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야영을 좀 하는데 새벽녘이면 어정쩡하니 좀 춥습니다.
문득 오래 전 와싸다 이벤트 때 구입했다가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핫팩방석이 떠올랐습니다. 저것이 가로 세로 약 30cm정도 되는 사이즈인데 속의 내용물이 두꺼운 비닐에 쌓인 핫팩입니다. 전자렌지에 몇 분 돌리면 뜻뜻해지는데 저것을 의자에 두고 깔고 앉으면 온기가 제법 오래 지속됩니다. 다만 두께는 3~4cm 정도 되는데 사이즈가 방석치고는 조금 작아 엉덩이가 미끌리는 등의 불편함이 있어 결국 두어번 사용 후 창고행이 되어버렸지요~
오랜 와싸다 생활 중 한번씩 올라오는 파격가의 이벤트 제품들을 구입할 때가 종종 있었는데 대부분 득템이었으나 때론 짜들어 필요성도 못느끼면서 싼 맛에 덜컥 들였다가 애물단지로 전락된 것들도 제법 됩니다ㅋㅋ(제 경우에는 인페소 소형오디오 장식장, 몇 백원짜리 필립스 이어폰 등등 ㅋ)
어쨌든 어제 일과를 마치고 바리바리 짐을 챙겨 거가대교를 넘어 명절 전 썰렁한 노자산휴양림에 텐트를 쳤습니다. 따뜻한 남쪽지방이기는 해도 산등성이 새벽은 제법 쌀쌀합니다. 그런데 오후 5시 출발 때 5분 댑혀 가져간 와싸다표 핫팩방석을 침낭 발쪽에다가 쑥 넣어 두었는데 아니 저것이 아침까지도 뜻뜻한 온기를 발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지난 주에는 운문산에서 좀 춥게 잤는데 어제는 저놈 때문에 숙면을 취했습니다. 두툼하고 푹신한 겉주머니에 들어 있어 발을 살짝 올려두면 전혀 이물감이나 불편함 없이 편안한 자세가 취해지면서 온기가 오롯이 전달됩니다. 제게는 콜럼버스보다 더 위대한 발견이었습니다~
덧 1 ; 시대가 더욱 팍팍해져 그런지 예전에는 와싸다에서 정치든 종교든 피 튀는 논쟁을 벌여도 대놓고 쌍욕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는데 요즘은 대놓고 개독타령하는 분들이 많아 잘 안들어오게 되네요. 지난 밤 핫팩방석 덕에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되어 모처럼 와싸다와 함께 한 지난 10여년을 돌아보며 상념에 젖어듭니다~
덧 2 ; 이번에 피코크 손난로도 한 5년만에 꺼내서 불을 붙혀 봤는데 여전히 스텐에는 직접 손을 댈 수 없을 만큼 빵빵한 성능을 발휘하더군요. 정말이지 일본놈들 기술은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거제에는 새벽녘부터 비가 좀 와서 오전 내내 텐트 속에서 뒹굴다가 오후에 노자산에 올랐습니다. 비온 후라 더 맑고 쨍쨍한 시야가 확보되어 더욱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돌아 오는 길 고현시장 내 충남식당에서 국밥 한그릇 했습니다.
회원님들 모두 풍성한 한가위 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