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시간이 남아 정말 오랫만에 영화를 봤습니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마오.
오래전에 다큐극장에 방영 된 것이라고 하더군요.
산골 마을에 외따로 살고 있는 90대 노부부의 이야기 입니다.
영화를 보다가 문득 오래전 떠돌이 생활 할때 지나 친 농부가 생각이 났습니다.
15년 전 쯤
당시 채권자들 피해서 혼자 숨어서 떠돌이 직장생활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가족 들은 한달에 한번 정도 제가 찾아가고 하던 때였는 데
당시 군산에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군산 수송동에 있었는 데
점심 먹고 나면 매일 수송동 논 길을 산책하곤 했지요
얼마전에 가보니 그 논들에 아파트가 지어져 번화해져있어 산전벽해란 옛말이 실감날 정도
어느 가을 날
그날 도 점심 먹은 후 논길을 이어폰하나 꼽고 음악 들으며 산책하고 있었는 데
논길 귀퉁이에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논일 하시다 점심 식사를 하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할머니가 논길 중간 쯤까지 손을 뒤로 빼어서 기대어 있는 자세였는 데
저도 그걸 보고 피해 가려던 참이었습니다.
근데 할아버지께서 슬며시 할머니 손을 잡고는 자기 쪽으로 당기시더군요.
혹여 제가 사려없이 그 손을 밟지나 않을 까 염려스러웠던게지요.
당시 무척이나 외롭게 지내던 상태라 그걸 보고는 울컥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부러움에..
식은 밥덩어리에 보잘것없는 찬으로 논일 하다가 점심을 때우고 있던 그 자리가
무척이나 다뜻하게 느껴져 오랫동안 아직까지도
그 손길과 눈길이 떠오릅니다.
아주 어릴때 읽었던 지금은 제목도 기억나지 않는 뚜르게네프의 단편도 떠오르고요..
서로에게 아무 감정 없이 사는 듯이 보이던 두 노 부부
그렇게 살다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건강하던 할아버지도 한달 쯤 후 그냥 시름시름 돌아가십니다.
그제서야 마을 사람들은 그 두 노인의 사랑을 느끼게 된다는 내용의 단편소설입니다.
오늘 본 영화가 그런 기억과 함께
멀지않은 내일 이맘 때쯤 내게 찾아 올 날들을 그렇게 따뜻하게 살아갈 수있을까?
그렇게 되기를 희망하고 살아야지 하는 생각을 들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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