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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해야 할까요? 조언이든 질책이든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4-06-28 23:25:30
추천수 15
조회수   1,080

제목

어찌 해야 할까요? 조언이든 질책이든

글쓴이

유충현 [가입일자 : 2010-06-25]
내용
오랜만에 들어와 봅니다.



제가 15년 가까이 와싸다를 들락거리면서



병원에서 대수술을 받아 3-4일 못들어와 본 이후로



가장 오랫동안 와싸다를 못들어와 본 것 같습니다.



너무 답답해서 이렇게 글이라도 남겨 여러분들의 충고와 질책을 듣고자 합니다.



만 17년간을 저와 함께 했던 반려견이 지난 목요일 제 곁을 떠났습니다.



아니 제가 보냈습니다.



이미 3년 전부터 눈과 귀가 멀었고 2년전 부터는 암까지 생겨서



무척이나 고통스럽게 살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밥 잘 먹고, 대소변 잘 싸고



버티어 가던 아이였는데요.



공교롭게 외조모가 돌아가셔서 장기간 집을 비워야 하는 상황에서



통증이 시작이 되었습니다.



당장 다음날 유족으로 지방에 내려가야 하는데, 녀석이 아프다고 계속 울어댑니다.



미치겠더군요. 아프다고 울어대는 것도 그렇지만 이대로 이틀을 혼자 두고



다녀올 상황이면 녀석은 혼자 쓸쓸히 울다 죽을 수도 있겠고



그렇다고 외조모 상을 당한 놈이 강아지를 데리고 상가로 내려갈 수도 없는 상황이라



그만 다급한 상황에서 안락사를 시켰습니다.



이게 과연 최선인가 하는 의문부호가 가시질 않았지만



그래도 그렇게 하는 편이 녀석에게나 나에게 나은 것이 아닐까???



그러나 한 순간의 선택으로 얼마 안있어 숨이 끊어져 나온 녀석을 보는 순간



아차! 하는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그 순간 부터 지금까지



한 줌의 재가 되어 제게 다시 돌아온 녀석에게



면목이 없고 너무도 죄스러워 잠을 이루지 못해



계속 폭음을 하고 있습니다.



좋은 쪽으로 생각해야한다고, 할만큼 한 거라고, 너만큼 반려견을 아낀 사람이 어딨냐고



사람들은 저를 위로하지만



저는 아무 소리도 안들리고 녀석의 울음소리만 귓가에 들려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요.



제 심장이 썩어 고름이 나올 것 같은 기분입니다.



여러분 중 저와 비슷한 상황에 계셨던 분들 조언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아무런 일도 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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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esgi2003@hanmail.net 2014-06-29 00:58:34
답글

진심으로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 녀석은 함께 살아가는 동안 행복했을 겁니다. 그리고 이미 암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면 안락사가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더 이상 고통받지 않게 해줘서 고마워할겁니다.

최대선 2014-06-29 01:04:41
답글

17년 동안 사랑을 주고 받았을텐데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니군요.
시간이 좀 필요하겠어요.

이기영 2014-06-29 01:09:17
답글

반려견도 주인의 진심을 알겁니다~~ 17년이면 자식이었네요~~저는 총각이라 자식도없고 자식과도같은 반려견도없지만 그심정 이해합니다~~ 사람과 사람과의관계는 배신 불신 실망등 여러감정과 결과들이 있지만 사람과 반려견과의관계는 사랑만 존재하지요~~ 아낌없이 주는사랑♥♥♥ 그러니 얼마나힘드실지 느껴집니다~~아무쪼록 힘든맘 추스리시고 일상의로의 복귀를 응원합니다~~

유충현 2014-06-29 01:55:32
답글

네. 고맙습니다. 아직도 폭음을 하며 억지로 잠을 청하려고 하지만 잘 안되네요.

김영우 2014-06-29 04:16:01
답글

술도 드시고 맘껏 우시기도 하시고
그렇게 애틋한 인연 정리하셔야죠.
반려견은 참 행복했을 것 같습니다.
세상에 흔하고 천한 똥개가 아닌 한 생명으로 존중받으며 천수를 누렸으니.
제 아들이 이제 16살인데 만감이 교차하네요.

유충현 2014-06-29 08:53:49
답글

영우님 댓글 고맙고 힘이 됩니다.

박병주 2014-06-29 10:49:52
답글

중요한 순간에도 사랑을 아끼지않고
챙기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좋은곳으로 갔을겁니다.
인간대접을 받으면서 17년동안 동고동락 했다는걸 잘알고
소임을 다했다고 생각할겁니다.
ㅠ.ㅠ

김경은 2014-06-29 11:28:18
답글

저도 두녀석 데리고 있으면서 이런 글을 볼때마다 눈물이 납니다ㅠㅠ
마지막 이별이 너무 아쉽습니다만 제가 유충현님 입장이었다면
과연 어땠을까 싶기도 하고...암튼 그동안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얼른 잊으시고 다시 새로운 아이와 인연되시길 바랍니다.

nuni1004@hanmail.net 2014-06-29 11:52:44
답글

저희집 강아지 말티스종 둘리도 10여년을 키우다가... 심장과대해지는 병으로 기도를 막아 밤새도록 캑캑 거려서 심장약을 먹고 1년정도 생존하다가..

결국은 안락사 시켰습니다. 눈이 아플때마다 항상 안약을 챙겨 넣어줘서...눈도 멀쩡하고 잘보고 하는데..심장때문에 그렇다고 하니.. 참 그렇더군요...

당시로서는 굉장히 괴로웠는데... 2년쯤 지난 지금 생각하면 뭐 덤덤합니다만...

시간이 지나야 겠지요...

유충현 2014-06-29 21:12:47
답글

댓글 주신 분들 고맙습니다. 시간이 약이겠지요. 힘들지만 어쨋든 고통을 감수하고 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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