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뉴얼 하고 첫 분란글이 될지도 모르겠군요.
예전부터 와싸다에서 선동질 하지말라던 분들께 오늘본 트윗글을 진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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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선동>이라는 말을 싫어합니다. 저 말을 빈번하게 사용하는 개인과 단체가 있는데,
그들이 모욕하는건 그들이 생각하기에 선동을 "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한국의 바보같은 대중은 쉽게 선동 "당하기" 때문에 선동해선 안된다"가 전제로 깔려있죠.
간단히 말해 국민을 어지간히 우습게 보고 저런 소릴 한다는 겁니다.
"너희들이 선동하면 저들은 그 선동에 속을거다"라는 거죠.
웃기는 소립니다.
하긴, 본인들이 머리가 나빠 누군가에게 선동을 당해 저런 짓을 하고 있다면 그렇게 오해할 만도 하지요.
"선동하지 마라"라는 말을 입에 담는 자들의 글을 살펴보면 "나는 유능해서 그런 선동을 간파할 수 있지만
저 우매한 대중들은 쉽게 속을 것이기에 너희들은 그런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라는 문맥이 너무 쉽게 발견됩니다.
일단 본인들이 저능한걸 몰라요.
본인들은 너무 머리가 나빠 잘 이해가 안되겠지만
만약 정말 누군가가 거짓된 말로 민심을 잘못 유도하려 든다면 한국의 시민사회는 그것을 간파할 능력이 있습니다.
집단지성이니 뭐니 할 필요도 없이 적어도 "쉽게 속지않는" 수준에는 이미 도달한 상태입니다.
물론 지나치게 저능해서 쉽게 선동되는 자들도 있긴 하죠.
누구냐구요? "선동하지 마라"라고 외치고 다니는 자들이죠.
본인들이 남의 의견을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수용할 능력이 부족해 쉽게 선동당할거란 자각과 경각심이 있으니
저런 소릴 하는거 아니겠습니까.
한국이 좀더 발전된 사회로 나아가려면 저런 자들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따끔한 충고가 모두 필요합니다.
물론 트위터에선 시간낭비니 그냥 블락 날리시는걸 추천합니다만,
혹시 주변에 실제로 선동이란 말을 쓰는 사람이 있다면 잘 유도해 새 삶을 살게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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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으로 오늘자 김종배의 시사통의 한코너인 이슈 독털도 선물로 드립니다.
http://sisatong.net/articles/2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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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유가족 등이 지난 9일 청와대 앞에서 대통령 면담 등을 요구하며 연좌농성을 벌일 때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순수 유가족’ 운운한 바 있는데요. 이번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나섰습니다. ‘순수’를 강조하면서 그 맞은편에 ‘정치선동’을 놓고는 마구 비난하는 기사를 대문짝만하게 실었습니다.
이들이 문제 삼은 건 지난 10일 안산과 청계광장에서 열린 추모집회입니다. 두 신문은 안산에서 열린 추모집회에 유족이 공식 참여하지 않은 사실을 환기시킨 뒤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들의 장외투쟁”으로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일반 시민의 숭고한 정신을 퇴색시킬까 우려”(동아일보)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여러 사례를 제시했는데요. 추모집회에 참여한 사람과 단체 상당수가 정치색이 짙다는 점, 그리고 이들이 외친 주장과 구호가 “공통적으로 ‘박근혜 퇴진’ ‘내각 총사퇴’였다”(조선일보)는 점 등입니다.
이들이 주장하는 ‘순수’ 또는 ‘숭고한 정신’이란 게 대체 뭘까요? 조용히 입 닫고 아파하고 눈물짓는 걸까요? 아마도 그건 아닐 겁니다. 이들도 자기 지면을 통해 여러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갖가지 문제와 병폐를 비판하는 것까지는 뭐라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다만, 그 비판을 정치적 요구로 모아내고 그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행동하는 걸 문제 삼는 것 같습니다. ‘박근혜 퇴진’ ‘내각 총사퇴’ 구호를 문제 삼은 걸 보면 그렇습니다.
가당찮습니다. 국민 대다수가 세월호 참사에 가슴 아파하는 데서 한 발 더 나아가 분노하는 이유가 뭡니까? 아무 죄없는 어린 생명들이 희생된 점 말고 하나 더 있습니다. 그런 희생이 나에게, 내 자식에게도 닥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세월호 참사는 유가족의 문제임과 동시에 국민 전체의 문제입니다.
아울러 정치는 여의도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여의도는 주권자의 정치를 대행하는 곳일 뿐 신성불가침의 성역, 새끼줄로 사방 벽을 쳐놓은 독점구역이 아닙니다. 필요하다면 국민이 직접 정치에 뛰어들어 주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이건 세상이 다 알고, 국민이 다 공유하는 상식입니다. 그래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더 나아가 청와대의 ‘순수’ 타령, ‘정치선동’ 공세에 일일이 반박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들을 향해 세월호 참사의 본질이 뭔지 모르냐고, 정치의 본뜻이 뭔지 모르냐고 되물을 필요도 없습니다.
이들이 몰라서 ‘정치선동’ 운운한다면 조목조목 짚어가며 논리의 허술함을 지적해야겠지만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유는 다른 데 있는 듯합니다. 바로 두려움입니다. 촛불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이들에게 2008년의 촛불시위는 트라우마로 남아있습니다. 자신들의 경영기반인 정치환경에 일대 균열을 가하는 사건이었을 뿐만 아니라 촛불시민의 분노가 직접 자신들을 향한 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도 그럴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하향추세를 면치 못하고 있고, 이들 신문을 비롯한 언론에 대한 분노는 2008년보다 더 하면 더 했지 덜 하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이런 이들에게 촛불은 가둬야 하는 대상입니다. 촛불을 분향소 주변으로 한정해야만 불똥이 자신들에게 튀지 않습니다. 행여 촛불이 거리를 밝히고 지방선거 투표소에까지 이어지면 자신들의 경영환경인 권력기반이 흔들리고, 나아가 신문과 TV의 경영에 직접적 타격을 입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이들의 ‘정치선동’ 주장이 오히려 지극히 정치적입니다. 자신을 살리고, 자신의 동지를 살리기 위한 정치적 방어논리입니다.
이들의 ‘정치선동’ 운운이 두려움과 생존본능에서 비롯된 방어논리라면 그 정도는 매우 치열할 겁니다. 으레 하는 공자님 말씀 수준이 아니라 사생결단식 각오로 집요하게 물고들어가는 태도를 보일 공산이 큽니다. 나아가 손을 내밀겠죠. 이른바 보수단체, 보수세력을 아우르기 위해 그들에게 손을 내밀 것입니다. 방어선을 두텁게 치기 위해서요.
이런 이들에게 우리는 정치선동을 하는 게 아니라고 항변하는 건 필요없습니다. 오히려 이런 항변이 이들이 짜놓은 프레임에 빨려들어가는 결과를 빚을 수 있습니다. 오히려 거꾸로 말해야 합니다. ‘정치선동’ 운운하는 당신들이 더 정치적이라고 말해야 합니다. ‘정치선동’을 차단한다며 내놓는 또 다른 정치선동을 걷어치우라고 단호히 말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