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동창 친구가 양주라는 곳에 지역아동 센터를 개설하였습니다. 힘겹게 새집으로 아주 이쁘게 지어 놓았는데 이런 지역아동센터라는 곳이 열악한 줄 비로소 알았습니다.
온 동네의 어린이나 청소년을 다 불러서 그야말로 공짜로 방과후 수업을 시켜주는 시스템인데, 온갖 특별활동 교사들이 필요하고, 또 따로이 간식이나 식사도 주어야 하는데 처음 개소후 2년간은 전혀 관의 지원이 없다네요.
어떤 방식으로든지, 2년을 버텨내면 그제야 관의 지원이 나와 최소한의 경비를 받을 수 있다는데, 이 친구 마음만으로 무모하게 시작하다 보니 그야말로 열악함 자체 입니다.
그 전부터 제게 그 곳에서 학생들의 논술 글짓기 수업을 해달라는 떼에 걱정하였는데, 사실 강북인 저의 집에서도 거의 한시간이 넘게 걸리는 오지이다 보니, 일주일에 한번은 간다 하더라도 여간 품과 시간이 드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도 이 친구가 제게는 오랜 친구이고, 동화책이나 읽던 제게 맨 처음 좁은문이나 데미안 적과 흑 등의 문고판 책으로 독서의 장을 열어주게도 하였고, 여러모로 소중한 친구이다 보니 승락하고 갔는데,
정말 책 몇 권이 고작이라, 집에 있는 책 중에 동화를 비롯하여 우리 아이들이 즐겨보던 만화책 씨리즈며 이발관에 걸어 놓을 법한 우스운 그림 액자며 아무튼 성심껏 실어다주고, 수업을 하는데 재미는 의외로 쏠쏠합니다.
헤 맑은 시골 소년 소녀들은 저의 수다스러운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글이란 게 우스워서 이런 저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며 진행하자, 정말 하고싶은 말을 기탄없이 써내려가는 순수한 용기는 감탄스럽습니다.
일 학년때 자신은 공부를 못해서 축구를 추구하고 쓰자, 속셈학원 샘이 연필로 머리를 콕콕찔렀다며, 자신의 일학년은 슬픈 일학년이었다는 글도 있고.
암튼 내 어려운 사정 이야기는 남에게 못하지만, 그래도 남의 이야기를 하기는 수월해서 이제는 좀 사업께나 한다는 이들을 보면,
좀 후원회원이 되는 것이 어떠냐고 넌즈시 떠보기도 합니다.
알고 보니, 이런 단체에 후원을 하면 나중에 세금공제를 받는 다는 조항도 있는 것 같습니다.
혹시 사업을 진행하시는 분들께서는 제 친구 아동센터면 더 좋겠지만, 좀 알아보셔서 세금 공제도 되고 하니, 이런 류의 기관에 더러 후원도 하고 그러셨으면 하고 바랍니다.
나라의 백년대계는 아무래도 교육이라고 하니, 인구도 준다고 하는데, 알짜로 우리 애들을 키워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미 그러신 분들도 많으실 줄 압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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