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과 식사하려고 평택에 왔습니다.
고기드시라고 해도 궂이 갈비탕이면 됐다고,
갈비탕을 고집하시는군요.
식사가 나오자 그릇의 반을 제게 덜어내십니다.
모친의 눈에는 제가 아직도 어린애로 보이시나 봅니다.
저도 예순이 가까운 나이인데...
집에 내려드리자,
이번엔 깻닢 다듬어줄테니 집에가서 볶아먹으라며,
깻닢순을 다듬고 호박이며 호박닢 감자등을 바리바리 담아주시네요.
지금껏 받은 은혜의 백분의 일도 갚지못했는데,
저는 여전히 받기만 합니다.
자주 찾아뵙지도 못하면서,
어쩌다 한번 들러 용돈이랍시고
늙고 주름지고 가녀린 모친의 손에,
봉투 하나 달랑 쥐어 주고,
횅하니 돌아서는 제자신의 모습이
오늘도 한없이 부끄러워 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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