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10년 동안 만족스럽게 잘 듣던 델타2를 내보낸 게 올해 초입니다. 직후 정말
"폭풍의 6개월"을 보냈습니다. 그 짧은 기간에 카시오페아 제품을 거의 다 들어봤으니 저로서도 흥미로운 시간이었고, 한국 하이엔드의 대명사인 카시오페아를 집중 점검해봤던 멋진 기회였습니다. 델타2를 내친 뒤 입실론2 > 감마2 >다시 델타2> 알파2를 거쳐 끝내 지금은 알파3로 정착했는데, 그래서 오늘은 알파3 얘기를 할까 합니다.(물론 출시 초기인 13년 전쯤에 알파1, 델타1, 입실론1 등을 섭렵했으니 저는 카시오페아 열혈팬이 맞습니다.)
지금까지 들어본 모든 모델이 물건이고 좋았습니다. 문제는 제 취향입니다.
전 메탈 돔을 쓴 델타2의 시원한 고역에 귀가 익은 쪽이죠. 그래서 실크 돔을 쓴 입실론2의 실키하면서도 날이 살짝 서있는 고역까지 "새로운 맛"으로 들렸습니다. 이게 좀더 중립적인 소리라는 판단을 했습니다. 그럼 더 고역의 개방감이 더 좋겠지 싶어서 순간적으로 업어왔던 게 감마2였는데, 훌륭한 중저역과 달리 의외로 고역이 많이 심심했더랬습니다. 전 확실히 소리의 끝을 마무리하는 고역을 중시하는 스타일이더군요.
고민 끝에 방출했지만, 이 과정에서 플로어 스탠딩만의 풍부한 스케일의 맛에도 익숙해졌습니다. 그래서 어렵게 구한 게 알파2였는데, 막상 들여보니 5평 공간에 부밍도 거의 없고해서 그걸로 정착할까도 생각했더랬죠. 그러다가 "그렇다면 한 번 더"라며 저로서는 큰 모험을 해본 게 알파3였습니다. 근데 이게 완전 대박입니다. 모든 게 제 귀에 맞습니다. 스케일과 밸런스 그리고 소리 끝까지 좋죠. 게다가 투명함은 카시오페아만의 특성 아닙니까? 조금 큰 사이즈가 시야에 부담스럽지 않을까 했는데, 신기하게도 바로 적응이 되더군요. 이것을 보다가 아직도 가지고 있는 알파2을 보면 "왜 이렇게 홀쭉하지?"싶습니다. ㅎㅎ 결론. 저는 아주 오래 알파3를 끼고 살 생각입니다.
앰프는 놀라운 성능의 드비알레200. 카시오페아 거의 모든 제품과 썩 훌륭한 매칭을 보입니다. 전 곧 이걸 모노블록으로 할 생각인데, 밀도감이 대단히 좋아집니다. 전 그리 비싸지 않은 수업료를 지불하며
실험 끝에 이런 사실을 확인했으니, 다른 분들이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초여름에도 음악 듣기가 여전히 좋습니다. 포에버 카시오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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