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 바로밑에 1찐님의 외국인 츠자와의 썸 실패담에 격분해서
어저께 즌기철또 안에서 일어났던 묘령의 츠자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ㅡ,.ㅜ^
어제 늦으막히 앵벌이를 끝내고 집구석으로 기어가려는데
외국인 네명이 즌기철또 대합실에서 지도를 들고 서서 버벅대고 있기에
유창한(?) 영글리쉬로 혀를 말아가면서 "May I 도와줄까 너?" 그랬더니만
"그래, I"m going to 동대문, but, 워느쪽 방향 즌기 철또를 타야 하냐?"
하면서 지도를 보여주더군요...
그래서 이리 저리 씨부려 가면서
"나두 거그 지나간다 긍까네 그쪽 거 타지말구 transit 하지만 express 이거 타구가라"
그러면서 완행 뒤에 바로 따라오던 구로행 급행 즌기철또를 타고
같이 다정하게(?) 옆자리에 앉아서 서로 앞만 쳐다보고 암말 않고
목석처럼 같이 타고 가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중간에 조금 수다스럽게 생긴 잉간이 자꾸 지도를 보면서 말을 시키는 통에
짤븐 영글리시 뽀록날까 봐 혼났었씀돠.
"여그서 갈아타면 2호선, 여그서 갈아타면 4호선, 여그가 설역인데 디따 크고,
여그가 설시가 있는 역이고 인근에 덕수 palace 가 있다, 시간 남 한번 가봐라,
동대문에 숙소가 있냐? 아님 관광하러 가는거냐? 워디서 왜 왔냐? 등등..."
근데, 그 외국인들이 동대문에서 내리고 난 뒤
접지를 하고 누깔을 감으려고 하는 순간
맞은 편에 앉아있던 묘령의 여성과 눈길이 마주쳤습니다...
저는 모르고 있었는데, 그 묘령의 여성은 줄곧 저를 유심히 쳐다보고 있었더군요...ㅡ,.ㅜ^
난,그 묘령의 여성의 그런 그윽한 시선을 애써 외면하는 척
귀때기에 얹은 데농 불투폰에서 나오는
핑플의 "On the Turining a way"를 의도적으로 웅얼웅얼 씨부리면서
슬쩍 슬쩍 그 묘령의 여성과 어색한(?) 시선을 교환하면서 mt 도봉역까지 왔습니다.
즌기 철또를 타고 집으로 오는 내내
제 대구빡에선 별의 별 상상이 다 스쳐갔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은 바로 이거였습니다
그 묘령의 여성은 제가 내리는 모습을 끝까지 시선을 떼지 않고
즌기철또가 출발하는 창밖으로 멀어져 갈 때까지 바라다 보고 있었다는 겁니다.
참 묘한 기분이었습니다....^^
집으로 오면서 한참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나잇살 처먹은 놈이긴 하지만
엉디 곡선미가 드러나는 캘빈 청바지에
불투 데농 귀때기 폰과 영글리쉬...
눌러쓴 검은 모자아래 안경 안으로 보이는 지성미와
볼수록 나이에 걸맞지 않게 귀여운 모습...짜식, 제법인데?"
"나도, 이담에 저렇게 늘거갈 수 있는 그런 넘 하나 붙잡아 시집가야쥐..."
이런 혼자만의 상상을 해봐씀돠.^^
집구석을 어떻게 왔는지 모르게 왔었던 어저께 사건 일지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