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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탐구] 다방커피학 개론.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4-11-21 00:34:20
추천수 12
조회수   1,427

제목

[심층 탐구] 다방커피학 개론.

글쓴이

최대선 [가입일자 : 2009-01-25]
내용
사람은 환경이나 시대의 흐름 따라 변하나 봅니다.

그 옛날 다방 블랙커피를 마치 사약이라도 되는 것처럼 고개를 흔들던 제가

이젠 자연스럽게 "아메리카노" 를 외치게 되었네요.



한때는 봉지커피를 아무 생각없이 신봉하며 하루 댓 잔을 마셔댔지만

지금은 가끔 달달한 게 땡길 때만 약처럼 복용하고 있으니 머지 않아

봉지커피는 얼쉰들의 전유물이 되어 추억 속으로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해 봅니다.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 업무상 만남, 대화의 공간의 주 무대가 다방에서  커피 전문점으로 변하고

라이프 스타일을 넘어 일상 그 자체가 된 커피...



그러나 얼라들은 모르는 다방에 얽힌 추억은 지금도 기억 속 한 켠의 흑백사진처럼

그 시절 아름답던 언냐들과 함께 고스란히 메모리되어 있습니다.







80년대 음악다방..



주방장이 아침 일찍 분쇄기로 곱게 갈아 필터에 걸러 은은한 개스불로 뜨끈하게 온종일 데우던 커피..

유리로 된 커피 주전자 둘레로 원형으로 빙 둘러 겹겹이 커피잔들을 따듯한 물로 데워

한 손에 대여섯 개의 잔을 들고 채워 홀로 나가면 테이블 위의 프림과 설탕을 넣어 먹었습니다.



은근한 커피향에 달큰한 설탕을 넣어 사랑하는 연인의 호수같은 눈을 스캔하며

잔잔한 음악과 함께 맛 보는 기분이란...





그러나 그 이면엔 어렵게 시골에서 상경하여 월 @@보장 숙식 제공 등의 전봇대 광고를 보고

험난한 사회에 첫 발을 내 디딘 순박한 언냐들의 보이지 않는 눈물이 있었습니다.



대개 그 시절의 음악다방은 지하에 있었습니다.

테이블 놓을 공간도 부족했던 터라 언냐들을 위한 충분한 공간이 있을 리 없었죠.



주방 옆 조그맣게 이어진 내실이 유일했습니다. 그마저도 옹색하게 다락을 만들어

DJ는 아래에,  언냐들은 위에 포지셔닝하고 일 년 사시사철 퀴퀴한 지하공기를 맡으며 생활했죠.



일 년  이상 서빙하다 보면 한 달 두 번의 휴일 외엔 햇빛 볼 일이 없어

가무잡잡하던 얼굴이 하얗게 변하는 극적인 반전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DJ나 업주와 그렇고 그런 썸씽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했습니다.

한 여자를 두고 DJ와 업주가 신경전하는 비극까지...



주방 옆으론 언냐들이 팽개친 가리개들로 즐비했고 가끔 위에서 투하한 위생용품들이

발치에 머무는 사건들이 벌어지기도 하고 언냐별로 가리개의 컬러와 그 날짜를

속속들이 파악할 수 있는 시절이었습니다.







90년대 다방...



그야말로 다방의 전성시대죠.

모든 길은 다방에서 시작해 다방으로 끝나리라..



배달의 민족답게 어디던 배달하고야 마는 배달커피의 전성시대..

보온병에 뜨거운 물을 담아 분말커피를 식성에 따라 언냐의 섬섬옥수로 제조해주셨습니다.

그러나 같은 커피라도 언냐의 외모에 따라 맛은 천차만별이었습니다.



 언냐의 그레이드에 따라

커피 맛이 변하는 통에 오전에 시켜 먹는 커피와 오후에 쳐묵하는 커피맛은 하늘과 땅 차이였습니다.

주가가 천정부지로 상승하는 입뿐 언냐의 커피는 언제 마시는 지 모르게 비워졌고

외면당하는 언니의 쓰디 쓴 커피는 의무감으로 마셔주곤 했습니다.



      'ACE'



말 그대로 에이스입니다. 

어느 날 에이스가 등장하면 조용하던 동네가 들썩거렸습니다.

하루종일 다방의 전화기가 쉴 새 없이 울려댔죠.

급기야는 점심 때 주문한 커피가 해 질 무렵 도착하는 불상사가 벌어지기도 했는데

에이스에 너그러운 중생들은 식어버린 커피를 군말 없이 마실 수밖에 없었습니다.





비극의 결말은 '따블' 입니다.

넘치는 주문을 감당하지 못해 두 코스를 한 번에 섭렵하는 거죠.

두툼한 보따리를 들고 첫 번 째 코스에 들러 야릇한 미소를 투척하며..

