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들어와 봅니다.
제가 15년 가까이 와싸다를 들락거리면서
병원에서 대수술을 받아 3-4일 못들어와 본 이후로
가장 오랫동안 와싸다를 못들어와 본 것 같습니다.
너무 답답해서 이렇게 글이라도 남겨 여러분들의 충고와 질책을 듣고자 합니다.
만 17년간을 저와 함께 했던 반려견이 지난 목요일 제 곁을 떠났습니다.
아니 제가 보냈습니다.
이미 3년 전부터 눈과 귀가 멀었고 2년전 부터는 암까지 생겨서
무척이나 고통스럽게 살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밥 잘 먹고, 대소변 잘 싸고
버티어 가던 아이였는데요.
공교롭게 외조모가 돌아가셔서 장기간 집을 비워야 하는 상황에서
통증이 시작이 되었습니다.
당장 다음날 유족으로 지방에 내려가야 하는데, 녀석이 아프다고 계속 울어댑니다.
미치겠더군요. 아프다고 울어대는 것도 그렇지만 이대로 이틀을 혼자 두고
다녀올 상황이면 녀석은 혼자 쓸쓸히 울다 죽을 수도 있겠고
그렇다고 외조모 상을 당한 놈이 강아지를 데리고 상가로 내려갈 수도 없는 상황이라
그만 다급한 상황에서 안락사를 시켰습니다.
이게 과연 최선인가 하는 의문부호가 가시질 않았지만
그래도 그렇게 하는 편이 녀석에게나 나에게 나은 것이 아닐까???
그러나 한 순간의 선택으로 얼마 안있어 숨이 끊어져 나온 녀석을 보는 순간
아차! 하는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그 순간 부터 지금까지
한 줌의 재가 되어 제게 다시 돌아온 녀석에게
면목이 없고 너무도 죄스러워 잠을 이루지 못해
계속 폭음을 하고 있습니다.
좋은 쪽으로 생각해야한다고, 할만큼 한 거라고, 너만큼 반려견을 아낀 사람이 어딨냐고
사람들은 저를 위로하지만
저는 아무 소리도 안들리고 녀석의 울음소리만 귓가에 들려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요.
제 심장이 썩어 고름이 나올 것 같은 기분입니다.
여러분 중 저와 비슷한 상황에 계셨던 분들 조언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아무런 일도 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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