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중간에도 중계 전광판이 높이 있어서 어디에서도 행사진행 내용을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KBS 기자(?)가 제발 자신들의 작은 저항에 힘을 보태달라고 호소하더군요. 편한 곳에서 죽는 시늉하는 것이 못마땅했지만, 그래도 그런 불씨가 남아 있어서 희망이라도 보이겠죠.
갑자기 반대편에서 태극기를 들고 진입하기에 꼴통들 난동인 줄 알고 달려갔더니 다른 집회참석자들의 합류더군요. 이분들은 줄기차게 박근혜 타도를 외치시던데, 태극기 깃대는 생소했습니다.
제가 기다리던 거리행진이 시작되었습니다. 뒤돌아서 전진! 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선두가 되었죠. 사진에는 없지만 노년부부 그리고 가족 산책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오늘은 안사람과만 참석했습니다. 딸아이들은 학교 과제물과 댄스팀 공연 리허설이 있어서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오늘 어느 정도 많이 참석했느냐 하면... 이 정도입니다. 뒷걸음질 치며 폰으로 찍었더니 이렇게 나오는군요. ㅡ.ㅡ
종로 3가에서 상황이 좀 급박하게 돌아갔습니다. 일부 대열이 청와대 방향으로 가려고 했는지 안국동 방향으로 틀면서 경찰과 충돌이 빚어졌습니다. 멀리 추억의 아고라 깃발이 등장했군요.
중간에 대열을 경찰이 끊었고 오늘 또 힘 좀 쓰겠구나 싶었습니다.
끊겼던 대열이 뒤로 돌아 종로 3가로 합류했는데, 뒤에 끊긴 것을 모르고 안국동 방향으로 행진했던 일부 대열이 오늘 연행당한 모양입니다.
내일도 곳곳에서 진행되고 다음 주에도 다시 대대적인 촛불산책이 있을 겁니다. 예전과 같이 거대한 화염까지는 아니더라도 많은 분들이 산책에 나오셨으면 합니다.
PS. 다른 분들 이야기처럼 곳곳에서 닭을 숭상하는 고령의 노인들이 시비를 거는 바람에 말다툼이 계속 벌어졌습니다.
촛불산책 가는 버스 안에서도 노인 한 사람이 치매걸린 사람처럼 계속 혼자서 중얼거리며 닭을 숭상하다가 다른 분과 싸움이 벌어졌죠.
독재자를 못잊는 노예들은 전세계 공통인 모양입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저는 몸살기가 좀 있어서 청계광장 집회에 참석했다 촛불 산책에는 동참하지 못하고
서울광장으로 건너가 집회가 끝난 뒤 쌍용차 해고 근로자들을 만나고 돌아왔습니다.
몸살기가 없었다면 와싸다 회원님들과 뭉쳐서 뒷풀이로 한 잔 했을 것인데 그러지 못한 게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