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페이지로 시작페이지로
즐겨찾기추가 즐겨찾기추가
로그인 회원가입 | 아이디찾기 | 비밀번호찾기 | 장바구니 모바일모드
홈으로 와싸다닷컴 일반 상세보기

트위터로 보내기 미투데이로 보내기 요즘으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저의 덕유산 꼴난 등산기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4-11-02 21:43:16
추천수 15
조회수   1,032

제목

저의 덕유산 꼴난 등산기

글쓴이

변선희 [가입일자 : 2005-04-21]
내용

저는 어제 덕유산에 다녀왔습니다.


남편 고교의 가족산행에 참가한 것이었는데, 솔직히 결혼하고 처음의 등산이었습니다.


그전에 산에는 갔습니다만 대개 산 입구에서 사진이나 찍고 밥이나 먹고 오거나,


산에 오르기로 하고도 엄살을 부리고 중간에서 하산하는 탓에 남편은 아예 등산하면 저를 빼버렸었는데,


어제 처음 용기를 내어 가게 된 것이


그 덕유산은 가족등산 코스라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며 아주 살살 걸어내려오는 코스라는 말에


현혹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막상 등산을 가려고 하니 등산복도 없어서, 등산복을 사려다가 안 가려고 마음 먹은 탓에 옷도 남편의 헐렁한 옷을 얻어 입고, 등산화 까지도 남편것에 양말을 두어켤래 껴 신고 떠났습니다.


그런데 웬걸요. 곤돌라를 타고 정상으로 올라갈 때 안개처럼 비가 내리고 구름이 산허리를 감싸도는 모습은 사실 그림처럼 아름다웠습니다. 곤돌라 아래로는 사람의 팔만큼 큰 고사리들이 자라있으며 군데군데 자작나무들이 하얀 나뭇기둥을 드러내고 서 있는 모습들이 너무 그림같았거든요.


그런데 정상에서 계단을 오르는데 벌써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간신히 향적봉에 올라 사진을 찍고, 남편 동기들은 양주 한병을 따서 건배를 하고 뭐 그런 중에 저도 차를 마시고 내려오기 시작하는데, 무슨 길이 그리 길고 긴지, 거기에 길은 진흙 투성이에, 간수가 흐르고, 마치 그 등신불이라는 소설에서 그 주인공 남자가 한 밤중 스님을 따라갔다던 바로 그 길처럼 길 같지도 않은 돌덩이길 이었습니다.


물론 군데군데 고사목과 주목이 어우러져 아름답게 서 있는 풍경들이 위안이 되기는 하였지만, 무려 다섯 시간을 내려오는데, 척추에 문제가 좀 있는 저로서는 다리가 후들거리기 시작하더군요.


남편 친구들은 저를 생각하고 제 뒤에서 따라 오는 탓에 쉬지도 못하고 걸었고, 그들이 혹시 사진이라도 찍으면 얼른 앞서서 가려고 더 서둘러 내려갔지만 곧 저는 앞에서 걸리적 거리게 되고, 마침내 좀 앞서 가라고 했지만


후발을지지 받았노라면서 그들은 내 뒤를 굳건히 지켜주었습니다~.


정말 부담 백배였습니다. 내려가는 길 3.7킬로가 그렇게 긴 줄 정말 몰랐습니다. 내려오면서 별별 생각을 정말 다 했습니다. 여기서 쓰러진다면 어떻게 하나? 그 부끄러움을 어쩌나......, 암튼 온갖 힘을 다 내어 백련사까지 내려왔더니, 글쎄 말입니다. 거기서 5킬로를 더 걸어야 밥을 먹고 차를 탈 곳이랍니다~.


그 곳에서 저는 주저 앉았습니다. 남편은 이미 저를 너무나도 잘 파악하였고, 남편 친구분도 이미 파악을 마친 상태라 때 마침 전화가 와서 그 곳에는 차가 못 들어가는 곳이지만 사고가 발생했다는 핑계로 차를 들여보냈다 합니다.


그런데 차는 삼십분이 지나도 안 오더니, 트럭 하나가 왔는데, 바퀴가 나뭇잎에 걸려 올라오지도 못하고 고무타는 냄새만 나고, 한참을 씨름하다가 지나는 청년들이 어찌어찌 밀고 갖은 수를 다 써서 겨우 올라와 차를 돌려 저를 태워주었습니다.


민폐가 이런 민폐가 없었습니다.


