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8월 4일은 FM영화음악의 정은임 아나운서가 떠난지 10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10년, 참 시간이 많이 흘렀습니다.
그의 음성을 처음 들었던 건 아마도 제대하고 복학했던 94년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요즘 MP3를 다운 받아 다시 듣고 있습니다.
정은임의 죽음에 누구보다 슬퍼했을 사람은 이 사람,
정성일 영화평론가였을 겁니다.
그건 FM영화음악 애청자라면 알 겁니다.
두 사람의 오고 가는 대화 속에 영화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깊게 녹아있음을...
다음 글은 영화평론가 정성일 씨가 정은임 씨를 추모하며 씨네 21에 기고한 글 중 일부입니다.
글의 제목은 " 당신없이 누구랑 영화 이야길 하지?"입니다.
"첫 문장은 백번을 고쳐서 다시 써도 도무지 어떻게 시작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쓸 생각이다. 그것만이 내가 당신을 불러오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혹은 떠나가는 당신을 잠시라도 불러세우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런 글을 멋지게 쓰려는 것은 역겨운 일이다. 슬프다기보다는 그냥 아프다. 죽음이 우리의 삶의 일상사의 일부이고, 나는 적지 않은 지인들을 이미 떠나보냈다. 그중에는 당신보다 더 나이 어린 친구들도 있었다. 하지만 당신과의 작별은 나를 아프게 만든다. 아무리 생각해도 서른여섯살은 세상을 떠나야 할 나이가 아니다. 그것도 가장 바보 같은 죽음을! 그렇게 바보 같은 당신을 마지막으로 보기 위해서 2004년 8월 5일 오후 5시 반에 일원동 삼성병원 영안실 15호실을 찾았다. 당신이 세상을 떠난 지 스물세시간만의 일이다. 거기 그렇게 당신은 그냥 사진으로만 나를 맞이하고 있었다. 그날은 아침부터 숨막힐 듯한 더위로 가득 찬 채 화창한 햇빛이 도시를 감싸고 있었다. 혹은 집에 돌아오는 길은 달이 휘영청 뜬 채 그렇게 무심코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당신을 마지막으로 보러 가는 그 순간에만, 영안실까지 가는 그 길목에서만, 비를 뿌리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영화를 인용하지 않을 생각이다. 이건 영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 당신과 나누었던 영화 이야기들을 떠올려볼 생각이다."
글 전체는 아래 주소에서...
http://cafe.daum.net/b4c4/84x5/141?q=%B4%E7%BD%C5%20%BE%F8%C0%CC%20%B4%A9%B1%B8%B6%FB%20%BF%B5%C8%AD%20%C0%CC%BE%DF%B1%E6%20%C7%CF%C1%F6
요즘도 영화 프로는 있지만, 정은임의 FM영화음악만큼 열정적인 프로는 다시는 없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