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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죽음과 일박 이일의 밤샘후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4-10-07 22:02:57
추천수 12
조회수   2,171

제목

친구의 죽음과 일박 이일의 밤샘후

글쓴이

변선희 [가입일자 : 2005-04-21]
내용
친구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힘들었다고 말하지 않았다고

모든 친구들은 그를 원망합니다.



그 친구의 어려움은 다 알고 있었으면서도

왜 그리 힘들다고 말하지 않았느냐고

말하기만 합니다.



여러분의 조문은 사절합니다.

우울한 분위기를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

밤샘을 하고, 용인 화장장에 장지까지 가고, 남양주에 친구를 태워주고

언니와 코스트코 시장도 봐주고

동문회 모임에 잠시 들려 인사만 한다는 것이 일어서기 뭐해서 시간 반 앉아있었는데도

피곤하기보다는 조금 멍할 뿐입니다.



토지에서 월선의 죽음이 상여도 꾸미고 조촐한 것이 그럴듯해서 주위의 여인들은 시샘도 합니다.

임이네가 주동이 된 것이었지만

살아서보다는 죽어서 잘하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정확하게 승용차에서의 연탄불 일산화탄소 흡입의 죽음.

갓 쉰을 살다간 그 친구의 기개가 아깝고, 평소 꾸던 꿈이 아까워 통곡하였습니다.

그리고 많은 친구들이 몰려 친구를 함께 애절하게 보내었습니다.



누군가 제게 추모의 시를 쓰라기에

시 전공도 아니면서 덥석 그러마고 하고,

우리끼리 올리는 작은 추모식에 낭독하여 친구들을 울리면서

정말 미안하고 서럽고 가슴아팠습니다.



살아야 하리, 살아야 하리, 전쟁에 나가는 병사들 부디 살아 돌아와야 하리.

그렇게 귀중한 생명인데, 그렇게 소중한 사람인데 말입니다.



상사가 좋으면 얼마나 좋으며

죽은 뒤 좋은들 뭐가 좋습니까.

살아야 합니다. 부디 우리들은 모두 살아 남아야 합니다.

이런 생각만 들었습니다.



덕분에 울 대표님 드리려고 며칠째 차에 올려두었던 유자차는

어느 친구를 태워주고 오는 길에 같이 건내주느라

아직 대표님께 보내지도 못하였습니다.

게으른게 아니었는데,

피곤한 것도 아닌데,

왜 이리 멍청해지는 걸까 하며..



우리 참 오래 살아가자고 말합니다.

여러분 구순까지 사십시요.

저 시인은 아니어도 축시 적어 드릴 수도 있고

덩실덩실 춤추어 드릴 수도 있겠습니다.

모두들... 천수를 누리시기를 부탁드리며

친구의 조문은 사절합니다.

이유는 폐끼치기 위하여 글을 쓴 것은 아니기에 말입니다.



살아 있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여러분이 있어 고맙습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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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ws213@empal.com 2014-10-07 22:10:08
답글

가는 님 생눈으로 보고 있자면 너무도 깊고도 깊은 만감이 교차하지요.
저무는 날까지 태양처럼 살아야 하는데....,

전성일 2014-10-07 22:20:06
답글

살아있어야만 느낄수 있는것이 가장 인간적이자, 가장 고귀한것이라는 말씀에 한표 얹습니다. 저 역시 살아계신 선희님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씀 전합니다.

이재경 2014-10-07 22:20:59
답글

....뭐라 말씀드려야할지...

이선동 2014-10-07 22:31:16
답글

삶이 죽음보다 힘겨울 때, 우리는 죽음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봅니다.
슬픔과 안타까움은 선희님의 것일뿐 친구분의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너무 슬퍼 마시고, 친구분의 영면을 기원하시기 바랍니다.


다만 우리에게 도덕적인 의무가 있다면
혹여 살아남은 자들 중에 삶이 죽음보다 더 고통스스러운 이들이 없는지 살펴볼 일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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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절망의 끝에선 그들에게 나누어줄 희망의 앵케체인을 꺼낼 때 인 것 같네요.

권태형 2014-10-07 22:32:37
답글

삶을 바라보고 대처해나가는 자세가 정말 사람마다 틀린 것 같습니다.
그냥 편안하게 내려놓으면 되는데 정말이지 그게 쉽지 않나 봅니다.

