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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김치국수~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4-08-25 17:10:25
추천수 14
조회수   1,368

제목

추억의 김치국수~

글쓴이

조창연 [가입일자 : 2014-08-08]
내용


지가 소싯적에 엄마는 장사 나가시고,
아버지는 논에 가시고,
누나와 단둘이 점심을 해결해야 할때가 많았었습니다.
7남매를 키우시느라 허덕이시던 부모님께서 우리에게 용돈을 주실리가 만무하니,
우리 형제들은 늘 용돈이 궁하여 군것질 한번 제대로 해본적이 없습니다.
다행히 아버지께서 농사를 짓다보니,
쌀은 집안에 항시 있었습니다.


이무렵 누나와 저는 국수를 좋아하여, 김치국수와 비빔국수를 자주 만들어 먹곤 했는데,
부모님이 돈을 안주니,
국수 사먹을 돈이 없었습니다.
그러면 누나가 쌀독의 쌀을 봉지에 퍼담아 제게 주면서,
국수공장에 가서 국수와 바꿔 오라는 심부름을 자주 시키곤 했었지요.


국수공장 가는 길은,
집앞으로 길게 이어진 배과수원을 거치게 되는데,
과수원끝부분에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운영하시는 국수공장이 있었습니다.


하얀 배꽃이 흐드러지게 핀 배나무가지 사이로,
주인 할아버지가 갓만드신 국수가락들이,
거치대에 주렁주렁 걸쳐져 실처럼 살랑살랑 흔들리며,
바람과 햇볕에 고실고실 말려지는 모습은,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참 정겨운 풍경입니다.


할아버지께 쌀봉지를 건네드리면,
접시저울에 올려 무게를 재신뒤 바닥에 내려 놓은후,
다시 접시저울 위에 밀가루 포대 누런 속지를 올려놓고,
쌀값에 상응하는만큼의 국수를 올린후,
속지를 둘둘 말아 끄네끼로 묶어주시곤 했죠.
그 양이 상당하여 보름정도는 배터지게 끓여 먹을수 있었습니다.


시골에서 무슨 별다른 양념을 넣을수가 있었겠어요...
묵은지 숭숭 썰어넣고 물이 끓으면,
국수를 넣은후 면이 푹 익어갈즈음에, 마늘 다진거와 풋고추 조금 썰어넣고,
약간의 미원 소금과 고추가루 한숟가락을 흩뿌려 놓으면...
캬! 당시엔 세상의 그 어느 진미 부럽지 않았죠.



오늘 비도 부슬부슬 흩날리고,
불현듯 예전에 누나와 같이 끓여 먹던, 그 김치국수 생각이 간절히 떠오르더군요.
부랴부랴 만들어 봤습니다.









오이지무침과 함께 하니 더 감칠맛이 납니다.





ㅎ ㅎ ㅎ
모양은 저래보여도 역시나 맛있습니다.
너무 맛있게 먹었는지, 눈물 한방울이 핑 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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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일진 2014-08-25 17:18:06
답글

오늘 저녁은 국시가 땡기네요..~

박태희 2014-08-25 17:21:36
답글

제가 술먹은 다음 날 해장으로 꼭 먹는 게 바로 이 레시피 그대로 만든 김치국수입니다.
촌에서 할매가 끓여주시던 바로 그 맛이 안나는게 흠이지만 ...

국수가 없을 땐 불린 생쌀을 넣고 콩나물 넣으면 갱시기가 됩니다.
찬밥 넣고 끓인 것 보다 불린 생쌀을 넣고 끓이면 국물을 좋아하는 저에게는 최고의 해장국밥입니다.

translator@hanafos.com 2014-08-25 17:23:07
답글

저도 어렸을 적에 김치국수 많이 먹어봤더랬습니다.
특히 한겨울에 국수쫄깃쫄깃하게 삶아서 포기 사이사이에 비들비들 말린 명태 끼워넣은 김장김치
썰어넣고 김치국물 부어 먹는 그 싸하고 시원하고 깊은 맛은 그 어떤 산해진미도부럽지 않았지요.

