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 어퍼너 탐........
회사 일로 지방 출장을 갈 일이 있어 갔다 올라 오는 길에..
아마 2호선 지하철 공사를 한참 진행중이던 때 였을 겁니다.
늦은 시간에 서울역에 떨어져 날도 춥고 배도 출출하고 해서
동료직원과 같이 가락국수나 한그릇씩 먹고 가자고 했고
둘이 의기투합해서 의견일치를 보고 인근 포장마차로 갔습니다
당시,
서울역 구역사 옆에 TMO라는 곳이 있었고
그 주변엔 밤이면 불야성을 이루던 포장마차가 있었습니다.
지금도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제일 가까운 포장마차를 들어가니 이미 한사람이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가락국수를 먹고 있었습니다.
입에선 벌써 아밀라제가 고이고...
아주머니에게 가락국수 두그릇과 소주 한병을 주문하고서
옆에서 가락국수를 먹던 사람을 영혼 털린 사람처럼 보고 있었습니다.
이윽고, 먹음직 스러운 도톰한 면발의 가락국수가 나오자마자
걸신들린 듯 쇠주한잔 털어넣고 입으로 쑤셔넣었습니다.
국물이 일반 가락국수처럼 맑지는 않고 탁했지만 허기가 반찬이라..
그런데.....
차라리 안봤으면 좋았을 포장마차 아주머니의 행동을 보곤
입으로 맛나게 퍼 넣던 가락국수를 그대로 토하는 줄 알았습니다....ㅡ,.ㅜ^
그건 정말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우리가 가락국수 먹는데 정신이 팔렸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지는 몰라도
맞은편에서 가락국수를 먹다 남기고 간 것을 거두어다
돌아서서 면을 말아내던 통 위에서 그 그릇을 채에다 걸러
아밀라제 범벅이 된 궁물은 육수통으로 들어가고 면과 찌꺼기들은 쓰레기 통으로...ㅡ,.ㅜ^
어쩐지 가락국수 궁물이 맑지가 않고 뿌옇다 했드니만....ㅡ,.ㅜ^
그릇도 행주빠는 뻘건 다라이에다 한번 휘익 휘저어 엎어놓더군요...씨양!
개수용 물도 그렇고 육수도 그렇고....ㅡ,.ㅜ^
그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고는 먹던 국수에다 소주남은 것이랑
나무젓가락 부러뜨려 넣고 휴지, 단무지까지 쏟아붓고 나왔습니다.
그 뒤로는 아무리 배가 고파도 길거리 음식은 사먹지 않는 버릇이 생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