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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나비 자주 보시나요?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4-10-04 00:57:10
추천수 15
조회수   3,555

제목

하얀나비 자주 보시나요?

글쓴이

변선희 [가입일자 : 2005-04-21]
내용
나비가 영혼이라는 말, 언젠가 들은 적이 있던 말 같기도 하고, 아닌 듯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이 하얀 나비가 참 자주 눈 앞에 나타납니다.

혹시 우리 어머니 영혼이신가 생각해서 일까요?



작년 유월  기운이 없으신 어머님을 병원에 모실 때만 해도,

예전에 그랬듯이 링거도 맞으시고,

기운 회복하시리라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패혈증세가 있으시다고 하더니,

의사샘께서 "만나고 싶은 분들 만나게 해드리고, 드시고 싶은 것 드시게 해드리라."

는 묘한 뉘앙스의 말을 듣고,

외가의 형제들에게 연락을 하였고, 번갈아 외사촌형제들이 다녀가고 그랬습니다.



그 날도 아버지를 모시고, 언니와 함께 어머니께 갔는데 영 안 깨어나시고 잠만 주무시더군요.

나중에 우리가 억지로 깨우는데, 일어나시질 못하고,

간병인이 '어젯밤 잠을 못 이루셔서 곤히 주무시는 모양.'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를 댁에 모셔다드리고 돌아오는 어느 사거리에서 잠시 좌회전을 위해 멈춰 서 있는데

하얀 나비가 한 마리 폴폴 날아 오르더니, 제 유리창에서 아른아른 거립니다.

곧 차들이 지나가면 낮게 날아다니는 나비가 다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속으로

"이 게 드라마 였더라면 어떤 죽음을 위한 복선일 수도 있겠다."

이렇게 무심하게 생각하고 돌아왔다가 차를 두고 강남 쪽에 가는 길에

언니, 오빠들로부터 어머니가 위독하시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마침 어디를 가는 중이라 어찌할 까 하다가

병원으로 전화를 했더니, 그 곳에서 이미 우리 어머니가 운명하셨다는 겁니다.

지하철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집으로 오면서

남편과 아이들에게 연락하고, 외사촌이며 이종사촌들에게 연락하고 그렇게 아이들을 데리고 병원으로 들어서는데

또 하얀 나비가 나폴대며 우리 앞에서 날갯짓을 하고 있었습니다.

안에 들어가 어머니를 보고 통곡을 하며, 다른 식구들은 어머니 유해와 함께 장례식장으로 가고

저는 아버지를 댁에 모셔다드리고,

장례식장으로 들어가는데 여전히 또 하얀나비가 있습니다.

여름내내 한번도 눈에 띄지 않던 나비가 그렇게 여러번 보이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그날 밤, 첫날이라 비교적 한산하게 넓은 홀에 오빠가 마시는 소주잔 앞에 앉아 있으니

우리 아이들도 오고, 형제들이 죽 둘러앉게 되어서 제가 문득

나비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망확인서를 보고, 제가 나비를 보던 시각이 어머님 운명하신 시각과 거의 비슷했거든요.

그랬더니 딸애가

"어 나도 학교에서 나오는데 하얀 나비가 따라왔어."

하는 겁니다. 이어 큰오빠도

"나도 그랬는데."

형제들이 줄줄이 그날 다 나비를 보았다는 것입니다.



이어 신기하게 나비는 장례식장 안인 홀에서도 있었고,

장례 이틀쨋날 무엇을 사러 시장을 다녀오라는 부탁을 받고

오빠의 차를 운전하여 시장으로 가는데

와이퍼 앞에서 또 하얀나비가 나폴대서 친척 언니와 신가하게 보라보았죠.



요즘도 저는 간혹 나비를 봅니다.

특히 아버지께 당번인 금요일이면 유난히 흰 나비가 저를 따라다니듯이 날아오는 걸 보고,

제가 옆에 누구라도 있어 보라고 하면 저 멀리 날아 어느새 보이지도 않습니다.



이렇게 제게만 자주 날아오고, 운전을 할 때도 바깥에 보면 늘 나비가 날아다니는 신기한 기분.

정말 나비는 제 어머니의 영혼이신 걸까요?



종가집의 맏며느리로 온갖 고생을 다 하시면서

모든 일에 모범을 보시셨던 어머니.

제가 남편과 아직 한 번도 부부싸움을 안 한 것이

"싸워서 이기면 승전비 세우냐?"

고 일러주신 어머니 말씀도 있지만, 괜한 불화로 어머니 심려끼칠 것이 두려워 아예 시비거리를 안 만든 까닭도 있었다 생각합니다.

진 자줏빛 끝동의 한복 치마 저고리가 유난히 잘 어울리셨던 어머니.

