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블로그에서 퍼왔습니다. 경어체가 아니므로 이점 감안하고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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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술 중독이 될까.
어떤이는 말한다.
어렸을 때 아버지가 반주를 꼭 하셨는데 어머니는 이것을 그토록 못 바땅하게 생각하셨다.
아버지가 술을 많이 마시는 것을 막으려고 술병에다 금을 그어 하루 분량을 표시했다. 보니 하루 반병 정도..
물론 아버지는 어머니 몰래 틈틈히 하루 분량을 초과했다.
이 문제 때문에 두분은 많이 다투셨는데
어머니가 아버지의 술 마시는 것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당시 아버지는 연희 전문을 나와 일본에 유학까지 갔으니 인텔리 중 인텔리였다.
사업도 크게 하시고 대인관계도 넓어 처음에는 사는데는 큰 문제가 없었으나, 하던 사업이 잘못돼 가세가 급격하게 기울게 되엇다.
아버지는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연민에 깊숙히 빠져 헤오나오질 못했고, 그 상심을 술로 달래었다.
어머니는 이런 상황이 싫었던 것이다.
어머니는 광주리를 머리에 이고 물건을 파는 것을 힘들어 하는 것이 아니라 남편이 그렇게 망가지는 게 가슴 아파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그 아들도 아버지더러 어머니가 그렇게 싫어하는데 왜 그렇게 술을 마시냐고 성화였다.
아무리 머리가 좋고, 세상 일을 깨우치는 사람이라도 나이가 되지 않으면 깨우치지 못하는 게 있다.
세상 경험이, 나이가 가르쳐 주는 깨달음이 있기 마련이다.
그 사람은 이제 와서 후회한다.
왜 마음 편하게 드시도록 놔두지 못했을까.
자신이 나이들어 아버지의 나이가 되었으니 나이가 그를 가르친 것이다.
당시 아버지의 심정이 어떠했을까....
이것이 그 사람의 마음을 더 미어지게 한다.
술은 친구와 같은 존재다.
일주일이면 4~5일 정도는 술을 마신다.
술을 좋아 하지만 많이 마시지는 않는다.
1~2번 정도는 다름 사람과 함께, 2~3번은 집에서 혹은 술집에서 혼자 마신다.
해야 할 일이 없어 술마시는 게 아니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추진력이 떨어지고 어떤 일에 대해 진지한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세상 일에 심드렁해진다.
삶은 무료해지고 이를 달래려 감각적인 것을 찾는다.
그렇다고 이 나이에 디스코텍에서 발을 비빌 수도 없다.
그래서 술을 찾는다.
술로 무료함을 달랜다는 것은 어찌 보면 참 쉬운 결정이다.
다시 생각해 본다.
모든 일에 자신이 있고, 사는 게 행복해 환장할 정도가 되어도 술로 무료함을 달래려고 했을까..
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대체로 보면 사는게 팍팍한 사람들이다.
사는게 팍팍하고, 하는 일이 팍팍하다. 돈이 다소간 있더라도 하고 싶은 일이 아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은..
경기가 나쁘면 술이 많이 팔린 이유다.
쉬운 결정... 술로 그 돌파구를 찾으려 한다. 비용도 저렴하다. 그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제외다.
삶의 무료함을 술이 아닌 다른 것으로 돌파구를 찾을 날은 오기는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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