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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아이들의 사춘기에 대하여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4-09-17 23:38:43
추천수 21
조회수   1,296

제목

사내아이들의 사춘기에 대하여

글쓴이

변선희 [가입일자 : 2005-04-21]
내용
제가 얼마전 초등학교 동창회에 다녀온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지요.

우리는 그 전 날 밤에,

손님이 다 가버린 그 넓은 숲속 아방궁같은 식당에서

우리들만 모여 늦도록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우리들이 모여 앉은 곳은 데크가 깔린 테라스였는데, 계곡이 연해 있어서 숲과 마주하다보니, 풀벌레 소리며

밤새 우는 소리가 정말 서정적인 밤이었습니다.

근데 말입니다.

이러한 싯적인 풍경 속에서

제 남동창 B가 문득 자신의 사춘기 이야기를 하는데.

글쎄 14살 어린 소년 시절, 남의 집 처녀들이 자는 방에 몰래 숨어들어 몇번이고 자는 모습을 훔쳐보았다고 하더라구요.

그 어린 소년이 무얼 알아서, 새벽 서너시에 몰래 일어나 마루에 모기장을 치고 잠을 자는 여선배의 흰 다리를 훔쳐보았으며,

자신의 이상형이 전혀 아닌  A라는 여학생의 방에 들어가기도 했다는 군요.

근데 그 여학생이 잠결에 깨어 누군가 다리를 만지는 것을 보고는

벌떡 일어나 잠결에 손을 탁 치는 바람에 도망쳐 나왔다는 이야기도 하던데.

남자들은 그 시기에 그런 행동을 하는 건가요?



저는 문득 여중시절 친구들과 돌려보면 사랑의 체험수기--고교 4년생의 사랑..류-를 떠올리며

시골이 도시보다는 훨씬 이성과의 만남이 쉬울 수 있다는 걸 떠올린 적은 있습니다.

도시에는 만나서 빵 하나를 먹다가도, 사실 옆 사람들 눈치를 보아야 했고 단속도 있었을 테니,

사실 건전한 이성교제가 주류인데 반하여

시골은 장소가 도시보다 훨씬 은밀하고 풍부하다는 잇점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 상태에서

관심의 분야가 별로 없는 것이 문제가 아니었을까 생각은 하지만

14살 소년의 호기심은 쫌 의외였습니다.



제가 상상하기에는

시골의 학생들이 있는데, 어쩌다가 늦어져 같이 고갯길을 걸어 올 때도 앞 서거나 뒷서거나 하면서 걷고

어느 날 몹시 추운 날, 남학생이 논에 짚단에 불을 붙이고 같이 서서 불을 쬐자고 하고

서로 불을 쪼이는데, 불길이 따뜻해서 얼굴이 달아올랐는 지는 몰라도

두 사람은 얼굴이 서로 붉어져 있었다.

이런 정도의 상상만 가능했는데요~



그 날밤 B의 후일담은

서울에 상경하여 일 할 때 A 가 문득 찾아왔고, 정말 맛있는 저녁을 사주고 여관까지 갔으나

정말 아무 일 없이 보내었고, 그리고 그 후로는 그녀의 소식을 모른다 였어요.



제가 물었죠.

"A는 아마도 네가 자신에게 관심이 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온 거 같아."

B는 그 말에는 수긍했지만 다시 보았을 때 반가운 것은 사실이었지만, 오누이 같은 정겨운 고향친구였다고 그래서 정말 정신을 차리고 보내었다고 하더군요.



도시와 시골의 정서가 다른 건가. 하는 생각도 하면서 그 소년의 행동이 왠지 귀엽게 느껴져서

그 옆에 당숙더러 본인도 그 시절에 그랬냐고 했더니

도리도리 하더군요.



도시와 시골의 차이가 아니라 다만 좀 일찍 성숙한 아이의 호기심이 남달랐던 걸까요?

새길 수록 고향 친구들과의 이야기는 도시에서 살아온 우리들과 달라서 흥미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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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2014-09-17 23:52:39
답글

과거의 메스미디어가 발달되지 못했던 그시절엔 청소년들의 호기심과 무한한(?)
성적 호기심을 표출 할 수있는 그런 도구(...라고 하니 좀 이상하지만 핸펀, 피씨, 오락실 등등을 의미함)나
놀이시설들이 없었기에 오히려 상상속의 호기심들을 상상이 아닌 실체의 모습으로
확인 해 보고 싶은 순수함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긴, 저 역시도 그랬었으니까요...

지금은 손가락 한번 클릭으로 상상이 아닌 실체의 모습들을 접할 수 있고
주변에서도 손쉽게 구할 수 있을 정도로 널려 있기에


겁많고 호기심에 가슴이 두근거리며 얼굴이 달아올랐던 과거의 우리들과는
많은 괴리가 있지 않을까요?

