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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04 11:30:18
정부가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앞두고 단식농성중인 세월호 유가족들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오는 16일 광화문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례하는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 미사’가 열리는데, 현재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유족이 단식농성중이기 때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유가족들의 만남은 오는 15일 예정돼 있다. 교황청실사단이 15일 오전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리는 성모승천 대축일 미사에서 교황이 유족들을 만나겠다고 공식 발표한 상태다.
이날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면서 고난의 '2천리 도보순례'중인 고 이승현군의 아버지 이호진씨와 고 김웅기군의 아버지 김학일씨는 자신들이 지고 걸었던 십자가와 함께, 세월호 사고 해역에서 떠온, '아이들의 피눈물'이라 이름붙인 물병을 교황에게 봉헌할 예정이다.
세월호 정국에서 하루 바삐 벗어나기를 염원하길 염원하는 정부에게 더없이 부담스런 장면이 아닐 수 없어 보인다.
정부의 더 큰 고민은 다음날인 16일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시복 미사다.
시복 미사에는 천주교 신자만 20만명이 참석하고 이를 보러 몰려오는 시민까지 합치면 무려 100만명 이상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찰은 보안을 위해 높이 90㎝짜리 방호벽으로 행사장 주변을 감싸고 곳곳에 문형 금속탐지기를 설치할 예정이다.경찰이 최근 조달청을 통해 주문한 방호벽은 일렬로 이으면 길이가 무려 4.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현재 광화문 광장 한 가운데에서 세월호 유족이 천막을 치고 단식농성중이라는 사실이다. 단식 22일째 4일 현재, 단식농성중인 유족은 2명이다. 고 김유민군 아버지 김영오씨가 광화문 광장에서, 고 김예은양 아버지 유경근씨가 국회 본청 앞에서 농성중이다.
폭염속에 단식이 3주를 넘어서면서 두 유족의 건강 상태는 극도로 악화됐다. 그러나 이들은 세월호특별법이 제정되기 전까지는 단식을 멈추지 않겠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여기에다가 4일 가수 김장훈씨가 광화문 광장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동참키로 하는 등, 돌아가는 분위기가 간단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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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왼쪽)가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농성 중인 김영오씨(오른쪽 두번째) 등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을 방문해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에 공식적 입장 표명은 안하고 있으나 정부와 가톨릭 보수진영 일각에서는 유족들이 시복미사때만이라도 단식농성장을 옮겨야 하는 게 아니냐는 푸념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유족 등은 절대 불가 입장을 밝히며 가톨릭에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정의구현사제단은 앞서 지난달 30일 "광화문에서 열릴 시복 미사를 이유로 유가족들이 농성장 철거를 종용받을 경우 이들과 함께 무기한 동조 단식에 돌입할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조민아 미국 세인트캐서린대 교수도 최근 <가톨릭뉴스 지금 여기>에 기고한 글을 통해 가장 큰 우려로 "혹시라도 교종의 시복 행사 전까지 특별법 제정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피해자 가족들의 광화문 농성 천막이 철거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며 "제발 기우이기를 바랍니다만, 그러고도 남을 만한 정권을 보건대, 선택을 해야 할 것은 교회"라며 가톨릭 수뇌부를 압박했다.
조 교수는 "어떤 행동을 하실 겁니까? 누구 편에 서실 겁니까? 강도 만난 이웃을 보듬어 안고 보살피는 사마리아인이 될 겁니까, 아니면 강도들과 손을 잡고 그를 팔아넘기는 협잡꾼이 될 겁니까?"라고 반문한 뒤, "가족들이 원하는 한, 광화문은 가족들을 위해 지켜드려야 합니다. 교종 방문이 돌이킬 수 없는 수치와 굴욕의 시간으로 기억될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랍니다"라고 경고했다.
한국천주교 최고 의결기구인 주교회의의 의장 강우일 주교, 주교회의 산하 정의평화위의 위원장인 이용훈 주교 등도 유족들의 요구대로 세월호특별법이 제정돼야 한다는 단호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집권초부터 교황 방한을 성사시키기 위해 적잖은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유족들이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 농성을 벌이면서 교황 방한을 앞두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궁지에 처한 양상이다. 해법은 세월호특별법 제정뿐이나, 정부여당내 매파들은 유족들 요구를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버티면서 상황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다.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112939
대한민국에 130석이나 가지고 있는 거대야당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별법 진도 나아가지못하고 교황 등 종교계에 기대게하는 모습은 '정청래'같은 헛개비들만 득시글거리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