국민학교 졸업의 학력이시지만,

어떻게 우등상을 타셔서 외삼촌께서

"책보만 들고 왔다 갔다 하는 줄 알았는데..."

하시면서 떡을 해주셨다는 이야기도 들었고, 정말 지혜로우신 분이었죠.



회원님들은 올 해 나비를 몇 번 보셨나요?

작년 올 해 유난히 나비가 흔하게 날아다녀서 제게 그리 자주 보인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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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2014-10-04 06:34:21
답글

어머님을 그리워 하시는군요. 자게의 오아시스 선희님의 애틋한 어머님에 대한 그리움이 엿보이네요

권태형 2014-10-04 08:56:30
답글

개인적으로 그런 징조를 볼 수 있는 사람들도 극소수 있고.
그런 것을 볼 수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그리워도 꿈 속에서도 만날 수 없더군요.

김주항 2014-10-04 09:13:56
답글

자주 볼수는 엄꼬
가끔 듣기는 함돠....~.~!!

음 어디로 갈까요
님 찾는 하얀나비....~.~!! (노래 가사임다...ㅎ)

박병주 2014-10-04 10:26:54
답글

아랑의 전설에 등장합니다.
고을의 부사 딸인 아랑은 달구경을 하다가
욕보이려는 사람의 저항에 결국 살해되어
대나무 숲에 버려집니다.
딸이 바람나서 내뺀줄알고 부사직을 그만둡니다.
그 후 새로운 부사가 부임할때마다
아랑의 혼령이 나타나지만
모두 밤새 사망합니다.
마침내 담력좋은 부사가 부임하여
아랑의 억울한 사연과
다음날 (하얀나비인지 노란나비인지는 기억안남)나비가
머리위에 날아다닐 것이니 그 사람을 잡으라고 얘기하곤 날이 밝습니다.
ㅠ.ㅠ

김주항 2014-10-04 10:49:47
답글

ㄴ지가 봤능대 하얀 나비 였씀다...~.~!! (전설의 고향에서)

이종호 2014-10-04 11:37:15

    이 좋은 글에 댓글을 참...ㅡ,.ㅜ^ 난 저렇게 늘거가지 마라야쥐.....

김주항 2014-10-04 12:40:04
답글

사둔 남말 마시기 바람돠....~.~!! (철들은 체 하기는)

yws213@empal.com 2014-10-04 12:47:13
답글

제가 어느날 문득 양봉장에 가자고 하여 지인을 따라 같습니다. 자주 들르던 곳인데, 주변 느낌이 이상하여 발 아래 골이 진 곳을 내려다 보니 하얀나비 수 백마리가 군집으로 모여서 놀더군요. 아마 아직까지 방송에 보도되지 않은 것이 참으로 다행이다 싶더군요. 그 곳은 차량이 자주 지나다니는 길가에 있지만, 눈여겨 보지 않으면 쉽게 볼 수 없는 곳이랍니다. 궁금하시면 5백원을 저금하세요.

참, 본문과 달리 옆으로 샜습니다만, 변선희님의 생각은 일종의 자기 암시라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엔 영혼을 부축할 육신의 기운이 다하면 영혼이 새로운 생명의 기운에 의지하여
자신의 존재를 이어가는 것이 삶이라 생각합니다. 그것을 환생이라고 보겠죠.

변선희 2014-10-04 15:09:32
답글

우리 어머니께서는 산 중턱 높직이, 여주 고향 증조부모님 바로 아래에 편안히 누우셨습니다. 문필봉이 보이고, 도장 바위가 있고, 그 아래에는 저수지가 있는 곳이라 아주 오래전부터 명담으로 지목한 곳에 모실 수 있어 다행스러웠습니다.
막내딸인 저는 중학생이 되어서도, '엄마가 없으면 어떻게 살지?'하고 어머니를 바치던 아이였습니다. 지금도 간혹 재래시장에만 가면 어머니 생각이 나서 언젠가 정신줄 놓은 사람처럼 눈물을 흘리며 시장을 걸어다닌 적도 있지요.
요즘도 길 건너 수퍼에서 할머니들 뵈면 대개 댁까지 모셔다드리고, 떡도 드리고 그럽니다.그래서 남편이 오지랍이라 놀리지만,
제게 참으로 어지신 어머니가 계셔서 늘 행동을 지적해주시고, 사랑해 주셨던 것은 행운중의 행운이라 생각합니다.
댓글 주신 여러분 감사드립니다.
요며칠 집안을 옷정리로 시작하여 뒤집어 엎는 바람에 정신 없다가, 문득 바깥을 보는데, 베란다밖에서 나폴대는 나비를 보고 또 어머니를 떠올렸죠.
저희집에 오시면 앉으시기도 전에 냉장고부터 정리해주시려고 해서, 나중에는 그러시지 말라고 싫은 소리도 하던 일이 마음에 걸려서 문득 여러분에게 묻고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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