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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탈한 스피커 테스트
HIFI게시판 > 상세보기 | 2008-11-17 17:17:35
추천수 0
조회수   3,306

제목

허탈한 스피커 테스트

글쓴이

송원섭 [가입일자 : 2004-10-20]
내용
모 클래식 동호회에서 논쟁끝에 가지기로 했던 12월 14일의 앰프 블라인드 테스트가 주취자의 사정으로 불투명하게 되어버렸다. 그분이 매우 안좋은 일을 당하셨다는데 여기서나 거기서나 말 함부로 하는 인간들의 생각을 빌자면 '버로우'라고 보일 수도 있겠으나, 뭐 그 별것도 아닌 테스트를 앞두고 그렇게 안좋은 일이 있었다고 거짓말까지 하랴 싶다. 아무튼 그분이 그 안좋은 일에서 빠르게 회복하실 수 있기를 바란다. 조금 늦기는 했지만 하기로 했던 테스트가 이루어질 수 있으면 재미있을 것 같다. 솔직히 진짜로 황금귀가 있는지 궁금하다.



그분과 몇번 메일을 주고 받으며 그래도 최대한 객관성 있는 데이터를 만들어 보자고 테스트 방법이나 피험자 자격이나 비교곡들을 논의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완전히 불투명해지자 뭔가 상당히 허탈한 기분이 들어서 사적으로 스피커를 블라인드 테스트 해봤다.



스피커도 블라인드로 테스트하면 별로 차이가 안난다는 얘기는 몇몇 분이 했지만, 꽤 오래전 친구를 시켜 나를 테스트 시켰을 때는 볼륨을 동일하게 맞춰도 충분히 구분이 가능했다. 그런데 왠지 오토 이큐를 작동시켜서 스피커의 재생주파수를 평탄화시키면 거의 그게 그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모르는 일 아닌가. 해서 어제 친구를 다시 동원해 세개의 스피커를 블라인드로 구분해보았다.



참가한 스피커는 모두 세개. 하나는 출시가 300 달러짜리 입문기로 2웨이에 우퍼 크기는 4인치짜리, 또 하나는 출시가 1500 달러 정도의 놈으로 2웨이고 우퍼 크기는 6인치짜리, 또 다른 하나는 출시가 4000 달러 정도의 놈으로 2웨이에 우퍼 크기는 7인치짜리였다.



일단 세개를 하나하나 오토 이큐로 작업하는게 시간이 좀 걸렸고, 그 다음 각각 만들어놓은 핑크노이즈 디스크를 돌려 볼륨을 동일하게 맞추는 데도 약간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좀 더 시간이 걸린 것은 친구놈에게 세개를 어떻게 연결해야 하며 그 각각에서 이콜라이저를 어떻게 세팅해야 하는지 설명하는 거였다. 기계와는 그닥 친하지 않은 놈인지라 별것도 아닌 세팅을 어려워했다.



아무튼... 테스트. 나는 수면 안대를 썼고, 친구는 스피커를 바꾸거나 바꾸지 않거나 언제나 스피커를 스탠드에 올렸다 내리고 다른 세팅도 옮기는 식으로 해봤다. 애당초 테스트를 하면서 조금 기대했던 것은 세가지가 모두 구분이 안되면 좋겠다는 거였다. 그러면 입문기 하나 남기고 나머지 팔아버려도 되는게 아닌가. 스피커가 원래 그런 물건이었든, 혹은 내 귀가 천하의 막귀였든 그렇게 된다면 돈 절약되고 얼마나 좋은 일인가. 하지만 그다지 기대에 부응할만한 테스트는 못됐다.



일단 입문기는 너무 차이가 났다. 음상이 거의 중앙에 쏠려 있고 도무지 공간감을 느끼기 어려웠다. 두번째로는 어떤 음. 고음이든 중음이든 저음이든 명료도가 현격히 딸렸다. 그소리가 그소리 같달까. 그런 느낌이 강했고 단조로운 느낌이 강했다. 1500 달러짜리와 4000 달러짜리에서는 차이가 그래도 그리 크지는 않았다. 하지만 저음의 자연스러움에서 1500 달러짜리가 확실히 딸렸고, 공간 장악력에서도 확실히 떨어졌다. 명료도에서는 별 차이를 느낄 수 없었지만 저음부 재생에 있어서 깊게 떨어지지 못하는게 확실히 티가 났고, 공간을 그리는 능력에서는 두 스피커 안에서 소리가 난다는 느낌이 강했다. 처음 세개를 번갈아가며 들어볼 때 느꼈던 차이를 기준으로 세가지를 쉽게 구분할 수 있었다. 열번 테스트를 하고 그만뒀다. 모두 맞췄다. 테스트한 곡은 조지 쎌 +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의 말러 4번이었다. 음질이 좋은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최근 은근히 손이 자주 가는 음반이라 그것으로 골랐다. 좀 허탈한 테스트가 되고 말았다. 물론 테스트라고 말하기조차 낯뜨겁게 엉성한 테스트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세개 스피커를 모두 오튜 이큐 기능으로 재생대역별 평탄성을 맞춰주고 볼륨도 맞춰서 들어본 것인데 쉽게 구분되어버리는건 왠지 허탈했다. 세가지가 모두 2웨이에 북쉘프 스피커인데 3웨이와 2웨이를 비교하면 얼마나 다를 것이며 또 북쉘프와 톨보이를 비교하면 얼마나 다를까 싶다.





사족 (지난번 모 클래식 동호회에서 논쟁이 있었을 때 기꺼이 원정와서 막말에 하대에 별 추잡은 소리를 지껄여주었던 회원이 여기 게시판에도 배틀 운운하며 치졸한 글질을 했었는데... 뭐 같이 짖기는 싫다. 테스트가 성사되면 그분 꼭 참여해서 자신이 정말로 구분하는지 증명하라고 말해두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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