김지태 2014-10-07 23:01:54
답글

변선희님 그간 글을보면 저와 나이가 비슷하신 것 같은데 저도 50즈음에 들어서면서 삶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건방진 소리일지 모르나 살만큼 살았다는 생각이 드니 살아야겠다는 애착이 줄었다고 할까요, 수명의 길이 보다 삶의 질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힘들고 어렵게 고통 받으며 오래 살 가치가 있느냐는 회의도 들고요

삶의 질이 충족 되면서 장수를 하는건 축복이나 그렇지 못한 상태에서 오래 사는건 특히나 요즘같이 노인층의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에서는 후손에게 죄를 짓는다는 생각도 듭니다.

오래전부터 똥밭을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얘기도 있지만 그건 이 시대 상황과는 안맞는다는 생각이 들구요, 친구분의 선택에 대해서 애석해 하실 필요는 없다고 보구요 대신 친구의 최후의 선택을 존중해 주시고 영면을 기원해 드리는게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백광현 2014-10-07 23:25:45
답글

친구분의 선택을 나무라실 것도 없고, 선희님의 마음의 아쉬움을 아쉬워 하실 것도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의 만남과 헤어짐이 교과서 같이 갈 순 없는 것을 아마도 우리 회원님들 모두 아실 것 같습니다. 선택은 각자의 몫입니다. 방법은 서로 다르지만, 좋은 곳에 가셨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나와 다른 방법을 선택한 친구를 위해, 오늘 한 잔 기울이는 것이 남은자의 선택이지 않을까 싶습니다...ps 만일 제 친구 였다면..저도 무척 아쉬웠을 것 같습니다. 하늘 나라이건, 극락이건 안식을 누리시길 빕니다....

구행복 2014-10-07 23:31:50
답글

계산기로 아무리 두들겨봐도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시간은 고작 30년정도밖에 안되는 것 같습니다.

죽음은 모든 사람이 맞이하는데요.
그게 현실이 되는 사람과 조금 여유가 있는 사람의 차이밖에 없죠.

친구분의 아쉬운 죽음에 애도를 표합니다.

저는 제 죽음에 대해 이렇게 할려고 평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장례예식같은 것 필요없이 시신 기부할려구요.
오랫동안 자연에 해를 끼쳤으니 무엇인가 보답을 하는 것이 도리가 아닐까 생각하다보니 그게 좋겠더군요.

누구나 할 것없이 하루하루가 소중합니다.
매일매일의 삶에 충실하고 누릴 수 있을 때 누릴려고 합니다.

최근 자전거 구입하여 아파트 주변으로 잘 다니고 있는데 몇가지 준비 완료되는 대로 장거리 출정 갈 예정입니다.

이수영 2014-10-07 23:33:25
답글

아픈 기억이 하나 더 생기셨네요

편한 맘을 가지기 힘드시겠지만

잠이라도 편히 주무셨으면 좋겠네요...

이종호 2014-10-07 23:47:14
답글

아귀다툼을 하고 있는 우리들의 삶.. 과연 숨쉬기 때문에 살아있는 것이 좋다고 할 수 있는지?
딸자식을 시집보낸 그 이듬해 손주를 보기도 전에 목을 메어 자살한 친구녀석의 심정을 누가 알까?
같이 한 이불을 덮고 살면서도 목을 맨 남편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주제에
졸지에 조문간 친구에게 '같이 이야기라도 해주지 ?' 라고 푸념을 할 자격이 있는지?
술마시고 히히덕거리고 떠들고 지내는 벗들인들 내 마음을 알고 이해 해 줄까?
내 인생은 나의 것이란 노래도 있듯, 남이 나를 이해해주고, 내가 남을 이해하려 몸부림칠 것이 아니라
내 것은 내가 스스로 남에게 나를 보일 필요도, 남이 나를 보아 달라고 할 필요도 없이
그저 조용히 주어진 삶을 살다 가는 것이 진정한 삶이 아닐까?

내가 나를 제대로 보지 못하면서, 남이 나를 봐주길 바라며,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몸부림치면서 사는 미물들이 우리들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병호 2014-10-07 23:50:50
답글

얼마나 힘이 들었으면 그런 선택을 했을까요?

