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퀄리브리엄(Equilibrium)
세월호 침몰, 가족들의 바람은 구조였습니다.
전원 구조라고 방송하지 안했어도
당연히 구조해서 살아 돌아오는 것만이
가장 큰 소망었습니다.
너무도 긴 시간
방송과 현장이 우왕좌왕대고
너무도 허탈하게
배가 끝부분만 남았을 때도
구조할 수 있을 거라는 마음으로
전 세계가 다함께
기도했습니다.
너무도 고귀하고 애절한 시간,
절망과 한탄이 가슴을 휘어잡고 나서도
너무도 한참이나....,
지나간 시간의 후회로 가득찬
유가족이라는 멍에!
그리고 전 세계인이 숨죽인
간절했던 기도의 보람도 없는
절망과 좌절만 주검으로 돌아왔습니다.
왜 그렇게밖에 못했는지
왜 에둘러서 구조하는 척했는지
모두가 알고 싶어 합니다.
오늘 간절한 소망의 끝자락에 서 있던
시민들의 아픈 가슴에
여지 없이 강제 연행의
짙푸른 멍울만 새겨진 오늘.
이 정부의 엄청난 괴력을
새삼 실감합니다.
누군가 길을 가다가
갑작스런 해를 당해도
그 순간 그 누구도
보호해 주지 않는 현재 그리고 미래가
다가오는가 봅니다.
하지만,
이 절망의 날은 너무도 무뎌서
폐부를 찌르는
차디찬 주검으로 스러져간
수많은 생명의 고귀한 숨결과
흩어져간 희망의 빛이 되살아나
이 역사에 다시 고운 새살돋게 하도록 외치고 있음을
마음과 몸이 깨닫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