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년 생이니 올해 48이 되었습니다.
전부터 하고 싶엇던 자전거 국토종주를 하려고 메이데이 다음날 휴가 하루내고 6일 연휴를 만들어 놓았죠. 원래 3박 4일 일정으로 잡았지만 사전에 일주일에 두어번 정도 하는 왕복 56킬로의 자출이외에는 별다른 체력 연습을 하지 않아 걱정이 많았습니다.
하다 안되면 그냥 돌아가거나 3박4일이 안되면 4박5일 또는 5박 6일까지 해보지라는 심정으로 출발하였습니다. 투어렉이나 가방 같은 것도 없이 자출용 작은 배낭에 여분의 졋지 하나, 펑크패치, 펌프 하나만 챙겨담고 출발했습니다. 이런 생각으로 하다보니 사전에 코스조사, 숙소예약, 돌아올 차편 예약도 없이 아무생각없이 출발했죠.
보통은 남한강 종주길 시작인 팔당까지 점프를 하는데 전 그냥 집(하계동)에서 중랑천 자전거도로가 가까워 바로 시작하였죠.. 덕분에 총주행거리는 팔당에서 시작한 분들보다 40킬로 많은 580킬로가 되었습니다.
첫날 충주까지 도착. 150킬로쯤 달렸는데 역풍이 심해 정상적인 속도는 안나오고 힘이 많이 들었습니다. 숙소 도착후 회군이냐 전전이냐에서 고민중 그래 일단 그 유명한 이화령만 넘어가자 라고 생각하고 다음날 아침에 출발,, 수안보 넘어 소조령 업힐 3킬로정도를 무정차로 올라가니 자신감이 쫌 생기고 그 악명높은 이화령 업힐 5킬로도 무정차로 올라가니 자신감 만빵.. 착각이었죠.. 그뒤에 더 골때리는 업힐 만나서 탈탈 털렸습니다. 이화령 업힐 성공의 자신감과 그 뒤의 다운힐에서 체력보강이 되어 상주까지 도착…두번째날 140킬로 주행했습니다
세번째날 이젠 고생끝 행복시작인줄 착각을 했고 룰루랄라 상주에서 합천쪽으로 가는데 달성보 지나서 mtb만 갈수 있는길을 만났습니다. 6킬로 업힐인데 문제는 비포장이라는 것.. 소조령이나 이화령은 포장도로여서 지그재그로라도 올라갈수 있었는데 이건 도로폭도 좁고 비포장이라 엄청 힘들더군요. 그래도 역시 타고 올라갔죠. 나중에 어떤분을 만났는데 로드로 올라가다가 구동계 작살 난 분도 있더군요. 무식이 용기인지 전 로드타고 부셔져라 올라갔는데 다행이 잘 올라가고 잘 내려왔습니다. 달성보 지나서 적포교까지 오는 길에서 만난분의 도움으로 숙소를 잡았습니다. 세번째날 170킬로 주행하니 남은 거리는 120킬로 정도. 저녁에 보니 허벅지는 탱탱볼이 되었고 이다리가 누구다리인지 모를정도… 브레이크를 하도 잡아서 오른손 감각도 둔해집니다
마지막날 비교적 널널했습니다. 박진고개만 빼고.. 남은 거리가 120킬로 밖에 되지 않았고 거의 평지라서 좀 느긋.. 그런데 복병은 바다에 가까워질수록 심해지는 역풍이었습니다. 정말 심하더군요. 중간에 휴식도 좀 취하면서 부산 낙동강 하구언 종점에 도착하니 오후 4시.. 드뎌 성공했습니다…. 느긋하게 부산서부터미널 근처가서 밥먹고 사우나하고 저녁 버스 타고 왔습니다.
고수들은2박3일에 가시는 분들도 많다고 하던데 저질체력이라고 스스로 생각했는데도 그래도 3박4일만에 포기하지 않고 도착한 제 자신이 약간은 뿌듯했고 그 먼길을 말썽없이 버텨준 제 잔차에게도 고마웠습니다. 자전거로 타고가지 않으면 도저히 볼수 없는 아름다운 곳이 많았고 혼자여행을 하다보니 심심하기보다는 스스로 생각을 할 시간이 많은 좋은 기회였습니다. 인생에서 잘한 결정보다는 잘못한 결정이 훨씬 많았는데 이번 여행을 결정한 것은 아주 잘한 결정의 하나로 생각되고 많은 추억이 생기더군요. 고민하시는 분들 그냥 하십시요. 일정, 일행, 체력 고민하지 마시고 쉬지않고 가다보면 끝이 나옵니다.
사족: 이명박이 미친것 맞습니다. 무슨 보를 그리 많이 만들었는지.. 흉물스러웠습니다. 그냥 자전거길이나 만들었으면 돈도 몇푼 안들었을 거구 국민들이 좋아했을텐데 그 많은 보는 정말 이걸 왜?? 그리고 그돈은 어디로? 라는 생각에 화가 나더군요. 여행중 잠시마나 세월호 소식을 잊었는데 돌아오니 또 화가 많이 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