그 김치 국수 맛은 이제 추억의 맛이 되고 말았지만 그래도 그 맛이 그리워서
지금도 종종 진짜 국수는 못되더라도 봉지 냉면이나 쫄면 삶아 김치 국물에 말아먹곤 한답니다.

고용일 2014-08-25 17:24:19
답글

김치국수는 어떤 맛있까? 궁금해집니다..맛있어 보이기도 하고요


저도 국수 좋아해서 꽤 먼거리인데도 찾아가는 국수집이 있기는 한데..김치국수는 처음 들어봅니다^^

김승수 2014-08-25 17:37:48
답글

소중한 추억을 꿇여 드셨군요 .. 국수건조대에 줄줄이 널린 긴국수가락들이 잔잔한 바람에 흔들리던

내살던곳의 포근했던 풍광들과 다시는 돌아올수없는 내 어린시절이 떠오릅니다 ...

이종철 2014-08-25 17:47:08
답글

파는 국수는 조미료가 많이 들어가서 싫고, 멸치육수내서 묵은 김치
총총 썰어서 고명으로 얹어서 먹으면 정말 맛있습니다...*&&

김주항 2014-08-25 18:39:07

    늘그니 들이 입맛들은 사라서리.....~.~!! (난 짜장 머글껴)

김승수 2014-08-25 17:56:02
답글

좀 지난감이 들지만 , 션한 열무김치 , 멸치다시 국물에 호박 송송 멸치국수 , 시큼한김치 잘게썰어 갖은양념

으로 매콤하게 무친 비빔국수 . 제주살멍 무쟈게 많이 먹은 뽀얀돼지고기국물에 만 고기국수 .. 급 땡기네요

김지태 2014-08-25 18:23:49
답글

김치말이 국수가 아니고 김치와 같이 끓인 국수네요. 저는 비슷한 음식으로 김치수제비를 어릴적에 직접 끓여먹곤 했죠. 먹으면서 이건 떡볶이다...떡볶이다...하면서 ^^

황준승 2014-08-25 18:53:07
답글

집에 국수가 없어서 어제는 팔도비빔면을 해 먹었습니다
그동안은 그냥 수돗물에다 식혀서 비벼 먹었는데, 어제는 일단 식힌 후 냉장고에 있던 냉수로 헹구었더니
꼬들꼬들 해져서 더 맛나게 먹었습니다

장순영 2014-08-25 19:17:32
답글

국수 좋아라 하는디...ㅠㅠ

이종호 2014-08-25 19:35:13
답글

저도 오이지무침 무쟝 조와합니다....

션한 열무김치(필히 오이를 썰어넣어야 함) ,

멸치(궁물용 굵은 메루치 똥 빼내야 함 그래야 쓰지 않음)다시 국물에
호박 송송(날거 넣으면 미친넘소리 듣고 후라이팬에 달달 양념해서 볶은 것) 멸치국수 ,

시큼한 김치(묵은지) 잘게 썰어 갖은 양념으로 매콤하게 무친
비빔국수(맨 나중에 참기름이나 들기름 한두방울 및 참깨가루 데코레애숑...) .

그런거 나두 조와합니다....ㅡ,.ㅜ6

이성위 2014-08-26 01:46:53
답글

국시와국수 차이점.아심꽈~^,,,

translator@hanafos.com 2014-08-26 02:24:50

    국시는 밀까리로 맹근 거고 국수는 밀가루로 만든 거.^^

조창연 2014-08-26 10:01:48
답글

글남겨 주신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댓글들을 읽어보니, 레시피가 조금씩 다르긴해도
국수에 대한 좋은 추억들을 갖고 계시는군요.
머 아무렴 어떻습니까.. 어릴때 맛있게 먹었고, 지금 먹어도 맛있으면 그게 자기한테 좋은 음식인거죠..^^

notaflower@naver.com 2014-08-26 22:27:39
답글

눈물이 팍 쏟아질 것 같은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조창연 2014-08-27 14:19:04

    대윤님.. 글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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