요즘 학생애들 너무 짙은 화장과 성형, 학생다운 모습이라곤 어디에서도 찿아 볼 수 없는
애늙은이가 양산된 것 같아 가슴아픕니다...

이 모든 것이 우리들이 만든 자식들의 자화상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선동 2014-09-18 08:57:05
답글

남자들의 성적 에너지가 가장 왕성한 시기가 20세라고 합니다.
결국 사춘기와 더불어 그 에너지가 시작되는 것이고,

모든 일이 그렇듯, 시작점에 타오르는 열정은 대단한 것이죠.
열다섯 어느날 옆집 누나의 무릎 언저리를 보고
밤새 가슴 뛰던 기억이 나네요.. ^^

lalenteur@hotmail.com 2014-09-18 08:59:00
답글

두 분의 연서(?)에 제3의 불청객이 끼어 드는 것이 거시기합니다만 어쩌겠습니까.

황순원선생의 '소나기' 같은 순수한 동심이 있겠고요. 또한 김유정 선생의 '동백꽃' 에서 그린 삶의 발라람이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대체로 요즘 아이들보다는 그 당시의 아이들이 순수했다는데 한표를 던집니다. 시대가 지나면 또 이런 얘기는 끊임없이 나오겠죠!

이종호 2014-09-18 09:00:59
답글

ㄴ 민재님....ㅡ,.ㅜ^ 사막에 오아시스 같은 분의 글에 댓글이 안달린다는 것은 죄악입니다....ㅠ,.ㅜ^
전혀 불손(?)한 의도는 전혀 읎씀돠.

lalenteur@hotmail.com 2014-09-18 09:34:17

    저도 이러한 형식의 글을 무척 좋아합니다. 에세이라고 해야 할까요? 굳이 분류를 하자면 수필인데 좋습니다 좋고요.

지금은 잠정 중단하신 김O정님 글은 제가 대하고 만나 본 기성의 어느 작가와도 뒤질 것이 없는, 오히려 더 빼어날 수가 있는데 작금에 대하지 못하니 아쉬움을 금할 길이 없군요.

두 분은 연서(?)든 뭐든 형식에 구애 받지 마시고 알찬 내용으로 열과 성을 다하시어 교류하시어요. 저는 굿이나 보고 떡(본문과 댓글 혹은 답글)이나 얻어 먹으렵니다. 3=33==333===

이수영 2014-09-18 09:41:11
답글

14살 중딩 남자애들이 성에 눈을 뜨면서 관심이 제일 많을때죠...

전성일 2014-09-18 09:54:08
답글

풀벌레 우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글을 읽으니...

김대선 2014-09-18 09:55:46
답글

가장 본능적인것이 가장 순수한것이 아닐까요?

제가 14살때 그러고 다녔다는것은 결단코 아닙니다.

변선희 2014-09-18 11:28:55

    제 당숙도 결코 안 그랬다면서, 그 말을 꺼낸 동창에게 거 미친~ 하고 눈 흘기더군요. 제 생각에도 김대선님 같으신 선비님들은 얼마든지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그런 마음이 든 사람들을 순수한으로 이해하시는 폭 넓으신 시야 참 좋습니다~ㅎ

이종호 2014-09-18 11:13:55
답글

ㄴ 퍼렁구신 대선님께서 청소년기에 그러고 댕기셨기 때문에 그리 퍼렇게 되신 휴유증에....ㅡ,.ㅜ^

박병주 2014-09-18 15:25:58
답글

그건 4춘기 가기 전단계인
3춘기라고 함뉘돠
그 아이가 자라면
중2가 됨뉘돠
ㅠ ㅠ

218.38.***.147 2014-09-18 18:46:40
답글

여성 회원분이라 제대로 된 댓글을 달아드리지 못하는게 유감입니다만...
7,80년대 중고등학교 시절에, 고등학교 2-3년생들중 좀 노는애들 한반에 한 두명은 성경험이 있구요.(그러면 여학생도 마찬 가지겠죠,,)
음악,미술선생님 스커트 밑에 손거울을 들이 대어 훔쳐보다 뾰닥구두로 피터지게 맞는 경우도 많았구요,
수업시간에 도색잡지, 플레이보이잡지 팬트하우스잡지 (남녀의 성관계사진) 보다가 많이도 맞구, 빼았겼구요.
학생들은 마땅히 스트레스 풀수 있는 방법이 없었어요..

기타를 친다거나 음악감상을 하는것도 여건이 안되고..
저같은 경우는 라디오만 주구장창 들었네요..
중,고등학교 때에는 여학생과 말한마디 해보지 못했고,
대학교때 에는 교제하는 몇명의 이성친구가 있었으나 결혼을 전제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손목 한번 잡지 않았네요..돈만 들입다 쓰고 ㅠ
요즘에는 몇번만나면 그렇게 된다지만 ...예전에 학생시절 에는 잘지켰던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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