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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집 아가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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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05 21:56: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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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집 아가씨~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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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창연 [가입일자 : 2014-08-08]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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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짜장면 한그릇이 먹고 싶어,
어느 골목길 한켠에 있는 중국집에 들어 갔었다.
화교로 보이는 배나오신 60 대 아저씨가 주문을 받았다.
그때 카운터에 앉아있던,
미시인지 아가씨인지 햇갈려보이는 처자가 주방으로 들어가더니,
면을 삶아 짜장면 한그릇을 내왔다.
언뜻봐도 버들가지가 한들거리듯 늘씬한 몸매가, 메뉴첩 표지의 미인도를 보는듯 했다.
짜장면맛은 아주 맛있지도 않고, 아주 맛없지도 않고,
그저 그런 흔한 중국집에서 느껴지는 그런 보통의 맛이었다.
이때만 해도 중국음식점에 왠 아가씨가 주방장일까..?
다소 특이한 광경을 봤다.. 뭐 그런 느낌외엔 별다른 감정이 없었다.
그렇게 몆 달이 지났는데,
몆일전 일을 마치고 귀가하던중,
갑자기 짜장면이 먹고싶어졌다.
소주도 마시고 싶어졌다.
소주를 마시려면 짜장면으로 안주를 하기엔 아무래도 약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래.. 볶짜면을 시키자~
짬뽕국물은 덤으로 주니, 아쉬운데로 요기도 되고 기분도 좋아질것 같았다.
근데 어디로 가지?
딱히 맛있게 먹은 집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 순간 번쩍하며 뇌리를 스쳐가는 기억 하나~
아~ 그 아가씨!!
우리 말에 값은 값이면 다홍치마란 말이 있다.
같은 맛에 미인을 보는게 덤이라면, 선택을 하는데 고민을 할 필요가 있을까?
내 글을 몆 번 보신분들은 대충 아시겠지만,
나는 미인 보기를 그림보듯 하는 사람이다.
좋은 그림을 본다는건,
바라보는 자체로 신선하고 경이롭고 감미롭고 아름답다.
어쨋거나 그 중국집을 찾아갔다.
자리에 앉으니, 예의 그 배나오신 60 대 아저씨가 메뉴첩을 가져다 주며,
뭘 시킬거냐는 눈빛으로 쳐다보는데,
동시에 예의 그 버들가지아가씨가 물을 가져와 테이블위에 올려놓는다.
지난번엔 무심결에 본터라,
자세히 보지 못하여 흐릿한 실루엣으로만 남아 있었는데,
다시 보니,
가슴쪽은 레이스 꽃문양 하얀 티셔츠에,
뒷쪽은 잠자리 날개같이 하늘거리는 얇은 옷감 사이로 흰 브래지어 끈이 언뜻언뜻 비치고,
허리부터 무릎 밑까지 늘어뜨린 빨강 앞치마 아래로 연녹색 치마자락이 물결치는데...
하악~ 눈앞이 아득해져 시선을 어디로 둬야할지 모르겠다.
전체적으로 풍기는 이미지가 20 대 후반으로 보이며 한국사람은 아닌듯 했다.
배나오신 아즈매 한분도 주방과 카운터 사이를 왔다갔다 하시는데,
그렇다면 이 아가씨는 배나오신 부부의 딸일까?
결혼은 했을까 안했을까?
헐! 고작 볶짜면 하나 먹으러 온 놈이 별게 다 궁금하네.. ㅋ ㅋ
어쨋거나 주문을 했다.
"볶짜면 되죠?"
배나오신 아저씨가 뭐 이런 놈이 다있나? 하는 표정으로,
"그런건 없는데요~ " 하신다.
헉~ 볶짜면이 없다는거로 보아, 중국집이 확실하다.
실내인테리어 분위기만봐도 중국풍 일색이니, 진작 눈치챘어야 하는건데.. ㅎ ㅎ
조금 뻘쭘해져서,
"아 그런가요.. 그럼 볶음밥으로 해주시구요.. 소주 한 병 주세요~ " 하자,
배나오신 아저씨가 주방으로 들어가시더니, 따그닥따그닥 소리를 내며 밥을 볶으시고,
아가씨는 단무지와 양파 춘장이 담긴 접시와 함께 소주를 가져다 놓는다.
눈이 마주치면 이상한 놈으로 볼까봐, TV를 보는척하며 곁눈질로 슬쩍슬쩍 훔쳐봤는데,
하악~ 이런 미인이 어찌 이런 골목 구석진 곳에 숨어 있었을까~
눈으로 보고 있어도 마치 꿈을 꾸는듯 하다.
내가 식사를 하는동안 그 아가씨는 카운터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뭔가를 하고 있는데,
머리카락 가운데를 갈라 양쪽으로 곱게 빗어내려 뒤로 묶은,
독특한 헤어스타일 또한 흔히 보는 모습은 아니다.
이쯤되니 슬슬 그녀의 목소리도 궁금해졌다.
뭔가 자연스레 말을 붙여야, 이상한 놈 취급을 안당할텐데...
한참 궁리를 하고 있자니, 마흔 중반쯤 되는 중년 사내가 들어와 짜장면 곱배기를 시킨다.
그러자 아가씨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주방으로 들어가 면을 삶아 짜장을 부어 내온다,
가만 보니, 실질적인 요리는 배나오신 아저씨가 하고, 이 아가씨는 면만 삶을줄 아나보다.
식사를 거의 다했지만,
그 아가씨가 짜장면을 만들어 손님에게 갖다준후 카운터에 앉기를 기다리는동안,
TV에서 아나콘다가 혓바닥을 날름거리는 애꿎은 장면만을 쳐다봐야 했다.