차에서 내려 음식점에 간 저를 남편 친구들이 박수로 맞아주었고 부끄럽고 창피해서 쥐구멍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남편 친구들은 남편에게 저에게 우선 아주 좋은 등산화를 사주라고 압력도 넣어 주었으며 자주 오라고 격려를 해주는 등 완전 고마웠습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이상한 용기가 생기고, 다음엔 정말 산에 정식으로 도전해보고 싶어지더라구요. 그리고 온몸은 쑤시지만 오늘 열심히 집안 일을 했으며 정신은 아주 맑고 개운합니다. 산은 역시 좋습니다~

추천스크랩소스보기 목록
염일진 2014-11-02 22:05:45
답글

ㅎㅎ고생하셨군요.
평소 자그마한 동산에 오르면서 체력 단련 좀
하셔야 하겠네요~

백경훈 2014-11-02 23:42:16
답글

제가 히말라야 셀파를 소개시켜 드릴까유?
ㅡ,.ㅡ;;

이상한 용기라고 쓰고
이상한 오기라고 읽음
ㅡ,.ㅡ;;

이해원 2014-11-03 07:59:06
답글

백련사에서 관리사무소 까지의 길이 은근히 장난이 아니죠.
객기 안부리는 빠른 상황판단이 주위분들이나 프로그램 진행에 도움이 더 될때가 있읍니다.
담에 가실일 있으시면 곤돌라 타고 다시 내려 오셨다가 하산지로 찾아가는것도 실례가 안될것 같습니다.
곤돌라 타는곳에서 관리사무소 까지 거리 얼마 안됩니다.

이종호 2014-11-03 10:33:07
답글

체력을 키우지 않은 상태에서의 무리한 산행은 예기치않은 돌발 사태를 가져옵니다
자게의오아시스 선희님의 고장(?)은 어쩜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부엌에서 운전만 하시다 타이어도 중고타이어 낑가고 일반국도가 아닌 지방도를 주행하셨으니 논두렁에 타야 안빠진 것만 해도 천만다행입니다
이번 사고로 좋은 경험하셨고 또 오기가 발동 하셔서 서킷트랙을 주행 하고싶은 욕구가 생기셨다니
타야부터 한치수 큰걸루 주문하시고, 등판때기에 울러 메는니꾸샤꾸 항개 20리터준비 하시고
곧 날씨추워지니 목장갑 뻘겅고무코팅된 거 준비하시고 털벙거지, 목도리, 아이젠, 발목아대, 지팽이,물통, 엉디깔판,스뎅 물잔, 막깔리담는 보냉 가방, 그리고 서킷주행 필수 아이템 나이방 등등
준비해서 저랑 같이 손잡고 mt도봉 마당바우나 우이암부터 등정하시면서 체력을 키우실 것을 권해드림돠
글구, 김빱은 즉석 사진관 앞집이 흑미로 싸줘서 맛있는데 겉절이가 맛읎씀돠
제 입맛엔 만남의광장 초입두번째 흑미김빱집이 더낫더군요
막꺌리는 목깐통 맞은편 편의점이 천삼배권으로 김빱집들보다 이배권 쌉니다

참, 저는 주말엔 울 마님과 예약이 되어 있어 안됩니다
글구, 만일 울마님께 들키면 전 바로 종 3으로 스뎅식판 들고 서 있게 됩니다

이종호 2014-11-03 10:36:27
답글

글구 띄어쓰기가 개차반인 것은 테블릿으로 양엄지신공을쓰다보니 그리 된 겁니다
2해 부타캄돠

전성일 2014-11-03 11:35:00

    고생이 많으셨네요.-본문 댓글

댓글 중에 [저랑 같이]만 빼면 띄어쓰기가 개차반이라고 하신것은 별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흔한 인터넷 시대에선..-댓글 답글

이종호 2014-11-03 12:06:03

    잉가니 꼭 초를쳐요 ㅠ,.ㅜ^ 구신들은 모하나 몰러...

정영훈 2014-11-03 12:57:10
답글

40대부터 등산만큼 좋은 운동이 없습니다. 체력관리하셔서 후세(아이들)들과 남편에게 민폐끼치지 않으시면 최고죠.....................저희 어머니께서 자식들에게 부담주지 않겠다고 몸관리하시는데 정말 최고의 자녀생각이라 판단합니다

이수영 2014-11-04 07:58:44
답글

그래도 첫 산행치고는 잘 해내셨네요...

울 마누라도 간다했으면 좋겠는데 체력부족이라 엄두를 못내네요

  • 광고문의 결제관련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