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애들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좋은 아빠가 되지 못해, 언제나 미안함과 죄책감을 느끼고 삽니다.
그래서 저도 제 아이가 세월호에서 잘못되었다면
평소 사랑을 듬뿍 건네준 편하게 어느 부모처럼 발뻗고 눕지 못하였을 것 같습니다.
저도 그 못난 아빠처럼 목숨걸고 싸우게 될 것입니다.
자주 안아주지 못해 남은 그 아쉬움 때문에,
남들처럼 좋은 학원 보내지 못한 죄책감 때문에,
명품은 고사하고 백화점 한 번 제대로 같지 가 본적이 없어서,
뒤척이며 잠들지 못하는 깊은 밤 머리 맡에서 책 한 번 제대로 읽어 준 적이 없어서,
고열에 신음하는 긴긴 밤 찬수건 머리에 얹어가며 아이 곁을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에 사랑한다고 두 손 한번 꼭 잡아주지 못해서,
언젠가는 자랑스런 아빠가 되어 너희들 어께를 우쭐하게 해 주마 하며
보고싶은 마음을 꾹꾹 누르며 참았던 어리석은 세월이 원망스러워서
저는 차마 저를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저의 못난 아빠 노릇 때문에
심지어 저 무능하고 교만한 정부를 비판하는 것 조차도 비난받을 지언정
저는 차마 저를 용서할 수 없기에,
저는 차마 제 아이에 대한 부끄러움과 죄책감 때문에
목숨걸고 싸우지 않고서는 발뻗고 눕지 못할 것 같습니다.
못난 아빠는 그래야 합니다.
못난 아빠는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자신을 용서할 수 없을 겁니다.
제가 못난 아빠여서
저는 유민 아빠를 그렇게 이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