드디어 아가씨가 카운터에 앉았다.
심사숙고끝에 건넨 말이...
"저기요 배달도 되나요?"
하악~ 아가씨의 석류꽃같은 붉은 입술 사이로,
한여름 옥수수잎새에 떨어지는 빗방울같은 촉촉한 목소리가 새어 나오며,
고양이눈같은 엷고 예쁜 갈색 눈동자가 반짝인다.
"이 동네만 되구요.. 한 개 두개는 곤란하구요.. 세 개 네 개는 되야 해드려요~ "
"아 그렇군요.. 그럼 손님 오셨을때나 시켜야겠군요."
"네 그렇게하세요~"
"전화번호 좀 주세요~ "
"여기요~"
ㅎ ㅎ 어차피 오리지널중국집은 배달이 안된다는걸 짐작 했었고,
아무려나 배달이 되면 어떻고, 안되면 또 어떤가..
배달은 핑계고, 어떡하면 목소리 한번 들어보나가 목적이었으니..
대화내용이 뭐가됐든 목적만큼은 달성한 셈이다ㅋ
좋은 그림이란 뭘까?
뭉크가 그린 ‘절규’가 뉴욕 소더비 경매에 나와,
낙찰가 1억2000만달러(약 1358억원)에 조금 못 미치는 1억1992만2500달러였다고 한다.
종전에는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이 최고가였다는데 그동안의 기록을 갈아치웠다고 한다.
세계 최고가의 그림이면 뭐하나?
그 그림을 보고 이해하고 감동하고 전율이 느껴지는 감성과 식견이 없는것을~
바하 모짤트 베토벤 슈벨트 바그너.. 이루 헤아릴수 없는 대작곡가들의 음악이 명곡이면 뭐하나?
그 음악들을 듣고 코까지 골며 달게 한숨 자고야 마는것을~
나는 간다.
좋은 그림이 있는 그곳으로..
그곳은 레스토랑이요.. 전람회장이요.. 오페라장이요..
뱀발 : 설마 이 글 보고, 확인해보고싶다는 분은 안계실것 같아 살을 좀 붙여 봤습니다.. ㅎ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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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글을 읽으면서, 시를 쓰신 줄 알았습니다. 중국집 아가씨, 며칠전 차이나타운에 다녀온 저는 그런 아가씨를 본 적이 없었는데, 남성분들의 그 수~작(?)이 참 흥미롭습니다. 엎퍼진 김에 쉬어가듯이, 어디에서고 조금 예쁜 여성만 보면 그저,작업화 해보려는 가상한 노력. ㅋㅋ사춘기 이후, 그러한 정열이 거의 사라져버리고 가상한 모성만이 존재하는 우리 여성들과 참 다르다는 생각이 솔직히 신선합니다.
그러고 보면 남성연구에서 보면.. 10대 소년의 이상형 이쁜 여자에요~ 20대 남성의 이상형~ 이쁜 여자에요~로 저승에서도 이쁜 여자를 찾는 그 끈질긴 노력끝에는 용감한 자만이 미인을 차지한다라는 유서깊은 가치관이 존재하겠군요.
담배가게 아가씨도 그렇고, 친구의 수필에서 읽은 능지기 아가씨도 그렇고, 목욕탕집 아가씨도 그렇고, 세상의 모든 아가씨들을 흠모하시는 열정으로 부디,
이 참담한 세월에 그래도 잠시 행복한 일상에 빠져드는 남성분들에게 심심한 경의를 표합니다~
근데 난 아가씨라 부를 때 왜 그리도 싫었을까요? 다방아가씨도 아니고, 쌀집아가씨도 아니라며,
"학생인대요~"하고 정정하던 그 시절이 조금 아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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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읽어 주신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글이란게 이게 참 쓰기도 어렵지만, 답글다는거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한분 한분 답글 써드리는게 맞겠지만,
24 시간 컴터앞에 앉아있는것도 아니니,
댓글 보일때마다 바로바로 답글을 쓰면 성의 있는 글이 되겠지만,
자리를 비우게 되어, 타이밍을 놓치면 엄두가 안납니다.
하여 간략하게 답글을 대신함을 넓은 아량으로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글이란게 써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전문작가가 아닌 이상,
소재선택, 단어선택, 글이 주고자하는 메세지 등이 문단이 넘어갈수록 막힐때가 많지요.
글 한 줄 잘못 쓰면, 그게 독이되어 자신에게 돌아오기도 합니다.
더구나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는 이런 커뮤니티사이트에선 그런 성향이 더 강하죠.
저역시 평범한 일상인이라 글 한 줄 남기는게 조심스럽긴 마찬가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에 가끔씩 글남기며 소통하는 이유는,
사람사는 이야기를 같이 공유하는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죠.
내가 느끼는 감정을 다른 사람도 같이 느낀다는건 큰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때로는 같이 아파하기도 하고, 좋은 일엔 같이 기뻐하기도 하며,
내자신의 삶이 바른 길을 가기위한 이정표가 되기도 하는거지요.
사람이 혼자 잘난체해봐야 누가 알아주기나하나요..
다 서로서로 배우고 도움을 받기도 하고 그러면서 한세상 지내는거지요.. ㅎ ㅎ
오늘 글도 그저 사람사는 이야기의 한부분으로,
누구를 희화화할 의도는 조금도 없으며,
아름다운 여인의 이야기 몆 줄을 읽으며,
지치고 힘든 일상사에서 잠시 벗어나,
입가에 잔잔한 미소 한번 지을수 있으면 하는 마음으로 쓴 글에 불과합니다.
아뭏든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다시 감사드리구요.
추석명절 풍성하고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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