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공연히 왜 돌을 던지세요? ~~" |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 |
2014-10-21 14:37:49 |
|
|
|
|
제목 |
|
|
"공연히 왜 돌을 던지세요? ~~" |
글쓴이 |
|
|
전성일 [가입일자 : 2003-11-12] |
내용
|
|
위와 같이 물었죠.
"공연히 왜 돌을 던지세요?"
그녀가 길가에 표식을 써둔 나무 표지판을 향해 돌을 던지고 있더라구요.
"강이고, 산이고 언제부터 사유지 였다고 일반인들의 출입을 막는다는게 말이 되나요?"
가까이 다가가 보니 나무판대기에는 대충 흘겨쓴 글씨로 [이곳은 사유지이니 일반인은 출입하지 마시오.] 하단에 주인 백이라고 써져 있더군요.
모범생은 아니지만 선생님이 하지 말라면 하지 않고 살아왔던 저로서는..출입하지 말라면 출입안하면 되는데 왜 저러시나?..의아해했죠.
하지만 마른 체격에 다소 다부지게 생긴 그녀는 이후에도 몇 차례 돌을 던지며 씩씩 거리더니..분에 지쳤는지..제가 앉아있는 옆에 털썩 앉더니..
조상 대대로 물려주시는 자연을 사람들이 제각각 재단하여 니꺼 내꺼 나누어버리고 그걸 개발하는 과정에서 환경파괴가 일어나니 이건 옳지 못하다.
여기서 조금만 나가면 운치가 좋은 북한강인데 개인 사유지라고 푯말을 걸어놓고 출입을 금지하니 어이가 없어서 그랬다..그러더군요..
그러면서..주섬주섬 빽을 뒤지더니 담배를 꺼내 가늘고 흰 고운 손가락 사이에 끼우고 불을 붙여 보조개가 쏙 들어갈 정도로 맛있게 담배연기를 빨아 공중에 날리더군요..
다소 갸름하지만 그리 미인 축은 아니고 평범한 얼굴에 약간 그을린 듯한 피부..검정 티에 청바지를 입고 있던 그녀는..
그렇게 환경을 파괴한다는 주인 백을 분개 해하며 담배 한대를 다 빨아 공기 중에 나누어 주곤..홀연히 일어나 가벼운 목례를 하고 총총히 사라지더군요..
언제나 한번 해보자고 결심했던 나만의 홀로 여행을 정말 우연한 기회에 평일 휴가를 잡아 목적지를 따로 두지 않고 기차를 타보았죠.
덜컹거리는 기차 안 좌석은 쏟아 들어오는 햇살을 감당하지 못한 채, 평일이라 비어있는 좌석은 덜컹거리는 설렘보다는 적막감이 더 엄습해와, 연결 칸으로 나가보니 차림으로 보아 대학생인 듯한 남녀 또래들이 재잘대고 있는데..기차 안 드문드문 좌석을 채운 채 무거운 눈꺼풀을 내리고 있는 으르신 들을 보다가 젊은 학생들을 보니 그제야 기차타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겨우 들더군요..
기차는 쿨렁 쿨렁거리며 도시를 지나 도시와 시골 경계 점을 지나..이제는 더 이상 도시 같지 않은 시골 풍경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연결 칸 계단에 앉아 스쳐가는 풍경을 넋을 빼고 보고 있으니..혼자라는 생각이 물씬 들어옵니다.. 혼자여서 먼가 짜릿하면서도..(혼자라는) 적막감과 막연한 우울 감이 혼재된..
기차는 그러던지 말던지...그져 내달리고...그러다가..강줄기가 눈에 들어오고..댐이 보이고...기차가 서길래..
미련 없이 내렸는데..무척 작은 간이역이네요..
아까 보았던 강줄기 방향을 향해 터덕터덕 걷다 보니..작은 못이 나오는데..동네 꼬맹이녀석들이 팬티만 걸친 채 물웅덩이에서 물장구치고 놀고들 있네요..멀리서도 그 웃음소리가 들릴 정도로..
까르르..까르르...흡사 개콘대학 수지 웃음소리같은..들고있던 수동 카메라로 셔터를 몇 개 누르니...놀다가도 브이질을 하는.....검게 탓지만..웃을때의 미소가 시골틱 스러우면서도 개구진 녀석들이 참 평안해 보이네요..(좋을 때다..이녀석들아)..
계획되어지지 않은 작은 오솔길을 따라 걷다보니 참 낯설지만 왠지 푸근한 우리 산하라는 생각에 또 셔터 좀 누르고...
이윽고 더 이상의 가로수가 끊기고 나타난 곳은 강줄기가 훤희 보이는 자갈이 가득한 공터앞에..
그 크지도 작지도 않은 팻말이.. 우뚝. 그러거나 말거나 강가로 걸어가..도심에서의 혼잡은 나몰라라 하며 무심히 흘러가는 강줄기를 바라보다...뜨거운 햇살을 이기지 못하고 뒤로 후퇴하여 그늘진 곳에 앉아 멍때리고 있다보니..
어느새 나타났는지 모를 그녀가 팻말에 돌을 던지고 있더군요..
"공연히 왜 돌을 던지세요?"...........
혼자만의 여행 ver 1.0 1985.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