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매전....
그러니까 설 즈음해서 제게 해마다 거시기를 보내주시는 지인이 계십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오긴 왔는데.....ㅠ,.ㅜ^
하필이면 그날 술을 들입다 빨고 들어 오는 바람에 경비실에 택배가 있다는 말을 까먹고
걍 집구석으로 기어들어와 디비져 잔 것이 화근이 되었습니다.....ㅡ,.ㅜ^
다들 아시다시피, 담날이면 전날 뭔 일이 있었는지 항개도 기억안나고 빈 깡통이 된다는 거 아시죠?
집구석에 디비져 쓰린속을 안고 뒹굴고 있는데 마님께서 전화가 왔습니다.
울마님 : "경비실에 등기 왔다구 쪽지 붙어있으니 그거 가서 찿아 오셔..."
총알같이 튀어가 택배온 걸 찿아오려고 하는데....
나 : "월래? 윗집에서 아줌니가 싸인을 하고 찿아갔네요?, 분명히 수신인이 내이름으로 되어 있는데.....ㅡ,.ㅜ^"
아저씨...인터폰으로 윗집에 물어봐서 혹시 우리꺼 택배 안갖구 가셨냐구 물어봐 주실래요?"
경비 1 : "집에 아무도 없는지 인터폰을 안받네요?, 이따 저녁때 제가 다시 한번 물어보구 연락드릴께요.."
나 : "넵, 수고스럽지만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러고 집구석으로 와서 연락오길 기둘리는데 아무런 연락도 안오고 해서 담날 경비실로 다시 물어봤습니다..
경비 2 : "어제 내용을 전달받아 인터폰으로 물어보니 아줌니는 안계시고 아저씨만 계시는데
무슨 내용인지 부인에게 물어봐야 겠다고 하네요.."
나 : "아니? 저한테 온 걸 이름도 확인하지 않고 가져 갔으면서 부인한테 물어본다는 건 뭔지...암튼 알았습니다"
이러고 이틀이 또다시 후딱 지나고 윗집에선 연락도 없고 경비실도 감감 무소식....
누구에게서 온 것인지 어떤 내용인지 알아야 조치를 하든지 할텐데 답답하고 짜증이 나더군요.....ㅡ,.ㅜ^
다시 저녁무렵 경비실로 가서 재차 채근을 하자 경비아저씨가 다시 한번 확인 해서 연락을 주겠다고 하고는
담날 아침 총알같이 퇴근...참 책임감 없는 아저씨 같으니....
우여곡절 끝에 3일만에 처음 이야기를 했던 경비아저씨에게서 인터폰으로 연락이 왔습니다...
경비 1 :" 703호죠? 경비실인데 전에 말씀하신 걸 윗집 아주머니랑 통화를 했는데 본인이 알아서 해결하겠다고
합니다..."
나 : " 넵! 수고하셨습니다..."
근데, 남의 등기를 가져갔으면서 본인이 알아서 하겠다는 건 무슨 소리?....
답답한 마음을 안고 연락 오기만을 학수고대 하고 있었는데 그 날도 감감무소식으로 일관......ㅡ,.ㅜ^
시간이 흘러 어느덧 주말이 된 담날....전 방에 있고 마님이 거실서 tv를 보고 있는데
윗집 아저씨가 한라봉 한박스와 키위 한봉다리를 들고 내려 왔습니다....
사건인 즉, 자기네가 제주도에다 한라봉을 주문을 했는데 자기네 것인 줄 알고 갖다가 먹고 박스를
회사로 가져가 직원들과 나누어 먹는 바람에 발신인 주소와 보낸사람을 모른다...미안하게 되었다...
울 마님 : "저희는 그 내용물도 그렇지만 어떤 건지 누가 보낸 것인지 그것이 중요한데 보낸사람의 인적사항이
없어졌으니 참 난감하네요..."
암튼, 보낸 사람은 몰라도 등기의 내용물이 무엇인지가 밝혀졌으니 더이상 뭐라 할 말도 없고
보낸 사람을 수소문해서 알아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일단락 되었습니다.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혹시나 해서 그 지인에게 문자로 조심스럽게 물어 봤습니다...
나 : "여차 지차 마차 으라차차 한 일이 있었는데 혹시 한라봉 보내셨나요?"
지인 :"니엡! 나름 고르고 골라 최상품으로 보내드렸는데...어째 마음에 안 드셨나요?"
나 : "아니, 그게 아니고 이차 조차 요차 으라지자차 한 일이 있었는데 이리 되어서
혹시나 하고 보내셨으면 감사의 표시를 하려고 조심스럽게 여쭤보는 겁니다"
지인 : "어익후...이사가신 걸 알고 있었는데 제가 모르고 전 주소로 보냈나 봅니다...."
나 : "아님돠^^..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이러고 감사의 인사를 하고서 드뎌 한라봉박스를 뜯었습니다.....ㅡ,.ㅜ^
월래? 이게 뭐야?...ㅡ,.ㅜ^
한라봉이 들어 있기는 한데 얼라 주먹만한 쥐알만한 데다 한개 까서 먹어보니...이런 덴장
한라봉 특유의 달콤함은 어디가고 알갱이도 질긴데다 시어 터진....
암튼, 또한번 윗집덕분에 쌩쑈를 했습니다.....
피에쑤 : 구매일이 하루 차이인 걸로 봐서는 그 집도 한라봉을 주문하긴 한 것 같은데
뜯어서 먹어보니 맛은 쥑이니 열심히 까서 먹은 것 까지는 좋았지만
담날 자기네 집으로 한라봉이 또 한박스가 오다보니 새로운 고민에 휩싸이게 되었고
남의 것은 이미 뜯어서 먹었으니 찿는 사람 없으면 그냥 꿀꺽 하고 완전범죄로 넘어가려 작정 했건만
불행하게도 우리가 그 한라봉을 찿으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고민 하다가
알리바이를 만들어 자기네 것을 보내온 건지, 아니면 그날 바로 주문을 해서
물건이 도착하자 우리에게 보낸 건지는 여전히 미궁속에 빠졌지만...
참 드럽게 맛없는 한라봉을 받아서 둬어개 먹고 경비실과 택배 아저씨들
오실 때 마다 한 두개씩 줘서 보냈습니다....청소하는 아줌니도 드리고.....ㅡ,.ㅜ^
울 마님 왈......."그 분이 보내오는 건 참 맛있고 고급진 것들만 보내 주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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