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습니다. 조희연 후보가 당선되서 그렇습니다.
대학다닐 때 윤소영, 조희연,.. "이분들 얼굴이나 한번 봤으면 좋겠다. 뭐 이리 똑똑해..." 그랬던 기억이 있는데요.
진보 진영의 교육 철학에 대해 공감하지만, 투표시 손이 안가시는 분들 많으시죠?
서울에 사는 저도 그렇습니다.
도박판에서 큰 돈을 쥐고 있는 사람들 앞에서 배팅하는 기분... 죽을 맛이죠.
하지만 혁신 학교가 제 사고를 조금씩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학교 모델이 사회를 바꾸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 될거라 믿습니다.
제 애가 초등 2학년때 학교갈 시간에 밍기적거리고...딴짓하고... 학교가기가 싫었던거죠. 얼마나 안쓰러웠는지 몰라요. 하지만 혁신학교로 바뀐 다음부터 그런 증상은 싹 사라졌습니다. 오히려 부모에게 인사는 안해도, 학교 교장 선생님에게는 꾸벅꾸벅 인사한다니까요. 교장선생님이 애들 등교시 마다 교문앞에서 애들 맞아주시거든요. 교장선생님들과 평교사들 모두 얼마나 노력을 많이 하는 지 말도 못합니다. 자발적 직업의식? 이 없으면 이렇게 못해요.
1년이 지나니 학급이 2 학급이였는데, 5학급으로 늘었어요. 이유는 혁신학교로 바뀌면서 학부모들 사이에 소문이 난거죠.
학교 과제물 하는 거, 알아서 다 합니다. 안했으면 주말에 “이거 하자” 한마디면 알아서 애들이 다 해요.
이런 모습보다 더 위에 있어야 할 교육적 가치가 뭐가 있을 까요?
이게 문용린 교육감이 되면서부턴 조금 달라졌습니다. 여기저기 전학가는 학생들도 많아지고, 학생수도 점점 줄고... 불안했었습니다. 교육은 사회 안에서 이루어지는 거고, 남과 더불어 이루어지는 거잖아요?
좋은 철학과 정책을 사회에 현시화 시켜주는 것 만큼 힘이 큰 건 없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혁신학교입니다. 긴가민가...설마? 이런 의구심 자연스럽게 해소가 됩니다. 머리속에서는 절대 안풀리는 문제입니다.
비슷한 예로 다양한 협동 조합 같은 공동체도 몇 년뒤엔 빛을 발할거라 믿습니다.
그럼 고등학교에 진학하고도 그럴래? 라고 하시면 움추려드는 부분이 아직은 있습니다만... 교육 현장은 바뀔 겁니다. 갈수록 학생 수는 줄고, 성적 우수 학생들 유치에 목이 맨 대학들이, 교육부의 압박에 과를 폐지하고, 정원을 줄이고, 등록금은 올릴 만큼 올린 상태고... 이래도 해법이 없으면 혁신 대학으로 바꾸면 되요. 혁신 학교 학생들 우선 특별전형하고요. 성공회대를 보시면 됩니다. 이런 대학이 조금 더 생겨나면, 우리 교육은 급격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져올 겁니다.
큰 아이는 철학과 한국사 과외 말고는 사교육 시켜본 적 없습니다. 작은 아이는 좋아하는 미술 때문에 매주 예술의 전당 가서 강좌 듣는 거 말고는 없어요.
물론 솔직하게 확률낮은 도박하는 느낌도 들어요. 하지만 점점 이게 맞다는 생각이 커집니다.
조희연 교육감 당선 소식에 자식 농사 - 계속되는 마음의 부담인데...- 잘 될 수 있겠다는 기쁨에 글쩍였습니다.
학원의 효과는 많이 쳐줘서 30살까지, 그 뒤로는 아이들이 갑자기 추락할거라는 생각 ... 대학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드는 솔직한 생각입니다. 세월호 학생들의 부모님들이 그러셧죠. ‘이럴줄 알았으면 하고 싶은 것 맘껏 하게 할 걸,...’ 길던 짧던 의미있는 삶이 소중한건데요. 세월호 참사가 우리 사회에 던져주는 큰 교훈 중 하나라고 봅니다.
회원님들 모두 좋은 밤되시고 좋은 꿈 꾸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