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부터 제가 축구관련 글에 댓글로 홍명보 감독이 왜 국가대표감독인지 잘 납득이 안된다고 쓴적이
몇 번 있는데....사고가 막혀 있는 사람입니다. 첫 감독직을 맡은 청소년 대표때에 자신이 길러온
이른바 " 홍명보의 아이들 " 이라는 스스로 벽을 만들고 그 안에 갖혀 있는 느낌입니다.
어떤 대회를 나가던 선수선발이 몇 명 제외하고 " 홍명보의 아이들 "로 채워져 있습니다.
아마 이번 월드컵에 출전한 나라 중 자국리그 득점왕이 부상 등 특별한 이유없이 제외 된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자국리그 득점왕을 엔트리에서 배제하고,
벤취에 앉아있는 선수를 기용...
홍명보님의 선수생활은 훌륭했습니다. 존경받을 만한 선수였지요. 하지만 좋은선수가
꼭 좋은 감독이 되는 건 아닌데...감독으로서 더 성장하자면, 전술 등 기술적인 부분보다
열린생각으로 선수를 선발하는 게 더 시급해 보입니다.
어떤 감독이든 어느정도는 자기 선수라고 생각하는 선수들이 있고, 국대감독의 경우 그런 선수들을 우선적으로 선발하고 기용하는 건 당연합니다. 홍감독 말고도 이번 월드컵에 참가한 국대 감독들의 대부분은 그런걸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홍감독의 경우 그 정도가 지나쳤다고 봅니다. 소속팀에서 경기를 제대로 뛰지 못한지 몇년 된 선수를 무리하게 발탁하고 결과를 본인이 책임지겠다는 말만 남긴채 무작정 선발 기용을 고집했죠. 그걸 비판하는 국민들에게 안정환은 원칙을 깬건 국민들이지 홍감독이 아니라는 황당한 발언을 하면서까지 홍감독 쉴드를 치더군요.
물론 선수기용의 전권은 감독이 갖고 있고, 그에 따른 결과에 대한 책임도 감독이 지는게 맞습니다. 그런데, 홍감독이 무슨 책임을 질까요? 조별예선 탈락하고 16강 진출 무산되는 경우에 홍감독은 국대 감독 계약연장이 안되는 것 뿐입니다(이것도 솔직히 모르죠. 정몽준 휘하의 축협이 홍명보를 자기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서 계약연장을 시도할지). 이번 월드컵 성적이 실망스럽다고 해서 국내 프로팀들이 홍명보를 외면할까요? 절대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결국 홍명보 입장에서는 밑져봤자 크게 손해볼 것 없는 판에서 자기 고집대로 해 본거고, 예상대로 실패해서 국민들에게 큰 실망과 상처를 남겼지만 실제로 홍명보 본인이 지는 책임은 그다지 큰 게 아닌 걸로 생각됩니다.
조직의 내부적 결속과 안정성을 지키는는 중요한 요소중 하나가 공정성과 합리성인데
치열한 프로세계에 몸담고 있는 해외파 선수들이 홍감독의 의리(불공정하고 비합리적인 온정주의)를 어떻게 봤을지 궁금하네요.
손흥민에서 봤듯이 그들도 승리에 대한 열망이 말할 수 없이 강하고
같이 훈련을 해 보면 누가 어떤 포지션에 적합하고 자기들과 누가 잘 맞는지도 잘 알 고 있었을 텐데요.
그리고 그들은 해외 리그에서 상대 국대 선수들과 직접 몸을 부딪히며 경기를 해본 경험도 있었을 것이구요.
이영표의 해설이 더 실제적이고 정확했던건 그가 몸으로 더 많이 느끼고 경험한 데다]
그것을 뒷받침할 보다 거시적인 분석력까지 갖추게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홍감독은 용장과 지장, 덕장중 용장이나 지장은 아닌것 같고
덕장은 장기전으로 가는 프로팀 감독 자질에 적합한 것이니
결국은 그 감독을 선발한 축협의 잘못인가요?
백번을 깨지다 최후의 일전에서 승리한 한니발과 스키피오의 대전과 달리
한번의 승패가 그것으로 마지막인 토너먼트전에 임하는 장수가 같은 실수를 세번씩이나 반복한다는 것은
의지라기 보다는 무모함이고 우둔함이라고 밖에는 말 못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