"옵뽜~~~   나..   잠깐 다른데 들렸다 오면 안 될까~~~  응?  미안해~   아잉~~"



순박하고 착한 오빠는 타 주고 간 커피를 말 없이 홀짝이며 다른 곳에서 희희낙락하고 있을

언냐를 기다렸습니다.,







얼굴 값 하는 에이스는 오래 일할 수 없습니다.

대개 선불 삼개월을 채우면 미련없이 떠나야만 하는 운명입니다.

더 일하고 싶어도 텍사스 개떼처럼 퇴근시간에 전화해 대고 입구에서 무작정 기다리는

인간들 때문에 옮길 수밖에 없는 슬픈 숙명인 거죠.



한 달 두 번의 휴일에 빨래할 시간도 부족한 에이스 언냐의 데이트 신청을 받을 때

그 기분....     캬...





제가 일하던 사무실엔 몇 명의 골치 아픈 잉간들이 있었는데요.

녀석들은 뻑 하면 외상장부를 놓고 커피를 시켜 먹곤 했습니다.

한 곳에 외상이 쌓이면 다른 곳에 외상거래를 하다 급기야 부도사태에 이르게 되면

이른 아침부터 다방 주인이 사무실 셧터 앞에서 기다리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떼 먹을 게 따로 있지 언냐들의 피땀어린 노고와 순결한 써비스의 결정체인 커피값을...  ㅜㅜ





정수기가 없던 시절 아침부터 분주하게 "물"주전자를 나르며 향긋한 미소를 댓바람부터 날려주신

그녀들의 노고를 안다면 커피값을 떼 먹는 몰염치한 짓은 할 수 없겠죠.







그러다 90년대 말에 이르면 입뿐언냐의 자리를 듕귁출신의 언냐들이 대체하게 됩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다방의 시대가 저무는 거죠.



그러나 수많은 언냐들의 삶과 애환이 녹아 있고 바쁜 일상에 한줄기 서광이 되어주었던

배달커피는 잊혀지지 않는 추억으로 남을겁니다.





그 시절 그 많던 언냐들은 지금 어디서 무얼하고 있을까요..





아마도 어디선가 행복하게 살고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리고  알흠다운 추억을 선물한 아리따운 언냐들을 지금도 아련하게 추억합니다...







         커피 한 잔 시켜놓고 현란한 손 동작을 몸소 시전하신 빠삭한 횐님들의 댓글은 적극

                                  사절합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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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형 2014-11-21 00:57:48
답글

다방은 군대근처 다방이 짱이죠 ㅎ언냐들 두고 니꺼니 내꺼니ㅋㅋ
그러다 언냐는 전출가버리더군요...

임대혁 2014-11-21 01:50:59
답글

같은 시대를 살아온 사람으로서 오랫만에 향수에 젖게 해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종로의 음악다방들...무아다방...희다방...생각 나네요...

김주항 2014-11-21 08:04:41
답글

재수시절 명동 뒷골목 지하에 있었던
사장실 다방이 우리들 아지트 였능대....~.~!!

김승수 2014-11-21 08:09:53
답글

와수리에서 빡씨게 기다가 말년병장 휴가나오신 김주항 병장님 !! 오봉자씨가 찾는 전화왔습니다 !!

카운터옆 전화박스로 가보세요 ^^ ( 오봉자씨는 신입쫄따구가 소개해준 쭉쭉빵빵 이쁜언냐 )

이종철 2014-11-21 09:30:38

    5동나무 원목으로 짜맞춘 5단 서랍장이 최곰돠...*&&

김주항 2014-11-21 09:41:30

    위↑↑두 배다른 형제 분들 언능 글 안지워....~.~??

최대선 2014-11-21 09:17:02
답글

재형님.제가 있던 곳은 근처 십리 이내에 여자사람이라곤 눈 씻고 찾아봐도
없었네요. 항공잠바입고 디제이 박스로 들어가던 한창때의 전영록이 생각납니다 대혁님..
교주님은 화려한 손 기술 땜에 댓글 임의삭..
그땐 핸펀이 없어 약속이 늦으면 공중전화로 메모해 놓은 다방전번으로 전화했었죠
박스 안에서 누구누구씨 카운터에 전화받아주세여~
승수을쉰 전문일거 같은 느낌이 드네여.

이종철 2014-11-21 09:28:59
답글

명동 코스모스백화점 근처 꽃다방이 아지트였습니다...*&&

박병주 2014-11-21 12:22:12
답글

먀리 대지극짱 희답항
잡썬을 그곳에서 해씀돠.
기름시장에서 기름짜 이건 아니고~
통닭튀김 4먹고~
언냐가 마럽쒸 물파게 앙거서
마럽쒸 이브로 머겨주던
커퓌마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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