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까머리 소년이 복도 난간 밑을 내려다 본다.
형광등 불빛이 미처 다 훑지 못한 저 아래 구석에선
검은 무언가가 숨어 있는듯.
어느 병실에서 육체적 고통의 신음이 새어나오고,
환자의 이름을 부르는 보호자의 애달픔이 당황스럽다.
옆 병실 보호자가
측은함으로 다가와 소년에게 말을 건다.
무슨 병으로?
삶과 죽음의 경계선은 눈이 아니라
소리로 듣는 것임을
그때 소년은 알아 차리게 된다.
그날 밤,
저쪽으로 건너 간 사람도 있지만,
오늘까지 이 쪽에서 서성이는 사람도
있음은,..........
무슨 의미인지,
알수 없을 때의 미혹이 아니라
그런 건,몰라도
아무 문제 없음의 미학이라 단정하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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