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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이르지만 - 세월호 사고 분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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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29 15:51: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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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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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이르지만 - 세월호 사고 분석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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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규식 [가입일자 : 2002-12-16]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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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고는 어느 한 사람이나 한 조직의 잘못만으로 발생한 사건은 아닙니다.
인류역사에서 선박재난은 항상 있었고 그렇다고 해상활동을 안할 수도 없으니 배의 건조에서부터 운항, 사후처리 등에 대해 많은 법제와 보험과 같은 안전장치들이 발전해왔습니다.
해상무역이 일찌기 발달했던 나라에서는 해상사고가 흔한 것이고 여객선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도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대형 여객선을 운항한 경험도 적고 기간도 짧아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것이 사실입니다.
아직 사고원인에 대한 분석이 진행 중이지만 현재까지 언론을 통해 알려진 내용들을 토대로 문제점들을 돌아보는 것이 냉철한 원인분석과 대책마련을 위한 논의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1. 세월호 선령
선박은 보통 20년이 되면 수명이 거의 다한 것으로 인식됩니다. 녹이 쓸고 보이지 않는 구석구석에 크랙이 생기고 훨씬 약해집니다. 나라마다 여객선의 수명은 다르나 우리나라는 20년이 지나면 매년 검사를 받아 운항연장을 허가해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검사를 갱신하면 최장 30년까지 사용이 가능합니다.
세월호의 수명이 20년이 넘었다고 하지만 검사를 통과했고 사용가능한 상태였습니다.
2. 세월호 구조변경
하부에 차와 같은 화물을 싣고 상부에 여객을 유치하는 구조인데 차와 같은 화물을 실으려면 공간이 트이게 되어 구조물이 적어서 가벼워집니다. 이는 상대적으로 상부구조를 무겁게 하는데 무게중심이 위에 놓이는 결과를 낳습니다. 승용차보다 SUV가 불안정한 것처럼 세월호는 일반상선보다 주의를 요하는 배였습니다.
문제는 청해진해운이 세월호를 도입하면서 상부구조를 개조했다는 것인데 이 때문에 배의 안정성이 손해를 본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1, 2 부분은 선급이라는 전문적인 기관에서 세심한 분석을 통해 허가를 내주므로 청해진 해운이 아무리 무리한 요구를 했더라도 한계치를 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특히 한국선급은 세계적으로도 공신력이 높은 기관입니다.
그리고 배의 안정성을 설계할 때 많은 마진을 두고 설계하므로 단순히 하중을 조금 늘렸다고 해서 배가 바로 넘어갈 정도로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3. 세월호 기능고장
기사에 흘러나오는 내용들을 보니 세월호의 스테빌라이저와 밸러스트 탱크 펌프가 고장났다고 하더군요.
스테빌라이저는 운항시 좌우의 요동을 줄여주고 복원성을 유지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것이 고장났다면 사실 큰 문제인데 여전히 운항을 했다는 것은 용인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기울어진 방향의 반대편 밸러스트 탱크의 펌프가 고장났다고 하더군요. 정말 불행한 것이 다른편 탱크 펌프가 고장났다면 이번같이 침몰되는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보통 안정성이 깨지면 물을 더 주입하여 배를 가라앉히는데 이렇게 하면 무게중심이 낮아져 안정성이 높아집니다. 그러나 이번 경우에는 균형을 잡기 위해 물을 오히려 빼야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무게중심이 높아지고 순식간에 복원력이 상실되어 배가 넘어간 상황으로 보입니다.
4. 세월호 과적
기사를 보니 허가된 화물보다 더 많은 양을 적재했다고 합니다. 비록 과적이 배의 구조에 무리를 주기는 하지만 연료소모량이 증가하지 과적이 배를 기울이는 역할은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은 유보적입니다.
5. 세월호 화물고정 방식
3번과 더불어 이 부분이 이번 사고의 치명적인 원인 중에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배는 자기 무게중심이 있는데 이것은 배구조와 화물의 분포에 따라 고정되고 중력중심을 향해 발생합니다. 반면에 배를 띄우게 하는 힘이 부력인데 부력중심은 배의 흔들림에 따라 이동을 합니다. 즉 무게중심과 부력중심이 서로 균형을 이루고 가야 배는 안정적인 운항이 가능합니다.
애당초 배가 출발한 당시에는 이 부분에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어떤 원인에 의해 1차적으로 배가 기울어졌고 이때 적재된 화물의 고정이 풀리면서 배의 무게중심이 한쪽으로 쏠리는 결과를 야기했을 것입니다.
이런 경우 안정적으로 운항되도록 설계된 무게중심과 부력중심의 균형이 깨지면서 배는 순식간에 침몰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부분은 선사가 규정을 이행하고 해운조합이 이를 감리하는 형태였는데 어떤 이유든 감시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즉 배의 복원성을 유지하는 주요기능들이 고장난 상태로 운항에 들어갔고
운항을 위한 안전장치들이 있지 않았던 것이 세월호 침몰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입니다.
무조건적인 비난이나 비방이 아니라 실제 사건들을 재구성해보므로써 향후에 대처할 수 있는 지혜를 모을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보는게 좋지 않을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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