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안전에 대한 고려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콘크리트로 덮어버리는 무분별한 개발(이라 쓰고 포장이라 읽는다)이 시대의 조류에 역행한다는 것은 이미 실패한 4대강 사업이 잘 표현하고 있다고 봅니다.
88년도 올림픽에 맞추어 콘크리트로 뒤덮어 버린 한강 둔치도 지금 보면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하고 있는 죽은 구조물 덩어리에 지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반면 개발의 호된 바람을 피해 나간, 북촌 서촌과 같은 전통가옥 밀집 지역이 오늘도 관광객들을 끌어 들이고 있으며 북촌 서촌이라는 제한된 지역이지만 과거를 돌아볼 수 있는 추억의 길로 거듭 나고 있다는 것은 사실 입니다.
저는 제동 국민학교를 졸업하였습니다. 어릴적 뛰어 놀던 동네가 거의 그대로 남아있는 축복 받은 몇 안되는 사람중 하나일 것입니다.
가끔 동창모임 사이트에 들어가보면 그 곳에서 대를 이어 살고 있는 제 동창들은 지금의 북촌이 그리고 서촌이 과거 30년전과 같은 모습으로 앞으로도 계속 되기를 바라더군요.
유럽에 출장을 가면서 가장 감명깊은 관광지는 수백년을 이어온 구 시가지 들이 주는 깊은 맛이더군요.
상해가 아무리 현대화 된 건물로 가득찬 곳이 되어있어도 그 옆에 위치한 전통이 살아있는 소주만한 맛은 없더군요.
우리가 먹고 살기에 연연하여 모든 땅을 갈아엎고 옛것의 가치를 현재의 경제논리로 재해석 한다면 과연 우리 시대가 후세에 어찌 기억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반드시 하여야 하는 일이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 반드시 하여야 한다는 필연성을 국민이 동감하지 못 한다면 하지 말아야 하는 것 또한 민주주의의 가치를 실현하는 일인 것입니다.
방이동 인근에 생기는 싱크 홀들에 대하여도 이야기 들이 많이 있습니다.
제가 근무 하는 지역에서 멀지 않은 곳이고, 그 곳에 물건을 얻어 드린 적이 제법 있기에 가끔 들러 봅니다만.
지금은 불과 작년과 비교하여도 상권이 많이 죽어있더군요.
그 싱크 홀이 지하철 때문이건 제2롯데 월드 때문이건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모래 밭이었던 뽕밭에 아파트를 건설하고, 그 모래밭의 오른 가격 때문에 이제는 더 높은 아파트를 지어야만 하는 현실이 못내 씁쓸하더군요.
싱크홀이 생기는 것은 명백한 현실인데 그 원인은 근시안 적으로 찾으려 하면 반드시 유사한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
저는 싱크 홀은 우리에게 자연이 보여주는 작은 역습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어지는 작은 자연의 경고를 무시하고 우리가 얼마나 안전하고 편안하게 누리며 살 수 있을까요?
지금 부터라도 우리는 환경과 안전을 더 생각하고 살아야만 조금이나마 나은 세상을 후손에게 물려 줄 수 있고 조금이라도 덜 손가락질 받고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로지 자본에 노예가 된 자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개발은 개발이 아니라 개악일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조금 더 큰 고민 그리고 안전에 대하여는 지나치다 싶을 만큼 신경 써도 과한 것이 아니라는 사회적 공감대의 형성이 당장 국민소득 조금올리는 것 보다는 나은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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