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뭐 특별히 도움 드릴 것은 없고 몇 가지 살림 팁이랄지 그런 것 전해드리겠습니다.
혹시 전업주부 남성분들이나, 가사노동을 하시는 분들에게도 그렇고 아내를 도와주시는 착한 남정네들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1. 밥 맛있게 짓는 법.
밥맛은 역시 방금 지은 따뜻한 밥이겠죠. 쌀이 좋아야 좋은 밥맛이 나는 게 상식이겠지만 지금쯤이면 햅쌀이 많이 나오니까 대개의 쌀들도 맛이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밥 지을 때는 우선 쌀을 여러분 씻어야 합니다. 가장 좋은 용기는 이남박이라고 하는 좀 오돌도돌한 류의 스텐레스이던 플라스틱이던 그런 그릇이 좋은데요. 쌀 그릇 옆에는 싱크대 안에 따로 물을 받는 그릇을 놓고 거기 물을 받으면서 우선 한 번 쌀을 헹구어 낸 후, 거기서 아주 박박 쌀을 한 스무번 이상 으께십시오. 그리고 받아놓은 물을 쌀에 부어 손으로 정성껏 씻기를 일곱 번 합니다. 그렇게 씻은 후 이십여분 정도만 담그어 놓은 후 밥을 지으면 쌀 특유의 뜨물냄새도 안 날뿐더러, 밥이 기름이 흐르고 오래 두어도 잘 쉬지 않습니다.
왜 쌀을 일곱 번이나 헹구어내느냐 하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오래 씻으면 쌀눈이 떨어져나가 영양분이 다 사라진다느니 하시는 분들 계실 텐데, 이게 이유가 있는 것 같더라구요.
오래전 어느 글에서 보니, 어느 원님이 부임하여 그 고을에 이상하게 귀신이 출몰하고 안 좋은 일들이 생기자, 그 원님이 고민 끝에 밑에 사람을 불러 밥을 한 상 잘 차리라고 합니다. 특히 쌀도 일곱 번을 씻고, 모든 나물이며 재료들을 반드시 일곱 번을 씻어 음식을 만들라고 하죠. 과연 그 상을 들판에 놓자 어느 노인이 와서 상을 받는데 다 들고 난 후 ‘오랫만에 정갈한 음식을 참 잘 먹었다.’ 하며 원하는 게 있으면 말하여 보라고 합니다. 그래서 뭐 그 이상한 일을 해결하는데, 이 일곱 번의 씻음이 다른 것 제쳐두고 밥 맛과 향을 좋게 하는 것임은 틀림없습니다.
이렇게 여러번 씻은 쌀로 지은 밥을 계속해서 먹다보면 밥 짓는 냄새만으로도 밥있는 밥냄새인지, 덜 씻은 개운치 못한 밥 냄새인지가 구별될테니, 함 해보십시오~
2.
그리고 또 하나는 빨래 하는 법인데요. 전 빨래를 할 때마다 늘 삶는 빨래를 하고 집에서 드라이도 합니다. 우선 제가 빨래를 삶는다고 하면 무척 부지런하신가 봐요. 하지만 사실, 별로입니다. 대신 빨래를 늘 삶아서 그런지 저희 집의 수건은 늘 새하얗고, 남편의 런닝셔츠나 흰 옷은 아주 하얀 것이 속이 다 시원한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삶는 거 하나도 안 어렵습니다. 우선 빨래 삶는 삼순이(빨래 솥)나 헌 들통 등 빨래가 들어갈만한 삶는 그릇만 한 개 있으면 됩니다.
1.빨래를 구분한다. 색깔옷 과 흰 옷 그리고 삶을 것과 드라이를 할 옷 등으로 분류합니다.
2.색깔 옷을 먼저 세탁기에 넣어 돌립니다.
3.삶을 옷들(걸레와 속옷 행주를 같이 넣어 삶아도 괜찮음)을 모아 삶을 그릇에 넣고, 세제와 표백제를 넣어 중불로 가스렌지에 올리고 난 후 다시 세탁기 옆으로 갑니다.
4.큰 양푼에 따뜻한 물을 받은 후 시중에서 파는 드라이세제를 정량 넣는다. 대개 퍼품으로 두어번 하거나 티스픈으로 두 세 번. 드라이할 옷이 색깔 옷과 흰옷으로 분류되면 그 물을 나눠 다른 그릇에 담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물에 드라이 할 옷 역시 색깔별로 넣습니다.
5.한 이십분 쯤 지나면 빨래는 가스렌지에서 끓어나기 시작하죠. 그러면 긴 막대기 같은 걸로 한번 뒤적여주고는 중불 상태로 그냥 둡니다.
6.드라이 물에 담그어 둔 빨래를 꺼내 물에 한 서너번씩 헹굽니다. 그 사이에 색깔옷 빨래가 다 되면 세탁기에서 꺼내어서 널 준비를 하고, 먼저 드라이 헹군 옷들을 탈수 시킵니다.
7.세탁불을 차곡차곡 개어 얹어서 널 준비를 하면 빨래 주름도 펴지고 나중에 널기도 수월합니다.
8.그 사이 탈수가 다 되었다는 소리가 날 것이고 그러면 가서 탈수 된 드라이 한 옷을 꺼내고 삶은 빨래를 통 째 뜨거우니까 수건 등으로 잡고 세탁기에 그냥 넣습니다. 그리고 분류해 둔 하얀 옷들을 세탁기에 같이 넣고 세팅하면 끝. 섬유 린스는 넣어주지만 세제는 안 넣어줍니다. 왜냐구요? 삶은 빨래에 있는 세제로 빨아지거든요~
9.그리고 빨래를 본격적으로 널기 시작하는데, 거의 다 널고 먼저 걷은 빨래를 개어 놓을 때 쯤이면 역시 빨래가 다 되는데, 정말 삶은 물 때문인 지 흰 빨래는 모두가 삶은 것처럼 하얗게 된 답니다.
뭐 행주와 걸레를 같이 삶는다구? 이러실 분들 계실 텐데, 뭐하면 따로 삶으시면 되겠죠~
근데 이게 좀 신기한 게 표백제에 아무리 오래 담그어 두어도 이런 하얗고 기분 좋은 빨래가 안 됩니다. 삶아야 옷에서 빛이 나는 거죠. 이렇게 지속적으로 하면 대개의 하얀 옷들은 모두 빛을 찾아 새로 산 옷처럼 깨끗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