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페이지로 시작페이지로
즐겨찾기추가 즐겨찾기추가
로그인 회원가입 | 아이디찾기 | 비밀번호찾기 | 장바구니 모바일모드
홈으로 와싸다닷컴 일반 상세보기

트위터로 보내기 미투데이로 보내기 요즘으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무인도에 한 권의 책을 들고 간다면...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4-11-11 00:30:45
추천수 30
조회수   1,719

제목

무인도에 한 권의 책을 들고 간다면...

글쓴이

유충현 [가입일자 : 2010-06-25]
내용
당신은 무엇을 가지고 가겠습니까?



이것 저것 싸가지고 가봐야 쓸모가 없겠지요.



책 한권을 가지고 간다면



저는 스피노자의 에티카를 가지고 가겠습니다.



현재 1년 반 동안 정독하며 읽고 있는데



정말 좋은 책입니다.



별로 두껍지도 않은 책이지만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정독하며 읽고 있지요.



원래 라틴어로 쓰여졌지만, 저는 에드윈 컬리가 영역한 텍스트로 읽고 있습니다.



국내에도 번역본이 나와있는데, 워낙 엉망이라 책의 가치만 떨어뜨려 놓았고요.



제대로 의미를 짚어 이해한다면 정말로 대단한 책입니다.

 

기하학 방식으로 명제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칸트나 헤겔처럼 난삽하지도 않아요.



대신 부연설명이 없어서 처음이 어렵습니다. 1부와 2부가 꽤나 이해하기 어렵지요.



이 부분만 공들여 이해하고 넘어가면 3부 부터는 오히려 재미있습니다.





데카르트가 근대를 열었다고 흔히들 얘기하는데



당대 최고의 지성 데카르트를 요목조목 반박하며



근대가 시작되자마자 근대를 허물고 탈근대를 지향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대를 한 500년은 앞서간 저작이라 할 수 있겠지요.



니체가 자신의 책을 이해하는데 200년은 걸릴 것이라 했는데,



실상 백년이 채 걸리지 않았지요.



그런데 스피노자는 정말로 오랫동안 제대로 이해 받지 못했고, 이제와서야 그 진가를 발휘하는 듯



싶습니다. 마트롱, 알튀세르, 들뢰즈, 발리바르, 네그리 같은 사상가들이 왜 그리 스피노자를



높이 평가하는지 이제서야 조금 감이 옵니다.



그는 인격 신을 거부했지만



그의 청빈함, 수난, 사랑 그의 인생 전체가 예수보다 신을 가장 많이 닮은 듯 합니다.



학문적 신념을 위해 공동체로부터 파문을 당하고, 영원한 저주를 받으며 짧게 생을 살다갔지만



그의 삶과 저술에서 풍겨나오는 진리에 대한 확신은 단호합니다.



정치학, 심리학, 정신분석, 자연학에 이르기까지 그가 근현대 철학사에 미치는 영향력은 실로



엄청나지요. 



에티카라는 제목 그러니까 윤리학이라는 건데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부제가 붙기에 적당한 학문이죠. 



윤리학은 실천이 문제이고, 따라서 윤리학은 정치학입니다. 



인간들이 왜 자신의 코나투스(존재를 보존하려는 욕망)에 반하는 듯한 행동을 하는가?



왜 대중이 예속을 열망하는가에 대한 해답도 명쾌하게 제시되어 있습니다. 



진지하게 한번 씨름해 볼 책을 찾고 계셨다면 저는 에티카를 권하겠습니다. 



아무나 도전할 수 없는 책이지만 일단 넘어서면 표현할 수 없는 즐거움을 줄 겁니다. 



저는 이제껏 원 없이 즐겼고 피니쉬 라인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추천스크랩소스보기 목록
이웅현 2014-11-11 00:59:59
답글

전 아마도 공책을....^^









그런데 무인도엔 연필도 볼펜도 없으려나요..가서 천연잉크와 펜을 어떻게든 로빈슨처럼 만들어보겠습니다..~

유충현 2014-11-11 01:10:23
답글

공책도. 좋은. 생각. 같습니다

진상호 2014-11-11 01:31:03
답글

저는 SAS서바이벌 이런 책을 가져가겠습니다ㅎㅎ

임대혁 2014-11-11 02:22:22
답글

아마 뚜꺼운 야설집을.....쿨럭...

박전의 2014-11-11 07:22:38
답글

전..키드깽을....쿨럭..

하헌승 2014-11-11 07:40:36
답글

무인도라면 "로빈슨 크로소"~~~

백경훈 2014-11-11 07:47:22
답글

똥 잘 닦이는 365장 짜리 달력?을 갖고 가야쥬 ㅡ,.ㅡ;;

변선희 2014-11-11 09:34:42
답글

벽초 한명희의 임거정 10권을~어디를 들춰읽어도 시간가는 줄 모르는 글~

황준승 2014-11-11 09:47:51
답글

무지 어려운 책 한권요. 물리학이나 화학책 생물학책 같은거 들고가서
밤에 잠 안오고 무서울 때 읽어야죠

박인호 2014-11-11 09:49:22
답글

마하리쉬 "나는 누구인가" 무인도를 천국으로 만드 수 있는 책이죵..

진성기 2014-11-11 11:17:07
답글

딱 베게 높이 책을 고르겠습니다

문지욱 2014-11-11 11:22:25
답글

사전이요. 읽어도 읽어도 끝이 없음. 보고 또 봐도 새로움. 한페이지를 넘기기 전에 바로 잠이 듬.

박병주 2014-11-11 11:41:52
답글

수학의 정석1.2
홍성대옹 님과의
기나긴 시간을~
ㅠ ㅠ

이종철 2014-11-11 11:48:02
답글

성문종합영어....
이 거 졸리고 하품나고 수면제로는 최곰돠...*&&

조재호 2014-11-11 12:18:04
답글

저라면 선데이서울 3년치를 한권으로 제본해서..

권태형 2014-11-11 12:55:44
답글

무인도가 화장실이나 기타 여건이 된다면 읽을 책을 가져가고..
안그럼 불쏘시개나 화장지로 다용도로 쓸 수 있는 두꺼운 책을 가져가야겠지요.
저라면 백과사전 전집을...

sutra76@naver.com 2014-11-11 13:12:15
답글

금강경

정기섭 2014-11-11 13:26:35
답글

플레이 보이

강민구 2014-11-11 13:29:46
답글

한권을 고를 수가 없어서 무인도에 몬가고 그냥 도시에 남아서 이것 저것 읽어볼려고요^^

이경호 2014-11-11 13:40:15
답글

맥심 최시호

이승태 2014-11-11 13:41:34
답글

집 근처 도서관 서가에 있는 에티카 몇 번 집어들고 시도를 해봤지만 어렵더군요.
말씀처럼 그리 두꺼운 책도 아니었는데...

그래도 언제가는 꼭 완독을 해보고 싶은 책이긴 합니다.

허성훈 2014-11-11 15:11:22
답글

능엄경 들고 가겠습니다.

ny42kim@hotmail.com 2014-11-12 03:00:57
답글

무인도에서 살아남는 법, SAS 서바이벌 등 중에서 두꺼운것 고르겠습니다.

  • 광고문의 결제관련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