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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전문을 가져오면 안되지만 여러분을 위해 전문을 가져왔습니다. 부모의 마음은 모두 같겠죠.
정직하게 최선을 다해주십시오
2009년 2월 16일.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우리곁을 떠나셨다.
많은 사람들이 그 분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싶어했다.
1분도 안되는 짧은 인사를 하고픈 추모행렬이 명동을 돌아 그 꼬리는 다시 성당까지 이어졌다.
그 해 2월은 추웠고 그 많은 사람들이 모두 캐톨릭 신자들은 아니었다.
교회도 놀랐고 바티칸도 놀랐다고 했다.
나는 그 때 우리 모두가 참 외로워하는구나...고 생각했었다.
무력한 우리들이 답답하고 억울하고 화가 날 때 그분은 진심으로 우리의 얘기를 들어 주셨고,
우리를 다독여 주셨고 함께 울어주셨다.
그래서 사람들은 말하지 않는 가운데도 추기경님은 우리를 사랑하신다고 믿고 의지했던 것 같다.
인간들은 물론 동물들도 상대방의 사랑은 본능으로 느낀다.
말이 번듯하고 태도가 그럴듯해서 그것이 나를 사랑하는 것으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할머니가 내뱉는 욕 속에서도 우리는 사랑을 느끼지만
고상하게 잘 포장된 아름다운 말속에서도 역겨움이 느껴질 때가 얼마나 많은가?
그래서 '진심은 통한다'고 했을 것이다.
팽목항의 손석희씨를 본다.
꺼이꺼이 눈물을 참는 아버지들을 보는 마음이 참 힘들다.
그분들이나 나나 손석희씨가 할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그저 많은 권한과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진심으로 최선을 다해 주기를 바랄뿐이다.
힘없는 우리 모두는 그렇게 조르고 부탁하고 애원할 뿐이다.
나는 그들이 김수환 추기경님의 마음으로 우리를 사랑하길 바란다.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거짓말을 안할 것이다.
그 분들을 자식처럼 사랑한다면 속이지도 모른체 하지도 않을것이다.
자식의 심정으로 부모의 품에 안겨서 울고싶은데 '나는 너의 엄마가 아니다'고 한다.
콘트럴타워가 아니란다.
나는 이 말이 정말 후벼파듯이 아펐다.
그럼 이 분들은 누구한테 울어야 하는지.
나는 분향소에 갈 계획이 없었다.
내가 도리어 주변을 성가시게 할까봐 차라리 집에서 그냥 지켜보고 싶었다.
종일 티비에서는 정말 많은 말들을 쏟아낸다.
그런데 왜 이 많은 말들을 다 듣고 나면 공허해지는 것인지.
어제 저녁.
나는 마음으로라도 '우리 모두는 당신들을 정말 사랑합니다'라고 말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이었다.
어느 아버지의 눈물이 나에게 그렇게 하는게 맞다고 일깨워 주었다.
우산을 받치고 줄을 서서 조용히 기다리는 저 분들의 마음이 바로 그런거였구나...깨달았다.
훌륭하고 아름다운 분들이다.
국민들의 세금으로 장례를 치르는데 어떻게 비싼 것들을 쓰겠냐며
가장 싼 것들로 고르셨다는 분들.
그분들에게 부끄럽고 미안하지 않은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저분들은 힘없고 한없이 약한 '당신들의 사람들'입니다.
당신들이 아무 것도 할수 없을 만큼 바다가 거칠고 험해서
그래서 정말로 어떻게 할수가 없더라도
당신들이 진심과 사랑으로 안타까워 하고 미안해 하면서 또 최선을 다한다면
그것으로 그분들에게는 큰 위로가 될 것입니다.
이제라도 정직하게 거짓없이 최선을 다해주십시오.
나도 대한민국 국민이기에 감히 이렇게 부탁드립니다.