬픔에 희석 되버려 눈시울이 붉어 졌습니다.
그리고 어머니는 장남인 저에게 나즈막하게 부탁이라도 하시는 듯 조용히 말씀 하셨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말아라 이 사진은 영정 사진으로 써다오.
인생의 여정이 얼마 남지 않은 두분은 가장 곱고 멋지게 차려 입을 기회는 막내딸 결혼식 이후로는 없으실 것 을
알고 계시기에 결혼식장 한쪽에서 영정 사진을 준비 하셨던 것 입니다.
장애인으로 거동이 불편하신 아버지를 벽쪽에 세우고 영정 사진을 찍는 순간
치매가 좀 있으셔서 그 사진이 영정 사진이라는 것 을 알지 못 하셨을 아버지에게
웃으세요 아버지~ 라는 말 한마디는 가장 떼기 힘든 말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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