한편으론 안타까운 생각이 들고 또 다른 생각은 그분에게는 그게 최선이었다면.....

그 또한 존중되었으면 합니다. R.I.P

이용수 2014-10-08 00:00:32
답글

한때 사고로 병원에 근2년간 입원하면서 볼것 안볼것 다보면서 지낸적 있숨돠,
다인병실이라 환자와 보호자 포함하면 10여명 되는병실에서
간혹 간호사 눈을 피해 통닭에 은밀히 포장된 쓴쐬주 몇잔에 긴병의 쓰트레스를 풀곤 했습니다만
결론은,,,,인생은 짧아도 건강하게 살다가는것이 갑이라는 결론을,,,,,,
짧은 인생도 축복해줄수 있는 넉넉한 사회였숨 합니다,,,,

최창식 2014-10-08 01:00:48
답글

자살도 각 개인의 선택이고 권리일까요? 그보다는 우울증의 최종단계라고 봅니다. 말기 암처럼요.

말기 암으로 죽은 사람이 안타깝듯 그것도 안타까운 일이고, 존중 씩이나 할 것은 아닌 것 같네요.

눈이 안 보이는 사람도 다리를 못 쓰는 사람도 정신만 굳건하면 어지간해서 자살까지 하지는 않죠.

남삼우 2014-10-08 08:57:42
답글

저 또한 그제 친한 지인 부인의 부고를 접했습니다.
S대졸업후 뉴욕대에서 생물학박사를 하고 국내1호 벤처기업을 설립히고
국회의원이며 한국바이오협회장을 지낸 그녀도 작년 말 인지한 백혈병을 이겨내지못하고
55세의 짧은 삶을 마감하였습니다.
조문을 마치고 아들 딸 옆에 있는 지인에게 손을 내미는 순간 지인이 저를 끌어안고
그간 참고있었던 울음을 터뜨리더군요....억지로 참고있던 저마져....
빈소에는 정관계의 수장뿐아니라 넘쳐나는 조화들이 수북히 쌓였습니다...
왠지모를 이유로 꺽여 수많이 꽃혀있었던 국화들....
바로 얼마전 인천 드림파크 국화축제에 출품되어 그 아름다운 자태를 맘것 뽐내던 화려한 국화들을 보며
역시 가을은 국화의 계절이구나..했었건만
자기도 모르는 이유로 인해 꺽여 그곳까지 도착한 이런 슬픈국화도 있음을 보며..
이또한 ... 우리의 삶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언젠가의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기에 매일 매일 최선을 다하여
착하게 살아야겠지요...
오늘이 발인인데...마음이 아픕니다....

임덕민 2014-10-08 12:01:19
답글

쓰신 글에서 그 애절함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많으 지치셨을 것 같은데, 조금 휴식을 취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지금 주변에 안좋은 방법을 선택하려는 이가 있어 참으로 힘든 상태입니다.
뭔가 하려는데 안되는 상황을 넘어, 이제는 하고자하는는 의욕을 잃은 상태이기에
다시 마음의 불을 살리는 것이 정말 고통스럽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이로 인해
반 미쳐가고있는데, 정작 본인은 이미 모든 것을 내려놓은 상태라 아무런 미련과 걱정이 없네요.
이 와중에 어제 만난 친구 중 한명도 비슷한 이야기를 해서 좀 많이 뭐라 했는데,
아, 말로만 힘내라고 하는 것은 '난 모르겠으니 혼자 알아서 하세요' 라는 뜻과 진배없기에 좀 답답해집니다.

박병주 2014-10-08 12:04:52
답글

세월이 가면
잊혀지더군요.
하지만 어느순간
문득 떠오르는 그리움에
하던일 멈추고
하늘을 우러러보며
눈물을 훔칩니다.
ㅠ.ㅠ

강희석 2014-10-09 14:46:24
답글

오늘 한글날인데....한글조차 감정을 표현할 길이 없네요...부디 좋은 곳으로 가셨기를 빕니다. 상실감이 크고 무언가에 사뭇쳐서 멍하다는 기분이 이제는 이해가 갑니다. 얄굿게도 햇살이...기온이 따뜻한것이 화가날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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