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사회가 너무 치열하다보니 경쟁을 해야하고 경쟁을 하다보니 낙오되지 않기 위해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러다가 보면 정도에 벗어난 행위를 하는 경우도 많이 보게 됩니다.
특히 인터넷에서 대면되는 젊은이들은 이러한 정도에서 많이 벗어나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얼굴과 얼굴을 맞대지 않고 의견을 올리다 보니 일방적이고
의견이 상충될 때도 그것이 의견차이라고 생각하지 자기가 틀렸을거라는 생각은 안합니다.
심지어는 틀렸다고 알았을 때도 거짓말로 무마하려 들지요.
세상 일이 복잡해서 반드시 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학문의 발달로
통계적으로 이것은 모두가 인정하고 진실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학문의 기틀을 유지해주는 힘입니다.
하지만 학교에서 배움이 미쳐 끝나기도 전에
인터넷 공간에서 이겨보겠다는 심리 때문에 전혀 틀린 주장을 전개하고
결국 거짓말이 꼬리를 물고 물어 언어폭력 사태로 이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제 글들이 블라인드 처리되는 것도 이런 폭력사태의 일종입니다.
물론 직접 대면하게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선량하고 귀를 기울이며 도덕성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결국 인간의 부족함은 배움의 부족함에서 시작되는 것이며 배움의 길에 있어서
나이의 제한선은 없는 것입니다. 사람은 죽는 날까지 배우다 가는 것이지요.
이재호 님이 커넥터의 중요성을 발견하시고 접속방식이 신호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씀하시자
진영철 님이 납땜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라고 주장하셨습니다.
제가 신호전송 함에 있어서 납땜은 가장 나쁜 접속 방식이라고 지적하자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느냐고 대뜸 대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납의 경우 구리선과는 이질적인 물질로 전송신호를 왜곡하고 감쇄하기 때문에
나쁜 접속 방식이라고 이미 근거를 설명했는데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자기 주장을 고집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상대방의 주장을 잘 들으려 하지 않습니다.
결국 글 속에 근거가 있었으니 읽어보라고 충고하자 이제는 다른 주장을 들고 나왔습니다.
<이 세상에 있는 PCB에 전자부품들은 모두 납땜을 하는데 그건 어떻게 설명할거냐는 거죠.>
맞습니다.
PCB에 전자부품을 고정시킬 때 솔더링이라고 해서 우리가 흔히 보는 납땜과 비슷한 방법으로 고정을 합니다.
하지만 PCB에 전자부품을 조립하는 과정은 SMT 공정이라고 해서 부품의 삽입부터 솔더링까지 모든 과정을 자동화된 장비에서 실행하게 됩니다.
솔더링 공정은 그냥 납땜이 아닙니다. 흔히 납땜에서 사용하는 납을 사용하는게 아니라 주석을 포함시킵니다. 동시에 접속부분에 산화막이 발생하지 않도록 용제를 표면에 증착시킵니다. 산소는 전류의 흐름을 차단하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전자부품이 열에 약하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고온의 점열을 발사하고 질소를 통해 급속냉각시켜
전자부품이 손상을 최소화시키고 용접표면에서 생길 수 있는 산화막과 불순물을 최소화시켜 줍니다.
이러한 과정은 1초도 안되는 짧은 순간에 순식간에 마무리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커넥터와 전선을 연결해줄 때 사용하는 납땜과는 비교가 될 수 없을 정도로 전도성이 개선됩니다.
실제로 구리에 비해 납은 전도성이 20분의 1 수준이고 이 때문에 신호의 감쇄와 왜곡은 필수적으로 발생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납에 비해 전도성이 3배 정도 높은 주석합금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주석은 납에 비해 훨씬 비싸지요.
그렇게 나쁜데 왜 납을 쓰냐고 물으시겠습니다만 저렴한 가격과 사용의 용이함 때문입니다.
납은 녹는점이 낮아서 쉽게 가열해서 접속할 수 있습니다. 집에서도 누구나 사용할 수 있지요.
구리는 녹는점이 납에 비해 3배 이상이고 대기 중에서는 접착성이 나빠서 집에서 납땜으로 붙이기 어렵고
어떻게 간신히 붙인다고 해도 불순물과 산화막이 크게 발생하기 때문에 아무런 이득이 없습니다.
전기신호의 신뢰성을 이야기할 때 가장 좋은 접속방식은 단일 구리선을 쓰는 것이겠으나
케이블과 보드를 연결해줄 때는 그것이 안되므로 커넥터를 쓰는 것입니다.
커넥터는 물리적 형상을 가지고 있고 단단한 접속을 위해 금속의 탄성을 이용하는데 기계공학에서 가장 앞선 독일이 가장 좋은 커넥터들을 만들어 냅니다.
겉보기에는 쉬워 보여도 커넥터에 따라 전기신호의 감쇄는 수십배 씩 차이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고신뢰성의 신호전송이 필요한 분야는 중국산에 비해 100배 이상 비싼 독일제 커넥터를 쓰는 것입니다.
SMT 공정을 통해 주석합금으로 납땜한 PCB는 사람의 손으로 처리한 납땜에 비해 수백배 신뢰성이 높습니다.
와싸다이다 보니 이런 지식들이 있으실줄 알았는데 의외로군요.
좀 다른 이야기지만 그래서 저는 수공으로 납땜한 오디오 제품들은 아무리 명성이 높다고 해도 신뢰하지 않습니다. 제대로 설계된 회로도 중요하지만 자동화된 가공조립 설비를 통해 나온 PCB만이 신호전송면에서 몇 십배 이상 신뢰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고가의 스피커, 인터케이블은 내부의 선재를 커넥터에 연결하기 위해서 납땜을 절대로 하지 않습니다. 물리적인 압축을 통해 결착시키고 전송신호의 신뢰도를 높입니다.
진영철 님은 글을 많이 쓰고 주장하는 것도 좋지만 공부하고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게 훨씬 도움이 될 것입니다.
어차피 모르는 분들은 진영철 님을 지지하고 저를 공격하겠지만 사회에서 진짜 일을 하는 경우에는 그런 잔 속임수는 통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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