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밤부터 내리는 비가 아직도 그치질 않는군요.
가을장마라 하더니,
한번도 멈추지 않고 내리는거 보면, 그 말이 맞는것 같습니다.
내일까지 내린다고 하니 가뜩이나 스산한 이 가을이 더욱 쓸쓸해집니다.
그렇다고 마냥 깔아져 지낼수만도 없어,
모처럼 실력발휘를 해봤습니다.
과거 군시절에 장교식당으로 보직을 명 받은적이 있어,
1 년여 복무한적이 있습니다,
그때 배운 요리실력이 30 여년이 지난 오늘날에 빛을 발하는군요.
아... 뭐.. 그렇다고하더라도 제대로 배운건 하나도 없습니다.
전문요리사 발끝 근처도 못가는 실력이지만,
그래도 나름 묵은김치 다져넣고, 밀가루 풀고 계란 2 개 깨넣어 참기름 한숟갈 넣고,
약간의 간을 하여 물 양을 맞춰 부어준후 사부작 사부작 뒤적여,
지글지글 부쳐낸 지짐이 모양과 달리 제법 맛이 좋습니다.
인생 뭐 별거 있나요..
자신이 가진 최소한의 것으로 자신이 할수 있는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하면 이렇게 소소한 즐거움도 있는거지요.
세상엔 좋고도 좋은게 넘쳐 나겠지만,
내 수준에 맞추어먹는 이런 자그만 음식 하나마저도,
이렇게 비오는 날..
그 누군가에겐 그림속의 떡일 수도 있을겁니다.
그저 오늘 하루도 이렇게 따뜻한 음식에,
쓰디쓴 소주 한잔을 곁들이며 캬! 하고 세상만사 근심을 뱉어낼수 있으니,
이만한 행복이 또 어디 있으랴.. 하면서,
쓰디쓴건 내가 마시고 남들에게는 가급적 달콤한 얘기만 해야겠다 라는 생각이 드는걸 보니,
비록 순탄치않은 삶을 살아왔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세상 마구잽이로만 살아온것 같지는 않아,
한편으론 다행스럽기도 하고 그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