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ock knock knocking on heaven's door
윤규식님께서 2014-05-10 11:38:13에 쓰신 내용입니다
: 어제 YTN을 보니 민주당의 박영선 의원이 <세월호 국회를 열자>라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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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국회>가 뭘까 궁금했습니다. 꽤나 지성인으로 분류될 수 있는 분이고 명망있는 정치인이니 뭔가 국익을 위해 해야할 일이 있다고 믿고 하신 말씀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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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이나 해운관련 분야에 계신 분들 입장에서는 세월호 침몰의 본질이 무엇인지 이제 명확합니다. 기술적 문제도 아니고 제도의 문제도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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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그 비극을 명절 연휴 첫날에 고속도로 상행선을 타고 역주행하는 부산행 트럭과 같은 상황이었다고 비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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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럭에 문제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역주행이 허가되어 있던 것도 아니지만 트럭운전사는 빨리 화물을 운반하기 위해 불법을 저지릅니다. (상행선은 뻥 뚤려있고 하행선은 교통지옥이니) 그런데 단순히 트럭 운전사 개인이 원해서 그런 정신나간 짓을 할리가 없지요. 화물주가 특송 요구를 받았고 돈을 많이 준다고 했으니 운전사에게 무리한 요구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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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고속도로 순찰대도 역주행하는 트럭을 막아야 하는데 막상 하행선에 신경쓰느라 상행선은 방치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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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역주행하던 트럭은 많은 학생들을 태우고 상경하던 버스를 들이받고 모두를 희생시킨 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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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극이지만 인간사회이기 때문에 일어날 수 밖에 없었던 사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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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해진해운의 사주들은 돈에 눈이 멀었고 개인재산을 불리기 위해 직원들을 극한상태로 내몰았습니다. 사주들은 그런 사고가 여태 없었으니 까불지 말고 시키는데로 해라 했을테고 중간 관리자들은 사주눈치 하나로 가족들을 부양해야 하는 가장이니 역시 시키는데로 예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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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급 2백만원 받는 선장이야 배가 침몰직전이지만 결정권도 없는 허수아비 신세. 자격도 없고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지만 역시 박봉에 목숨을 건 선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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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본주의의 비정한 시스템이 만들어낸 구조적 비극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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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쨌든 사고는 일어났고 이제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도록 시스템을 만들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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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선 의원은 전문적인 지식이 없으니 국회를 열어 뭔가 알아보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그 국회가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국회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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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희생자들의 목숨을 팔아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높이고 정쟁을 일으켜 쇼를 벌이겠다는 의도는 없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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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열리면 바쁘게 일하던 공무원들 여의도로 달려가 밤새도록 대기합니다. 바쁜 정부의 행정은 고위 공무원의 출동으로 갑자기 중단되고 업무는 지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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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성이 부족한 국회의원에게 공부를 시켜주려면 국회를 열지 않고도 얼마든지 방법이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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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대한민국이 정파가 갈려 싸우고 정쟁을 일삼을 때마다 좋아하는 나라는 일본과 미국, 중국입니다. 경제적으로는 부강해졌으나 정치적으로는 아무 의미도 없는 정쟁만을 일삼는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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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한국국민들은 대부분 편부터 갈라놓고 비방하는 것은 잘 하시는데 정작 세부적인 문제해결에는 취약합니다. 정치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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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고 배우는게 그것 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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